오늘의 산행지는 괴산의 칠보산이다. 일곱개의 봉우리가 마치 보석처럼 아름답다는 산이다. 칠보산은 속리산 국립공원안에 포함되어 있다. 여름휴양지로 유명한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보고 있다.
어제 주흘산과 조령산 연계산행이 무리였는지 아침 기상이 상쾌하지 않다. 아침도 빵 한조각으로 떼우고 칠보산을 찾아 간다. 문경읍에서 칠보산까지는 30분 거리다. 주변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운전을 하면서 가고 있는데, 도로 중간에 꿩새끼(꺼벙이?) 두마리가 차를 피하지 않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조심스럽게 꿩새끼를 피해 옆으로 피하는 순간 한마리가 갑자기 날아오르면서 차의 앞유리창과 부딪힌다. 천천히 운전을 했으니까 크게 다치지 않았어야 할텐데...
▼ 칠보산 직전에 계곡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산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쌍곡구곡(쌍곡계곡)의 제2 곡인 소금강이다.
▼ 소금강은 군자산 아래에 있으며 금강산과 그 산세가 빼닮았다고 하여 소금강이라 부른다. 쌍곡계곡을 딛고 하늘을 향해 쏟아 오른 바위절벽과 기암괴석이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칠보산 떡바위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갓길 공터에 이미 많은 차량들이 주차를 하고 있다. 빈공간을 찾아 살며시 갓길로 주차를 시도하는 순간 갑자기 오른쪽 앞바퀴가 크게 내려 앉는다. 진흙탕에 빠진 것이다. 이런 난처한 일이....조심스럽게 전진 후진을 반복해 보지만 바퀴는 헛돌기만 하고, 오히려 더 깊이 파묻히고 말았다. 옆에 있던 산객 한분이 차를 밀어보지만 속수무책.....어쩔수 없이 긴급출동서비스를 콜하는 수 밖에....20분을 기다려 차를 빼내고는 안전한 곳을 찾아 주차를 하고 보니 오른쪽 앞바퀴 부분이 온통 진흙으로 범벅이다....
아침부터 몸(다리) 상태도 좋지 않는데, 별로 좋지 못한 일이 두번이나 발생했으니 오늘은 뭐든 조심해야 겠다......
▼ 떡바위 등산로는 그냥 평범하다. 차길에서 쌍곡구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작은계곡(무수암골)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 쌍곡구곡에는 더위를 피하고 있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떡바위기점 0.5km를 지나서 트랭글을 켜지 않은 것을 알았고, 숲속인데도 이상하게 후덥지근하다 했더니 상의 내의를 입고 있다. 아침에 등산복을 갈아입으면서 내의를 탈의하지 않았던 것이다....헐....오늘아침은 뭔가에 홀린듯하다...
산행 초반인데다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다리가 너무 무겁다. 어제의 산행이 큰 무리가 되었나 보다. 이런식이라면 칠보산을 찍고 시루봉을 거쳐 악휘봉까지 다녀오기는 아무래도 무리다. 어떻게 해야 하나....
▼ 떡바위 등산로 입구에서 칠보산 정상까지는 2.7km 로서 비교적 짧고 등산로로 무난한 편이다.
▼ 칠보산 정상에서 바라본 장성봉(좌측), 대야산 (장성봉 우측 뒤). 중간 멀리 희미하게 속리산 능선이 보인다. 속리산 오른쪽 앞이 백악산, 가령산 등일 것이다.
장성봉(915m): 마치 만리장성이 막아선 듯 길고 장엄한 모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대야산(931m): 대화산으로 알려져 왔으며, '한국지명총람'에 의하면 큰 홍수가 일어났을 때 봉우리가 대야만큼 남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옥녀봉(596m): 군자산과 비학산 사이에 감추어져 있는 산의 형세가 마치 수줍게 숨는 소녀의 모습처럼 보여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군자산(948m): 옛부터 송시열, 이황 등 덕망있는 선비들이 머물기도 했고,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의미로 군자산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보배산(750m): 일제강점기 때 금부처가 나왔다는 전설이 있어 보배산으로 알려져 있고, '1921년 조선지형도'에 의해 보개산이라는 명침으로 불린다.
▼ 장성봉(맨 좌측)부터 남군자산(맨 우측) 까지의 파노라마
▼ 대야산을 당겨보고...왼쪽이 대야산 정상, 오른쪽이 중대봉인것 같다.
▼ 남군자산(왼쪽)과 군자산(오른쪽)도 한번 살펴보고...중간으로 살짝보이는 것이 옥녀봉이 아닐까....
▼ 동남쪽을 바라보면 왼쪽 앞으로 악휘봉이 보이고, 중간 멀리 희양산이 눈에 들어온다. 희양산 앞이 구왕봉이다.
▼ 대야산과 속리산능선을 배경으로....
▼ 정상에서 활목고개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거북이(^^)
▼ 고사목. 죽어서도 살아있다......
▼ 칠보산 전체가 옹기종기 기암괴석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 활목고개로 내려가는 길에 조령산 방향. 어느산이 어느산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왼쪽 아래로 각연사가 살짝 보인다.
▼ 악휘봉과 희양산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 활목고개. 여기서 '탐방로 아님' 길로 가면 시루봉과 악휘봉으로 가게 된다. 당초 계획은 여기서 시루봉과 악휘봉을 거쳐 살구나무골을 따라 절말로 하산하는 것이었다. 약 13km 거리. 그런데 오늘은 몸의 컨디션도 좋지 않고, 여러가지 징조가 좋지 않아 악휘봉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절말로 하산을 결정하였다.
절말로 하산하는 길은 내리막길 상당부분이 마사토라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 하산하는길에 물좋은 계곡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여기서도 베낭을 푸는 순간 에너지음료가 떼구르 굴러 저 웅덩이에 빠져버리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내참~ 물이 깊고 캔이 물속에 가라앉아 있어 꺼집어 내기가 어렵다. 결국 주변에 있던 큰 나무가지를 이용하여 무사히 구조. 구조(?)하자마자 한입에 털어 넣었다. ^^
▼ 절말(쌍곡휴게소)까지 내려가는 길은 제법 큰 계곡을 끼고 내려간다. 곳곳에 산행을 끝내고 또는 시작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 산행 날머리 머지 않은 곳에 쌍곡폭포가 있다.
▼ 쌍곡폭포를 찍고 있는 것을 봤으면 좀 비켜주시지...끝까지 딴청이다...
▼ 쌍곡 탐방지원센터
▼ 쌍곡 탐방지원센터에서 쌍곡휴게소로 내려가는 길에 어느 노신사분이 하모니카를 멋드러지게 불면서 내려가고 있다.
▼ 쌍곡휴게소 바로 위에 있는 물놀이장. 아이는 물속에서 어른들은 물밖에서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 쌍곡로를 걸으면서 바라본 칠보산 구봉능선. 구봉능선은 칠보산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곳이면서 암릉구간으로 아주 위험한 곳이다. 하지만 2017년가지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일부 산객들의 무용담을 듣곤 하는데...2017년 이후에는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쌍곡구곡에 있는 용소
▼ 쌍곡구곡에 있는 쌍벽. 컨디션이 좋으면 한번 내려가볼 텐데....
▼ 원점회귀하여 떡바위 등산로 입구에서 바라본 보배산
▼ 떡바위 등산로 입구에서 바라본 군자산
아침부터 이상하게 일이 꼬이면서 결국은 당초의 산행계획을 이루지 못하고 칠보산만 다녀오게 되었다. 오늘 가지 못한 시루봉과 악휘봉은 다음번에 장성봉과 엮어서 다시 올수 있기를......암릉과 노송이 많기 때문에 겨울철 눈꽃 산행지로도 꽤 괜찮을것 같다.
위로는 월악산 국립공원, 아래로는 속리산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이름난 명산과 명승지가 즐비하다. 사시사철 언제 어디에 도 오더라도 그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곳 지역에서 다음번 산행지로는 구병산, 청화산과 조항산, 도명산과 가령산 그리고 군자산을 마음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