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녀들에게 보내는 편지/ 위우량(32世, 종사랑공파)
위우량(32世, 종사랑공파)
(편지를 쓰기 전에)
먼저 필자가 살아온 삶을 간단히 설명한 뒤 하고자 하는 말을 써 보려고 한다.
필자는 일제에서 해방되어 1년이 넘은 1946년 음력 2월에 이 세상에 태어났다. 당시는 국가의 질서도 혼란스러울 때여서 사회가 향후 어떻게 될지 불안정한 상태였다. 다만 예상컨대 일제의 지배와 착취에서 벗어나 나라가 독립이 되었고 호남지방은 대부분 농사를 하는 농부의 걱정은 그나마도 훨씬 적어 졌었을 것이다. 필자의 부친께서는 당시에 경찰공무원으로 여순사건과 6.25 전쟁을 겪는 동안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같이 살지 않아서 얼굴을 모를 정도였다. 그러나 할아버지께서 잘사는 집의 독자로서 일을 하지 않고 한문공부만 하셨고 지역의 유식한 사람부류에서 활동하셔서 순천여수를 다니시며 친구도 많이 알고 지내시곤 하셨을 것이다. 당시 집안에서 제일 부자인 큰집에는 딸만 셋이고 아들이 없어서 할아버지를 양자로 삼았으니 당시 인구가 웬만하면 농촌에서 살던 시절이라 좁은 율촌 지역에 그만한 부자가 몇 되지 않았으리라 쉽게 생각이 된다. 당시 아버지의 남자 3형제는 조대법대, 수원농대(서울대 전신), 을지로6가 중동고 출신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중학교를 다닐 때는 이미 농사전담 일꾼 새경(연간 계약한 노동의 대가)을 주고 자녀학비를 대고 농사지어도 남는 것이 없었다. 때마침 아버지께선 실직을 하시고 집에 오셔서 산수초등학교 유치와 마을 진입도로 개설, 농촌소득증대사업(엿 공장) 등을 추진하시다가 많은 부채로 더욱 어려워진 생활을 하던 때라 필자와 동생 등 7남매는 중 고등학교를 마쳤으나 대학은 생각도 못한 형편이었다. 필자는 서울에서 취업을 하다가 군에 입대를 하게 되었다. 1969년 당시 베트남 파병 중에 지원하여 파월을 신청하게 되었고 귀국하여 부채를 탕감하고 먹고 살기 위해 공무원에 근무를 하게 되기까지 노동일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냈다. 결혼을 하면서 3남 1녀를 둔 가장으로 살았고 공무원 정년퇴직을 하고 이제 70세가 넘은 삶을 살고 있다.
필자의 일생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한 것은 청소년 소녀에게 한사람의 일생이 기본이 되는 내용으로 이 글을 쓰기 위해서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성공한 인생의 3요소이다. 그 3요소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면 ①행복하고, ②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③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 이다.
(편지의 줄거리)
먼저 행복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필자는 60세가 넘어서 내가 행복한 삶을 살았구나 하며 회고해 본다. 왜 이때까지 내 자신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못해 봤을까? 다름 아닌 우리 말 때문이었을까 ? 설날 세배를 하거나 받으면 복많이 받으십시오 한다. 복을 꼭 누가 주는 것 같이 말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그저 재수가 좋다느니 행운이 나에게 왔다느니 재미있다느니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그러나 나는 행복을 어디서나 그 누구에게서나 받은 사실이 없다. 주고받는 물건도 아니고 정신적으로도 복을 받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고 느껴보지 않았다. 또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성년이 되면 남녀가 결혼을 하게 된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결혼을 하면 남편과 아내가 같은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신주의자가 생기고 이혼을 한다. 특히 이혼을 하는 사람은 책임을 상대방에게 지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부는 태어 날 때부터 부모가 다르고 집안 밖의 환경이 다르게 자랐으며 남녀의 인생관이 다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 생각과 장점을 합치므로 더 넓고 높게 인간이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할 수도 있다. 부부는 자기의 인생을 달리 살면서 가까이 살 뿐이다. 다만 상대방을 간섭한다면 상대가 불행해 질 수가 있다.
둘째,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나는 언젠가는 병상에 누워서 생사를 넘나들 때 나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볼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살다가 생을 마감 하는가? 하늘을 우러러 인간으로서 한 점 부끄럽지 않게 살아 왔는가? 지금의 한국의 정세를 보면 한 마디로 총, 칼 없는 전쟁 중인데다가 당하는 사람마다 한없이 부끄럽고 비 인문적인 권력의 사용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이 일을 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상대가 자기를 음해하면 당당히 맞설 나의 정당한 무기를 갖추어 놔야 할 것이다. 만일 그럴 수가 없는 일이라면 권력이나 권한 따위는 내려놓았어야 할 것이다.
서구의 르네상스시대를 전후해서 살펴보면 전에는 신의 절대 권력에서 후에 인본주의 사상으로 변천하면서 점차 사람이 절대 권력자이다. 선거에 의하여 다수의 지지를 얻은 당선자에게 통치의 권력을 주어 국민을 다스리게 하는 방식이다. 아직도 독재가 존재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젠 국민에 의하여 국민을 위한 국민이 통치의 권력을 위임해준 것이다. 정치뿐만이 아니라 경제와 문화 등 인간사회 전체에서 자신의 설 곳이 과연 어디며 내가 추구하는 인생관내에서 무슨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필자는 청소년 시기에 확고한 신념으로 내가 살아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형편에 따라서 우왕좌왕하였다. 인생관이라는 것 보다는 주변 사정이 더 중요했다. 그렇게 3년간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단신 상경하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취직과 나의 취향에도 맞지 않는 장사도 해 보았다. 젊었을 때의 경험은 돈 내고도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말이다. 당시 필자는 공무원이 되는 것을 막연히 무시하고 싫어했다.
율촌면 사무소는 창고를 개조해서 책상을 놓고 민원을 처리 했는데, 고등학교 친구가 민원을 담당하고 있어서 가 보았더니 측은해 보였다. 그러나 할아버님이 갑자기 세상을 뜨시고, 막상 여수(율촌)에서 살자니 공무원 시험을 보게 되었다. 합격해서 돌산이라는 곳에서 공직을 시작해서 율촌면을 거쳐 여천산단이 있는 여천지구 출장소(전라남도 소속)에서 근무하다가 도 본청 13개 부서를 거쳐 사무관의 발령을 받고 다시 여수에 오게 되고 서기관으로 정년을 했다. 꼼꼼한 성미에 적성이 맞았던지 가는 부서마다 어려운 일을 처리하면서 보람과 성과가 현실로 남을 때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
세 번째, 건강은 더더욱 중요하다. 자연을 물체로 분류하면 생물과 무생물 2종류이고 우리의 몸은 생물이면서 식물과 동물 중에 동물에 해당한다. 음식물을 먹어서 영양을 몸에 공급해 주어야 움직일 수 있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갓 낳은 애 외에는 단 한사람도 없다. 현 시대에 살면서 굶어 죽는 사람은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 영양공급이 너무 과다하여 발병한다고 소(小)식이 건강유지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영양사나 요리사는 육류나 생선은 말할 것이 없고 5색(백, 적, 흑, 황, 녹)의 곡류나 열매가 좋다고 한다. 필자는 좀 다른 견해가 있다. 즉 달고, 쓰고, 떫고, 맵고, 짠 것이 침샘을 자극하며 호르몬의 분비가 골고루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영양적인 문제만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려면 잠(수면)을 하루에 7시간 정도는 자고 몸을 쉬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정신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안정이란 타인에 의해서 마음에 상처와 수치심, 타인에 대한 노여움, 본인의 과도한 욕심으로 걱정과 근심, 그리고 알게 모르게 남에게 준 상처로 인한 갈등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잠 못 자고 스트레스 쌓이는 것이 요인이 되어 발병하는 인구가 더 많다고 본다.
(당부의 말)
이제부터 성공한 인생의 3요소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말하고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먼저 행복이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이란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속에서 낮고 적지만 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부끼리 서로 내가 도울 일은 없는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소통하면서 살면 바로 그것이 행복이며, 이혼을 하면서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구차한 변명 따위는 필요 없다.
둘째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관과 목표를 확실히 정해 놓고 자기 힘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끝임 없이 긍정적인 사고와 새로운 도전을 하며 날마다 일기를 쓰고 오늘을 반성하며 내일을 계획한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5년 후 또는 10년 후를 상상하며 미리 대처해놓고 난관을 극복하면 좋은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셋째 건강을 잃으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는다. 영양의 섭취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고뇌가 있을 때, 나에게 잘못이 있을 때에는 반성하고 속죄를 해야 하며 상대편이 잘못이 있을 때에는 용서해주고 화해를 해주어 마음을 편하게 가지며 성공적인 인생의 삶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한마디 더 한다면 바르고, 정직하고, 신의를 지키며, 떳떳하게 (정정당당하게) 성공한 인생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2018년 봄 3월 여수에서 위우량)
종보 제24호에서(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