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17-18시즌 1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이번 시즌 승격팀 허더즈필드 타운이 이청용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0-1도 아니고 0-3으로 완승을 하였다. 필자가 해외축구를 보면서 승격 팀이 1라운드부터 승리한 건 봤어도 3 대 0 점수로 완승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허더즈필드 타운은 지난 시즌 2부 리그에 있었을 때부터 전방 압박 전술로 승격한 이변을 만든 팀인데 1부 리그에 와서 1라운드부터 전방 압박으로 모든 해외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 승격팀의 반란을 보여준 와그너
와그너 감독의 허더즈필드 타운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면서 프리 시즌 전에 오늘날 로셀과 인스 팔머와 무니에를 임대 영입하거나 영입하면서 선수들과 호흡을 빠르게 맞출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 외 나머지 선발 선수들 7명도 계약 연장을 하면서 허더즈필드 타운에 더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허더즈필드 타운은 4-2-3-1 형태로 크리스털 팰리스의 백쓰리를 상대하고자 하였다. 스미스 - 요르겐센 - 신들러 - 뢰페 를 세운 백포 라인과 무이와 빌링이 중원을 지키면서 팔머는 주로 상대 진영과 허더즈필드 타운의 수비 진영을 오가면서 수비와 공격 부분에서 활발하게 활약하였다. 인스와 카충카는 윙어, 무니에는 최전방 원 톱 역할을 맡았다.
2. 허더즈필드 타운의 반전적인 전술
현대 축구에서 과연 1부 리그로 승격하는 팀 중에 당당하게 1부 리그에 전부터 있던 팀과 상대할 때 전방 압박 전술을 펼치면서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사실 별로 없을 것이다. 모든 승격 팀들이 1라운드에서부터 보여주는 축구는 라인을 낮추면서 두 줄 수비로 상대가 공격하다가 실수하거나 또는 볼을 뺏어와서 역습으로 득점하거나 등 이런 형태의 공격 루트로 많이 경기 운영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와그너 감독의 허더즈필드 타운만큼은 달랐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팀의 감독을 맡고 있을 때 와그너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유스팀 감독을 맡은 경력이 있다. 한창 클롭 감독의 전방 압박이 도르트문트에서 화제가 되었을 때도 말이다. 그래서인지 허더즈필드 타운에서도 위르겐 클롭 감독의 전방 압박과 유사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위 사진의 상황은 전반전 크리스털 팰리스가 루즈볼을 획득하고 볼을 돌리려 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허더즈필드 타운은 자신들이 2부 리그에서도 보여준 전술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바로 그 전술은 전방 압박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와그너 감독은 전방 압박을 굉장히 중용하는 감독인데 이번 경기에서도 그의 전술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현대 축구에서는 예를 들어 공격수라고 골만 넣는 역할만 가져가거나 최전방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위치에서도 스위칭도 하면서 다른 역할도 맡기도 한다. 이처럼 무니에가 최전방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선수들이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팔머가 최전방처럼 전방 압박하고 선수들의 유연한 움직임 때문에 허더즈필드 타운의 전방 압박은 더 속도가 높았다.
결국 허더즈필드 타운은 전방 압박을 통해서 크리스털 팰리스한테 볼을 찾아왔고 뢰페가 전진하면서 크로스까지 올리게 된다.
3. 허더즈필드 타운의 완벽했던 전술적인 선택경기 결과를 보면 0-3 허더즈필드 타운의 완승이다. 허더즈필드 타운의 완승이란 것은 크리스털 팰리스는 경기력에서도 경기 결과(스코어)에서도 완벽히 패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크리스털 팰리스가 완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이유에 대해서 두 가지의 이유로 추려봤다.
첫 번째 이유는 데 부어가 예측하지 못한 허더즈필드 타운의 색깔 때문이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지난 시즌은 앨런 파듀 감독이 이끌다가 경질되고 이번 17- 18 시즌에 아약스와 인터 밀란에 감독 경험이 있는 데 부어 감독을 선임하게 된다. 아약스에서는 유능한 감독으로 인터 밀란으로 새롭게 팀을 옮기자 인터 밀란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해임되고 크리스털 팰리스로 새롭게 팀을 이적한 데 부어 감독은 허더즈필드 타운의 색깔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으로써 상대하는 팀이 어떤 팀인지는 기본적으로 탐색해야 하는 것이 감독의 기본이지만 데 부어의 크리스털 팰리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전혀 대비가 안된 것으로 보인다. 아니 어쩌면 데 부어는 데 부어 만의 고집이 있어 보였다. 지난 시즌 백쓰리로 돌풍을 일으킨 콘테의 첼시를 보고 많은 팀들이 백쓰리 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는데 이번 시즌 크리스털 팰리스가 그 팀 중 한 팀이다.
데 부어는 크루이프의 신봉자로 점유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데 와그너의 허더즈필드 타운을 상대로 승리하기 어려운 전술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선수들조차도 아직 데 부어의 백쓰리 시스템과 점유 축구에 대한 적응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볼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허더즈필드 타운 선수들의 압박으로 앞으로 전진을 못하고 볼만 소유하고 있다가 뺏기거나 상대의 압박으로 심리적인 부담을 받아 실수하기도 하였다.
두 번째는 허더즈필드 타운의 유연한 플레이 덕분에 완승할 수 있었다. 필자가 앞서 말한 대로 허더즈필드 타운은 굉장히 유연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어떤 상황 속에서 선수가 자리를 비거나 놓쳐도 공백이 나타자니 않게 만들었다.
경기 시간 35분 34초 ~ 35분 44초 상황을 보면 (움짤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양해 바람.) 신들러의 자리가 공백이 생기자 인스가 빠르게 달리면서 중앙 수비 자리를 메꾸는 장면을 볼 수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수비시 전방 압박으로 공백을 메꾸기도 한다. 필자가 앞서 말한 것 중에도 이런 상황을 볼 수가 있다. 무니에가 조금 뒤처지자 팔머가 적극적으로 전진하면서 원 톱이 해야 할 압박을 팔머가 대신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공백을 메꾸면서 최대한 공백을 없애는 형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압박하였다.
4. 그럼 와그너 감독은 왜 전방 압박 카드를 들고 나왔던 것일까?16-17 시즌 전방 압박 전술로 2부 리그 챔피언십에서 이변을 보여준 허더즈필드 타운이 궁극적으로 전방 압박 카드로 나온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첫 번째는 본인들이 원래 잘 하던 패턴으로 1라운드를 준비한 것이다. 한 시즌 동안을 주로 전방 압박 전술로 시즌을 치르는 건 굉장히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다. 특히 챔피언십 같은 경우에는 리그 경기 수가 46경기이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들이 한 시즌 동안 사용한 전술은 전 시즌에는 덜 익숙했었더라도 이번 시즌에는 많이 익숙해지면서 본인들이 잘할 수 있는 전술적인 선택이었다.
두 번째는 반전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승격팀 중에 첫 리그 공식 경기부터 허더즈필드 타운처럼 강하게 전방 압박할 것이란 상상은 전혀 못할 것이다. 즉 와그너의 허더즈필드 타운은 상대방의 허를 찌르기 위해 이 압박 전술을 1라운드부터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데 부어 감독도 이런 허더즈필드 타운의 모습에 굉장히 놀랐을 것이고, 해외 축구 팬들도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론
허더즈필드 타운이 첫 경기부터 전방 압박으로 나온 것을 보면 분명 이번 시즌 복병일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이 그랬듯이 전방 압박이란 전술에는 몇 가지 주요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경기 초반부터 가능하면 득점하면서 경기 자체를 리드해야 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은 금방 고갈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시즌은 길다. 비록 챔피언십 리그 경기(46경기) 보다 EPL 리그 경기(38경기)가 짧더라도 38경기도 무시 못 할 경기 수이기 때문에 시즌 내내 전방 압박 카드만 들고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이번 경기를 통해서 많은 팀들이 와그너 감독의 허더즈필드 타운을 상대로 다른 전술을 구축하거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것이다. 어쩌면 이번 시즌이 와그너 감독한테는 진정한 시험대로 오를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와그너 감독은 전술 압박 카드를 중용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전술 차선책도 만들어내야 한다. 플랜 A, 플랜 B, 플랜 C 등 차선책들을 만들어 내야 이번 17-18 시즌을 허더즈필드 타운에서 강등 당하지 않고 성공적인 시즌을 치러 내면서도 EPL의 순위 경쟁에서 우위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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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