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奏啟第二十三 (주계제이십삼)
昔唐虞之臣(석당우지신) : 옛날 요순임금의 신하는
敷奏以言(부주이언) : 말로 정치 현실을 상주했으나
秦漢之輔(진한지보) : 진한 시대의 보좌관들은
上書稱奏(상서칭주) : <상서(上書)>를 <주(奏)>라고 불렀다
陳政事(진정사) : 정치적 일을 진정(陳情)하고
獻典儀(헌전의) : 법률과 제도를 제언하고
上急變(상급변) : 위기와 변화를 올려 보고하고
劾愆謬(핵건류) : 잘못을 탄핵하는 것 등을
總謂之奏(총위지주) : 총칭해서 <주(奏)>라고 했다
奏者進也(주자진야) : <주(奏)>는 <진(進)>이다
言敷于下(언부우하) : 아래에서 부연하여
情進于上也(정진우상야) : 그 심정을 위의 군자에게 진언한 것이다
秦始立奏(진시립주) : 진시왕제가 처음으로 <주(奏)>를 확립했으나
而法家少文(이법가소문) : 법가사항에 의한 것이라서 문학성은 적다
觀王綰之奏勛德(관왕관지주훈덕) : <왕관(王綰)>이 “진(秦)의 공훈과 덕업을 서술한 <주(奏)>”는
辭質而義近(사질이의근) : 표현은 소박하고 내용은 비근하며
李斯之奏驪山(리사지주려산) : <이사(李斯)>의 “<여산(廬山)>의 릉(陵)다스리는 <주(奏)>”는
事略而意誣(사략이의무) : 사실이 간략하고 사상은 단순하다
政無膏潤(정무고윤) : 정치상으로 혜택을 입지 못한 것이
形於篇章矣(형어편장의) : 책의 편(篇)·장(章)에 나타나 있다
自漢以來(자한이래) : 한나라 이래로
奏事或稱上疏(주사혹칭상소) : 일을 상주(上奏)하는 문서를 상소(上疏)라고 했다
儒雅繼踵(유아계종) : 유가(儒家)의 정통파가 이은
殊采可觀(수채가관) : 특별히 취하여 살펴 볼만하다
若夫賈誼之務農(약부가의지무농) : <가의(賈誼)>의 농업을 장려하는 상소(上疏)
晁錯之兵事(조착지병사) : <조착(晁錯)>의 병사(兵事)에 관한 상소
匡衡之定郊(광형지정교) : <광형(匡衡)>의 천지 제사를 제정함에 관한 상소
王吉之勸禮(왕길지권례) : <왕길(王吉)>의 예제(禮制)에 대한
溫舒之緩獄(온서지완옥) : <온서(溫舒)>의 형벌환화에 관한 상소
谷永之諫仙(곡영지간선) : <곡영(谷永)>의 선술(仙術)을 간(諫)한 상소 등은
理既切至(리기절지) : 내용이 절실하고 지극하며
辭亦通辨(사역통변) : 형식도 완성되어
可謂識大體矣(가위식대체의) : 본질을 터득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后漢群賢(후한군현) : <한서(漢書)>의 여러 현인들은
嘉言罔伏(가언망복) : 놓은 말을 감추지 않았다
楊秉耿介於災異(양병경개어재이) : <양병(楊秉)>은 재해에 관한 상소에서 의연했고
陳蕃憤懣于尺一(진번분만우척일) : <진번(陳蕃)>이 조칙(詔勅)에서 분개한 상소는
骨鯁得焉(골경득언) : 직언의 강경성이 들어있다
張衡指摘于史職(장형지적우사직) : <장형(張衡)>이 사서(史書)가 갖추어 지지 않은 것과 참위(讖緯)의 허망함을 지적한 상소
蔡邕銓列于朝儀(채옹전렬우조의) : <채옹(蔡邕)>이 조정의 기구를 전의(詮議)한 상소에서
博雅明焉(박아명언) : 박학다식하고 전아한 면이 드러났다
魏代名臣(위대명신) : 위나라 시대의 명신(名臣)들은
文理迭興(문리질흥) : 문장의 표현 기술이 점차 좋아졌다
若高堂天文(약고당천문) : <고당(高堂>의 천문에 관한 상소
黃觀教學(황관교학) : <황관(黃觀)>의 교육에 대한 상소
王朗節省(왕랑절성) : 왕랑(王朗)의 절약을 권하는 상소
甄毅考課(견의고과) : <견의(甄毅)>의 관리 선발에 관한 상소 등은
亦盡節而知治矣(역진절이지치의) : 절의를 다하고 정치도 이해하고 있다
晉氏多難(진씨다난) : 진라라 시대는 다난한 시대였는데
災屯流移(재둔류이) : 재해가 계속되고 인민은 유랑하였다
劉頌殷勸于時務(류송은권우시무) : <유송<劉頌>의 시무에 대한 은근한 상소
溫嶠懇惻于費役(온교간측우비역) : <온교(溫嶠)>의 낭비스러운 공사(工事)를 경계하는 간절한 상소 등은
並體國之忠規矣(병체국지충규의) : 어느 것이나 나라 관리로서의 충성 규범이 되었다
夫奏之為筆(부주지위필) : 대개 <주(奏)>라고 하는 산문은
固以明允篤誠為本(고이명윤독성위본) : 명철(明哲)·신의(信義)·독실(篤實)·지성(至誠)을 기본으로 하고
辨析疏通為首(변석소통위수) : 분석능력과 통찰력을 우선으로 한다
強志足以成務(강지족이성무) : 강직한 의지라야 임무를 완성할 수 있고
博見足以窮理(박견족이궁리) : 넓은 식견에 의해만 도리를 꿰뚫을 수 있으며
酌古御今(작고어금) : 또 옛 것을 참작하여 연재를 통어하고
治繁總要(치번총요) : 번잡한 것을 다스려 중요한 곳을 총괄하는 것
此其體也(차기체야) : 이것들이 그 요체(要諦)이다
若乃按劾之奏(약내안핵지주) : 탄핵을 위한 <주(奏)>는
所以明憲清國(소이명헌청국) : 법제를 명료하게 하고 국가를 정화하는 것이다
昔周之太僕(석주지태복) : 옛날 주나라의 <태복(太僕)>은
繩愆糾謬(승건규류) : 과오를 견책했고
秦有御史(진유어사) : 진나라의 어사대부는
職主文法(직주문법) : 법률을 주재(主宰)하는 것을 직책으로 했다
漢置中丞(한치중승) : 한나라 시대에는 중승을 두고
總司按劾(총사안핵) : 탄핵의 일을 취급했다
故位在鷙擊(고위재지격) : 그래서 그 직무는 마치 매가 먹이를 일격하는 것처럼
砥礪銈臐必使筆端振風(지려계훈필사필단진풍) : 그 기백을 날카롭게 갈아서 반드시 붓 끝에 바람을 일으키고
簡上凝霜者也(간상응상자야) : 종이 위에 서릿발을 엉키게 했다
觀孔光之奏董賢(관공광지주동현) : <공광(孔光)>이 <동현(董賢)>을 고발한 <주(奏)>는
則實其奸回(즉실기간회) : 그의 간사함을 사실에 비추어 적발했고
路粹之奏孔融(로수지주공융) : <노수(路粹)>가 <공융(孔融)>을 탄핵한 <주(奏)>는
則誣其舋惡(즉무기흔악) : 그의 죄악을 무고(誣告)했다
名儒之與險士(명유지여험사) : 명유(名儒)가 험사와는
固殊心焉(고수심언) : 그 심경이 이렇게 다른 것이다
若夫傅咸勁直(약부부함경직) : <부함(傅咸)>은 강직하여
而按辭堅深(이안사견심) : 그 탄핵문도 건실하고 깊었다
劉隗切正(류외절정) : <유외(劉隗)>는 진지하고 바른 사람이지만
而劾文闊略(이핵문활략) : 그 탄핵문은 활달하면서 간략하다
各其志也(각기지야) : 이것은 각각 그 사람의 의지인 것이다
后之彈事(후지탄사) : 그 이후의 탄핵문은
迭相斟酌(질상짐작) : 서로 영향을 입어서
惟新日用(유신일용) : 오직 새롭게 날마다 신기한 작용을 보이면서도
而舊准弗差(이구준불차) : 예부터의 기준은 변화지 않았다
然函人慾全(연함인욕전) : 그러나 갑옷을 만든 자는 사람의 몸을 보호하려 하나
矢人慾傷(시인욕상) : 화살을 만든 자는 상하게 하려고 한다
術在糾惡(술재규악) : 죄악을 규탄하는 수단에 있어서는
勢必深峭(세필심초) : 그 형세는 반드시 가혹한 말이 응수가 된다
詩刺讒人(시자참인) : <시경(詩經)>의 시는 참언하는 자를 비난하여
投畀豺虎(투비시호) : “여우와 호랑이에게 던져 주어라.” 하였고
禮疾無禮(례질무례) : <예기(禮記)>에서는 예의를 모르는 자를 미워하여
方之鸚猩(방지앵성) : 이들을 앵무(鸚鵡)나 성성(猩猩)에 비유했고
墨翟非儒(묵적비유) : <묵적()>은 유가(儒家)를 비난하기를
目以羊彘(목이양체) : 양(羊)이나 돼지를 본 것처럼 했고
孟軻譏墨(맹가기묵) : <맹가(孟軻)>는 묵가(墨家)를 기롱하여
比諸禽獸(비제금수) : 그들을 금수(禽獸)에 비유했다
詩禮儒墨(시례유묵) : <시경(詩經)>·<예기(禮記)>나 유가(儒家)·묵가(墨家)가
既其如茲(기기여자) : 이렇게 입장이 다르므로
奏劾嚴文(주핵엄문) : 엄격한 탄핵의 주문(奏文)이 점을 면할 턱이 없다
孰雲能免(숙운능면) :
是以世人為文(시이세인위문) : 이런 까닭에 세상 사람들이 탄핵의 문장을 만드는데
競于詆訶(경우저가) : 남의 허물을 다투고
吹毛取瑕(취모취하) : 사소한 결점을 찾아내어 죄악을 만들어 낸다
次骨為戾(차골위려) : 과연 헐뜯고 욕하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흔히 공정성을 잃어버린다
復似善罵(부사선매) :
多失折衷(다실절충) :
若能辟禮門以懸規(약능벽례문이현규) : 그러므로 예법의 문을 열어서 기준을 제시하고
標義路以植矩(표의로이식구) : 도의(道義)의 기를 분명하게 해서 원칙을 확립해 놓기만 하면
然後逾垣者折肱(연후유원자절굉) : 그 후에는 담을 넘어 온 자는 팔뚝을 부러뜨리고
捷徑者滅趾(첩경자멸지) : 가까운 길로 질러가려는 자는 발에 상처를 입는 법이다
何必躁言丑句(하필조언축구) : 하필 조급한 말과 더러운 어구(語句)로
詬病為切哉(후병위절재) : 상대에게 수치를 주는 일을 절실한 것으로 하겠는가
是以立範運衡(시이립범운형) : 그러므로 이러한 종류의 문장에 대해서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宜明體要(의명체요) : 그 요체(要諦)를 명확히 관찰해야 한다
必使理有典刑(필사리유전형) : 논리는 전형을 따르고
辭有風軌(사유풍궤) : 표현에서는 풍격을 가지면
總法家之裁(총법가지재) : 법가(法家)의 방식을 결집하고
秉儒家之文(병유가지문) : 유가(儒家)의 문장으로 종결하며
不畏強御(불외강어) : 강력한 제압에도 두렵지 않고
氣流墨中(기류묵중) : 기백(氣魄)을 먹물 속으로 흘리고
無縱詭隨(무종궤수) : 멋대로 악한 자를 따르지 않을 것이며
聲動簡外(성동간외) : 문서의 밖까지 어성(語聲)이 움직이게 하는 것
乃稱絕席之雄(내칭절석지웅) : 이것이 가장 뛰어난 웅자(雄者)
直方之舉耳(직방지거이) : 이것이 정의의 장거(壯擧)라 할 수 있을 것이다
啟者開也(계자개야) : <계(啓)>는 <개(開)>이다
高宗雲啟乃心(고종운계내심) : 은나라 고종(高宗)이 “너의 마음을 열어서
沃朕心(옥짐심) : 나의 마음 속에 부어라.”고 한 것은
取其義也(취기의야) : 그 의미를 따른 것이다
孝景諱啟(효경휘계) : 한나라 경제의 휘(諱)가 <계(啓)>였기 때문에
故兩漢無稱(고량한무칭) : 전한과 후한 시대에는 이 명칭을 쓰지 않았다
至魏國箋記(지위국전기) : 위나라 시대의 상서(上書)인 <전(箋)>·<기(記)>에 이르러
始雲啟聞(시운계문) : <계문(啓聞)>이라고 일컬어졌고
奏事之末(주사지말) : 주사(奏事)의 끝에
或云謹啟(혹운근계) : <근계(謹啓)>라고 했다
自晉來盛啟(자진래성계) : 진나라 이후에 <계(啓)>가 왕성하게 되어
用兼表奏(용겸표주) : <표(表)>·<주(奏)>의 작용을 겸하게 되었다
陳政言事(진정언사) : 정치사왕의 진술로
既奏之異條(기주지이조) : <주(奏)>의 다른 종류가 있음과
讓爵謝恩(양작사은) : 작위의 사퇴(辭退) 임금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亦表之別干(역표지별간) : <또한 표(表)>의 변종이다
必斂飭入規(필렴칙입규) : 반드시 바르게 거두어서 규범을 맞추고
促其音節(촉기음절) : 음절을 급하게 하여
辨要輕清(변요경청) : 논의(論議)는 경쾌하고 청결함을 주된 것으로 하여
文而不侈(문이불치) : 수식을 갖추면서 지나치지 않게 하지 않는 것이
亦啟之大略也(역계지대략야) : <계(啓)>의 요령(要領)이다
又表奏確切(우표주확절) : 또 <표(表)>·<주(奏)>가 정확하고 신랄한 것을
號為讜言(호위당언) : <당언(讜言)>이라 한다
讜者正偏也(당자정편야) : <당(讜)>은 치우친 것을 바로잡는 것이다
王道有偏(왕도유편) : 왕도(王道)에 칠우친 일이 있어서는
乖乎蕩蕩(괴호탕탕) : 공대한 앞 일에 괴리(乖離)가 생긴다
矯正其偏(교정기편) : 편벽을 바로잡으므로
故曰讜言也(고왈당언야) : <당언(讜言)>이라 한다
孝成稱班伯之讜言(효성칭반백지당언) : 한나라의 <성제>가 <반백(班伯)>의 당언(讜言)을 칭찬한 것은
言貴直也(언귀직야) : 그 정직성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自漢置八能(자한치팔능) : 한나라 조정 이후 8인의 능한 관리를 두고
密奏陰陽(밀주음양) : 극비리에 음양의 일을 상주(上奏)했는데
皂囊封板(조낭봉판) : 검은 베로 만든 주머니에 문서를 넣어두기 때문에
故曰封事(고왈봉사) : <봉사(封事)>라고 불렀다
晁錯受書(조착수서) : <조착(晁錯)>은 <복생(伏生)>에게 <상서(尙書)>의 강의를 받고
還上便宜(환상편의) : 조정에 돌아와서 의견서를 받았다
後代便宜(후대편의) : 후대의 의견서는
多附封事(다부봉사) : 흔히 봉사(封事)의 형식을 취했는데
慎機密也(신기밀야) : 이것은 기밀사항(機密事項)을 신중히 했기 때문이다
夫王臣匪躬(부왕신비궁) : 대개 제왕의 신하는 일신을 돌보지 않고
必吐謇諤(필토건악) : 반드시 직언을 해야 할 것이지만
事舉人存(사거인존) : 정치가 바로잡히고 인재가 존재하므로
故無待泛說也(고무대범설야) : 폄하하는 설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贊曰(찬왈) : 찬한다
皂飾司直(조식사직) : 검은 주머니의 밀서를 취급한 사직(司直)은
肅清風禁(숙청풍금) : 정교(政敎)의 풍기를 단속하여 부정을 없앤다
筆銳干將(필예간장) : 붓은 국가의 간성인 장군보다도 날카롭고
墨含淳酖(묵함순짐) : 먹은 독한 술을 머금은 것과 같다
雖有次骨(수유차골) : 비록 뼈를 부셔버린 것 같은 신랄한 경우에서도
無或膚浸(무혹부침) : 참언(讒言)이 되어서는 안 된다
獻政陳宜(헌정진의) : 바른 정책을 진정할 경우만이
事必勝任(사필승임) : 일에서 훌륭한 임무를 행한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