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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료: 연합뉴스] ⓒ 'Arthur Jung' 블로그 |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엄청난 논란, 롯데그룹과 이명박의 관계는?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롯데월드타워가 바로 공군 활주로의 각도까지 비틀게 만든 장본인이다. 서울지방항공청 등은 고층건물 높이가 지상 60미터 이상일 경우 항공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류하는데, 롯데월드타워는 서울공항(성남비행장)과 불과 5~6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군 수송기는 이 초고층 빌딩에서 약 1500미터 떨어진 지점을 400미터 고도로 비행하며, 성남비행장은 공군 15혼성비행단과 북한군 침투를 저지하는 KA-1 공격기 대대, 미 육군 2사단 2항공여단 2대대 등이 배치된 군사적 핵심 전략 기지다(건물과 1500미터 떨어진 곳이라면 순간의 실수에도 1~2초 안에 건물에 닿아버릴 수 있는 거리라고 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공군 소식통은 “현재 빌딩 전체 높이의 약 2분의 1쯤 건설된 것 같은데 조종사들은 이것만 보고도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2013년 11월에 발생한 LG전자 자가용 헬기의 서울 강남구 현대 아이파크 충돌 사건과 같은 일이 롯데월드타워에서 벌어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그래서 이 건물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김영삼 정권 때부터 무려 13년 간이나 허가가 나지 않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명박 정권에서는 공군 활주로의 각도를 바꾸면서까지 무리하게 허가를 내줬다(관련 기사에 의하면, 허가 당시 롯데그룹 호텔부문총괄사장 장경작과 이명박이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란다).
대피하는 데만 장장 2시간, 제2의 9.11은 서울에서?
작년 12월 서울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위원장 유광상)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을 방문해 건설현황과 소방시설·피난시설 등을 살펴본 결과,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꼭대기층에서 지상까지 특별피난계단을 이용해 이동 할 경우 1시간 58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승강기와 계단 이용 시 1시간 3분).
[도시안전위원회 “실제 긴급한 재난이 발생하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보다 많은 소요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피난시간 단축방안을 추가로 마련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이미지 출처: 오마이뉴스] ⓒ 'Arthur Jung' 블로그 |
그리고 이와 함께 “전투기가 이착륙을 시도할 때 충돌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특히 전시상황에서는 빠른 이착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충돌 위험성은 더욱 높아지므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공군 조종사들은 타워팰리스 주변을 비행하기만 해도 심리적 압박감이 매우 크다는데,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롯데월드타워에 만약 서울공항의 비행기가 부딪친다면? 다수의 항공 전문가가 이미 수차례 말했듯이, “유사시 항공기가 조종불능 상태에 빠지면 조종사 의지와 상관없이 사고가 날수 있다”는 것이다. 대피하는 데에 피난계단을 이용하면 2시간이 걸리고 승강기를 이용해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제2의 9.11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있을까?
인근 호수의 수위 저하와 교통 대란, 지옥문이 열린다?
서울 송파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2013년 봄부터 제2롯데월드 인근의 석촌호수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 15만톤이 넘는 호수물이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특히 여름부터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났고, 녹조·악취까지 심각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진 원인이 롯데월드타워 공사와 관련이 있다는 견해가 많단다. 이 초고층 빌딩 기초공사는 높은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그 어느 건물 보다 땅을 깊숙이 파냈고, 이 과정에서 지하 암반수층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새어 나갔으며, 지하수가 나간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주변에 있는 석촌호수 물이 흘러들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에 의하면, 이에 대해 롯데 측은 “한강물을 끌어와 석촌호수를 채워놓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도대체 잠실 일대 교통 대란은 어떻게 해결할 텐가?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통수요 예측에서조차 관련 공공기관이 내놓은 것과 롯데 측이 내놓은 게 큰 편차를 보일 정도로 교통대책은 ‘총체적 부실’ 상태이며(인허가 과정에서 건축물의 규모가 급증했는데도 불구하고 잠실 일대 교통체증 해소방안 부재), 롯데월드타워 진·출입로 역할을 하는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과 지상구간의 공원화는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제2롯데월드 건설 관련 6개 교통개선 대책 중에 오는 5월 조기개장 전에 완공되는 건 그 절반인 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공사들은 언제 완료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 말이다.
▲ [이미지 출처: 머니투데이] ⓒ 'Arthur Jung' 블로그 |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마천루는 보통 20~30층 오피스 빌딩 건축비의 3~4배 정도가 더 들 정도로 건축비가 비싸고, 그래서 100층 이상 빌딩은 경제성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도 이런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랜드마크’와 경기 활황에 대한 판타지가 상당 부분 작용하는 것이며, 대부분 사업 과정에서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다른 마천루 건설 계획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부분 백지화된 상황에서 롯데만 억지로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자원이 여기에 투입되고 있다. 과연 롯데월드타워·명품백화점·면세점·쇼핑몰·대형마트·멀티플렉스극장에 얼마나 많은 상인들이 입점해야 할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잠실로 가서 물건을 팔아줘야 하나? 교통지옥이 뻔한 상황에서 말이다.
건물 핵심 구조물 균열과 잇따르는 사고, 제2의 삼풍백화점?
롯데월드타워는 2012년 착공에 들어간 후부터 지금까지 건물 메가기둥(건물을 지탱하는 핵심 구조물)의 심한 균열로 인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공사 과정 중에 사고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작년 6월 25일 작업용 거푸집 추락으로 근로자 6명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10월에는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쇠 파이프가 약 50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충격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잠실 근처에 거주하는 분들은 제2롯데월드 공사장 주변을 지날 때는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바로 그저께 2월 15일 밤에는 공사 현장 44층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까지 났다. 위에서 말한 ‘하인리히 법칙’을 롯데월드타워 건설 과정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공정률이 목표보다 많이 낮다는데, 과연 무리한 공기단축 시도는 없었을까? 그러니까 엄연히 건물의 안전성과 관련해 문제가 생겼는데도 진단 검사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롯데 측은 그대로 공사를 강행했고(공사 감리사 “메가기둥 9층 철골용접 부위의 콘크리트에서 균열이 발생해 심각한 수준”), 안전점검 후 불과 두 달 만에 거푸집 위에서 작업하던 근로자의 사망을 비롯해 아래에 있던 5명도 부상을 입은 것 아닌가? 게다가 이 사고는 롯데가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1개월 정도 공사기간 단축)’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새로이 적용한 최첨단 기술인 ‘무교체 자동상승(Auto Climbing System, ACS)’ 거푸집과도 연관이 있었다. 사망 사고 후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당시 이 신기술의 안전성 검증과 작업자 교육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의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나라의 산업현장에서는 매일 3시간에 1명씩 사망하고, 5분에 1명씩 다친다.
[사건 현장의 소방 관계자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작업용 발판이 떨어져 사고가 발생했다”]
제2롯데월드는 과연 안전한가?
롯데월드타워는 그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건설, 완공계획까지 모든 부분에 걸쳐 우리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허가해 준 이명박 정권은 이것으로 말미암아 자신들의 추악한 정체성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한국에서 소위 ‘보수’라고 말하는 인간들의 ‘안보’가 얼마나 거짓투성이인지를 우리는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13년 숙원사업(그만큼 문제가 많았다)은 본궤도에 오르게 되었고, 이제 우리 앞에는 ‘괴물’이 점점 더 그 형체를 완성해 가고 있다. 다른 초고층 빌딩 건설계획처럼 롯데월드타워도 롯데라는 대기업만 아니었다면 사업 자체가 현실화되기 힘들었을 텐데, 대한민국의 재벌 특혜 구조는 여기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초저성장 장기불황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이 이런 거대한 빌딩과 상업시설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어쩌면 롯데월드타워 자체가 재앙의 경고이자 원인일 수 있다. 마천루의 저주는 단순히 결과론이 아니라, 초고층 빌딩 건설이 일정 부분 원인이 되어서 발생하는 재앙이기도 하니 말이다. 게다가 건물 자체의 안전성도 무척 의문스럽다. 건물 메가기둥의 심한 균열과 과도한 공기단축 시도, 바로 그저께 밤에 불이 난 것을 비롯해 계속 발생하는 사고와 인근 석촌호수의 급격한 수위 저하 및 악취, 그리고 불을 보듯 뻔한 교통지옥까지.. 건물 꼭대기층에서 대피하는 데만 2시간이 걸리는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하는 데 1~2초밖에 안 걸리는 서울공항의 전투기가 만약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비극이지만, 제2롯데월드를 보고 있으면 제2의 삼풍백화점이나 제2의 9.11이 전혀 남일 같지 않을 정도로 무척 걱정스럽다. 그냥 개인적으로 한 두 사람이 우려하는 게 아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벌써부터 다각도로 문제를 제기했고, 실제로 석촌호수 인근 주민들은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악취가 계속되자 송파구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잠실 주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여기에 방문하는 서울 각지·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큰 곤경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롯데가 만든 이 괴물은 아마도 주변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테고, 모든 것이 한 곳에 집중된 상태는 언제나 위험 부담이 크고 단 한 번의 사고로 인해 모두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는 법이다. 제발 지금부터라도 서울시와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건축계획 수정과 함께 완공 시기도 늦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과연 이 곳에 우리가 가서 밥 먹고 영화 보고 쇼핑해도 괜찮을지를 심각하게 따져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위험성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최소한 이런 사실들을 알고는 있어야 될 것 아닌가.. (☞ 국민리포터 ‘Arthur Jung’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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