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고향' 하면 그리는 대한민국 공통의 맛에다 영양의 고추를 더했다. 개운하고 푸진 찬에 영양 밥상답게 고추 일습을 구비했다. 고춧잎나물, 고추찜, 고추 고명, 고춧가루, 오다 만난 고추밭의 고추가 그대로 식탁으로 옮겨 앉았다. 된장국은 어찌 그리 개운한지, 고등어도 굽지 않고 밥에 찐 것이 어린 시절 생각나게 한다. 누구나의 고향 맛 밥상에 이름도 고향집이다. 고향 음식에 나는 눈물인지, 할머니 그리워 나는 눈물인지 모르겠다.
1. 식당대강
상호 : 고향집
주소 : 경북 영양군 수비면 발리리 516-3/ 한티로 477
전화 : 054-682-9400
주요음식 : 한식
2. 먹은날 : 2024.8.17.점심
먹은음식 : 해물된장국 11,000원
3. 맛보기
밥상을 받으니 왠지 눈물이 난다. 까마득한 옛날에 할머니 차려주시던 밥상이 이랬던가. 시골 면사무소 한적한 거리에 있는 식당이 고맙게도 바로 앞에 주차장도 널찍해서 편안하게 주차하고 시골정취 밥상에만 빠져들 수 있다.
고향집에서 받은 고향 밥상, 어린 시절 밥상의 추억에 빠져든다. 나만 아니라 일행분도 내 어릴 때 밥상이 바로 이랬어. 바로 고향의 밥상이야. 아마 어디서든 누구든 고향밥상으로 기억되는 것은 거의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고등어 한 토막, 튀기거나 굽지 않고 찐 고등어다. 비린내도 없다. 밥에 쪄서 나왔던 그 옛날 밥상이 고등어찜으로도 재현된다. 통통한 콩나물무침도 그대로. 달라진 건 간이 조금 엷어진 것. 찬도 찌개도 모두 조금이 간지 약해져서 밥을 많이 안 먹어도 된다.
특별한 건 고추. 이곳은 고추의 고장이다. 영양농협에서 매운 고춧가루를 주문하곤 했는데, 오늘은 현지에 와서 먹는다. 그것도 푸른 고추, 빨간고추, 고춧가루, 고춧잎, 다양한 부위, 다양한 형태로 말이다. 고춧잎을 먹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는 거 같다. 된장에 박았다 장아찌로도 먹고, 어린 잎은 이처럼 무침나물로도 먹는다.
영양은 산나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네다. 소백산 나물은 쓰다고 영양 여인네들은 확실히 맛만 봐도 분별해서 영양 일월산 나물을 상품으로 쳤었다. 어수리육개장은 영양 사람들 공통의 기억이다. 일월산 산나물은 무엇이나 맛있었다. 산나물을 이처럼 다양하게 맛있게 조리해서 먹는 나라도 우리밖에 없다.
일월산 산나물을 먹는 동네에서는 당연히 고춧잎나물도 많이 먹었다. 찹쌀가루 발라 찌는 고추찜도 어느집 밥상에나 올랐다. 오늘 나온 반찬 여덟가지는 고등어만 빼고 모두 고추와 인연이 있다. 고춧가루를 넣거나, 고추를 고명으로 쓰거나 고추로 조리하거나, 고추를 조리하거나, 고춧잎을 무치거나 등 한 가지 이상의 인연을 가진 찬이다. 간단한 밥상에 지역의 특성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영양 사람에게는 일상의 음식, 타지에서 온 사람에게는 향토적인 음식, 고향 방문객에게는 고향의 음식이다. 해물된장찌개도 상품 된장과 다른 집된장 맛이 고스란히 나는데 고추가 들어 있다. 짭잘하면서도 개운한 이 맛을 서울에서도 그렸었지.
고향집에서 차려주는 고향음식, 참으로 그리운 옛날의 맛, 한국의 맛을 고향정서 그득한 동네에 와서 맛보는 행운에 감사한다. 이후에도 누구나에게 고향음식을 언제나 대접해주는 집이기를 바란다.
김치가 지각으로 나왔다. 싱싱한 느낌, 생생한 배추의 식감, 적당한 간, 젓갈맛 옅은 간이 좋다.
고등어찜. 구이나 튀김이 아니어서 지 몸의 기름도 과도한 것은 빼냈다. 흰밥에 넣기 그만인 고등어, 너무 짜지 않은 데다 개운해서 좋다.
고춧잎나물. 부드러운 나물에 소금간 중심으로 나물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고추찜. 맵지 않고 갱미있는 맛이 자꾸 손이 가게 한다. 야, 정말 고추는 전천후 반찬이다.
고구마졸임. 달지 않고 매콤해서 좋다.
통통한 콩나물 줄기 식감이 어릴 때 시루에서 직접 길러먹던 그 맛을 그대로 낸다.
해물된장국. 새우, 게, 조개 등 여러 해물이 듬뿍 들어 있다. 두부 호박 대파 고추 등 된장국 일반적 재료와 함께 끓였는데, 가장 큰 특성은 집된장. 아마도 간장 우리지 않은 강된장같다. 강하고 개운한 된장 맛이 일품이다.
밥도 금방 해서 퍼내온 고슬고슬 진득한 밥이다. 식감과 밥향이 좋다.
손으로 쓴 메뉴가 정겹다.
다육이를 잔뜩 키우고 있다. 꽃을 사랑하는 따듯한 마음, 음식에도 담겨 있다.
4. 먹은 후
1) 식당 주변 읍내
수비초등학교
수비면사무소
다방 옆에는 커피숍이다.
2) 수비면 고추밭
영양의 특산품은 고추와 담배이다. 담배는 요즘 한물 간 농사지만 전통적으로는 이곳 특용작물로 농가에주요 수입원이었다. 이제는 고추가 천하통일.
길고 긴 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알차게 익은 고추가 벌써 가을이 다 된 거 같다. 아직 서울은 최장의 열대야로 성하인데, 이곳 여름에는 고추에서부터 가을이 밀고 들어와 있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 자락 아래는 온통 싱싱한 고추밭이다. 붉고 탐스러운 고추, 영양의 얼굴 고추가 산자락 어디에서나 익어간다.
신기한 건 고추는 영양인데, 고추장은 순창이라는 것. 생산과 발효의 적소는 따로 있는 거 같다. 이곳은 물보다 산이 많고 순창은 산보다 물이 많은 분지형. 이래서 우리가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거다.
3) 수하계곡
청소년수련원도 이 수하계곡에 있다.
5) 밤하늘공원
영양은 밤하늘공원으로 지정된 한국에서 별이 가장 많이 보이는 청정지역이다.
6) 반딧불이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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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갈한 밥상과 깨끗한 수비 풍경 꼭 가 보고 싶습니다.
네, 추천합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을 정겨운 밥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