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전 뒤편 산 쪽으로 이동하면 용왕단이 있고 다시 계단을 오르면 극락전, 칠성각, 산신각이 연해 있다. 선암사는 범어사의 말사로 천년 고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견강사(見江寺)라 불렀다. 절 뒤편 절벽 바위에서 화랑들이 무술을 연마하면서 선암사로 개명했다. 1483년(조선 성종 14)에 중창했고 1568년(선조 1) 신연(信衍), 1718년(숙종 44) 선오(禪悟)가 각각 중수했고, 근세들어 1918년 동운(東雲)이, 1955년 혜수(慧修)가 재차 중수한 바 있다. 방문자의 시선을 끄는 그림은 선암바위 사이로 가차 없이 쏟아지는 선암폭포다. 그 시원스러움은 번뇌, 망상을 씻어내는 청정수다. 두 번째 그림은 극락전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백양골 전망이다. 돌아서 나오는 길 대웅전 뒤편 130년 전 심었다는 동백숲이 마지막으로 선암사를 기억하게 한다.
범종루와 명부전을 거쳐 돌아서면 휴휴정(休休亭) 너머 한 무리 솔이 웅성웅성 서 있다. 그들을 뒤로하고 임도를 따라 백선약수터로 향한다. 다섯 번째 갈림길에서 아랫길로 직진한다. 윗길은 지그재그로 백양산으로 향하는 임도다. 얼마쯤 내리막을 향해 가면 백선약수터다. 지나온 길에 만난 약수터들을 떠올려 본다. 석천, 찬물샘, 학수천…헤아려 보니 참 많다. 그러고 보면 백양산은 물을 품은 산이다. 뿜어내는 물길보다 지하로 스며들어 목마른 이 도시민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고 있다. 거의 1km 간격으로 약수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