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원>
양구맛집을 넘어 양구 관광지가 된 곳이다. 양주를 거쳐가는 사람은 다 들르는 곳이 이곳 시래기원, 펀치볼을 비롯한 양구의 유명한 시래기를 재료로 삼아 상을 차린다. 궁핍했던 시절 끼니를 절반은 해결하게 해준 시래기가 화려하게 맛집의 주인공으로 귀환했다. 빈곤의 시대에서 풍요의 시대로 건너왔지만, 풍요가 과거의 모든 것과의 결별은 아니다. 건져야 할 건 건져 함께 가야 더 풍요로운 시대가 온다.
1. 식당대강
명칭 ; 시래원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국토정중앙로 42 2반
전화 : 033-481-4200
주요음식 : 시래기
2. 먹은날 : 2024.10.10.점심
먹은음식 : 시래기정식 15,000원
3. 맛보기
12시도 안 된 시각에 식당 가득한 손님, 한적한 시골 마을이 불난 호떡집, 시끄럽기로 유명한 이태리 나폴리 피자집 같다. 농가식당이 커져서 이런 식당이 된 거 같다. 맛보다도 인심이 우선 보인다. 재료값 고려하지 않는 큰손이 차린 밥상, 손 큰 사람이 약손에 손맛도 지녔다.
식당의 핵심은 소불고기가 아니라 시래기 나물셋트, 표고에 고사리에 무청숙지 나물이 그것이다. 긴 접시에 종류별로 호복이 담아서 내왔다. 색깔은 화려한데 맛은 소박하다. 표고만 빼면 모두 궁핍시대의 음식이다. 그때 이런 나물이 밥상의 주요 얼굴이었지. 가을이면 집집마다 말리는 무청시래기 두릅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지. 이제는 한적한 시골 농가에서도 보기 어려운 시래기가 그때는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양구는 시래기의 고장이다. 2006년부터 시래기 축제를 하고 있다. 시래기로 매우 높은 소득도 올린다.
일본 사람은 명태도 알만 먹고, 무도 무청은 안 먹는다. 우리는 고루 먹는다. 무도 먹고, 무청은 삶아서도 먹고 말려서도 먹고. 어떤 음식이든 통째로 먹어야 온전히 영양을 얻는다. 부위별로 영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밥상에는 무채무침도 올라 있다. 부위별로 맛과 영양이 달라 우리 몸에서의 효능이 다르므로 온전하게 먹는 것이 좋다. 맛있는 시래기 현황 얘기는 밥먹고 더 하기로 한다.
2022년부터는 사과와 결합한 축제를 한다. 요즘 양구는 사과도 맛있다. 사각거리고 물이 많고 너무 달지 않은데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맛이 환상이다. 우연히 지나던 과수원에서는 커다란 비닐 봉지 하나에 따갖고 싶은 만큼 따가고 만 원이라 한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봉지가 큰데, 단물을 그대로 밀어넣나 싶게 그대로 사과로 들어와 있다. 청송 얼음골 사과와는 다른 맛이다. 맛이 그야말로 청량하다. 능금의 시대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다.
사과와 시래기의 고장 양구, 풍요의 시대를 구가한다. 오늘 빈곤의 추억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시래기가 맛도 품위도 갖춘 밥상의 주연이라 감회에 젖는다. 맛도 추억도 흐뭇한 집이다
시래기불고기. 그냥 불고기라기에는 국물이 너무 많다. 시래기불고기전골이 더 어울리는 명칭같다. 시래기의 향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 것, 고급 식재료 소고기와 이렇게 호응이 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러나 국물이 너무 달다. 옥의 티다. 그래도 맛있다.
고추가 맵지 않고 농가 냄새가 난다. 싱싱해서 밭으로 갈것같은 고추가 입속에서도 툭툭 튄다. 배추는 예쁘지 않다. 까맣게 실금도 가 있다. 싱싱한 맛, 자연스러운 맛이 좋다.
오이무침. 김치가 따로 밥상에 오르지 않았다. 생배추는 쌈을 위해 올랐지만 김치가 오르지 않았는데, 다른 식당에서도 김치는 좀 허망했다. 이 오이지가 배추김치를 대신하는 찬인가 보다. 아삭거리고 간도 적당하여 아주 좋다.
명이나물. 울릉도 명이나물이 향은 최고지만 이곳도 제법 향이 강하다. 시중에서 파는 강원도 명이나물은 손이 잘 안간다. 모양새는 명이인데 향이 없기 때문이다. 이 나물은 향이 제법 강하여 풍미가 입맛을 살린다.
도라지무침. 약간 익었다. 너무 시지 않아 좋다.
무채. 고춧가루는 맵지 않으나 무 맛은 제법 맵다. 가을부는 단 법이네, 아마 이곳 무는 매운가보다. 이곳 내음이려니 생각하니 좋다.
된장국. 소박한 맛, 개운하다.
마른시래기는 한 상자에 만 원이다.
영업시간 안내. 금토일은 저녁밥도 가능하지만, 화수목은 점심만 한다. 월요일은 휴무이다.
4. 먹은 후
1) 펀치볼 시래기
2023년에는 양구지역의 196개 농가가 334ha에서 800t을 생산해 96억 원의 소득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양구 펀치볼 시래기는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 분지인 해안면 펀치볼 일원에서 재배된다. 펀치볼 마을은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불면 분지 안에서 맴돌아 시래기를 건조하는데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춘 지역이다. 시래기는 8월경 파종해 10월 말~11월 초에 수확하고 수확한 무청을 최소 60일 정도 건조작업을 거친 뒤 이듬해 1월부터 본격 판매가 시작된다.
이렇듯 최적의 재배환경에서 자라 잘 건조된 양구 펀치볼 시래기는 다른 지역보다 맛과 향이 좋고 삶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질기지 않아 매우 인기가 좋다. 또한 시래기는 비타민 B·C와 미네랄, 철분,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동맥경화 예방과 혈압, 당뇨, 비만, 빈혈에 효과적인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강원 네트워크, 2023년10월16일 뉴스)
펀치볼 외에도 양구의 대표 농산물은 시래기다. 시래기 무는 시래기 생산을 위한 거라서 시래기만 수확하고 무는 그냥 밭에 버려둔단다. 주객이 전도된 농사다. 보통은 무는 먹고 무청은 시래기를 하든지 동물 사료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시래기를 먹고 무를 버린다. 제주무와 만나면 어떻게 될까?
남원의 추어탕에도 시래기가 많이 들어가므로 추어탕을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남원시에서는 시래기 농사를 지원하고 독려하는 일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그곳만의 일인 줄 알았더니 이곳은 한술 더 떠 대표농산물에 축제까지 한다.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된다. 시래기는 자세히 보면 양지가 음지되는 것은 별로 없고, 음지가 양지 되는 일만이다. 덕분에 더 풍요로워지고 더 살기좋은 나라가 된다. 오늘 시래원에서는 음식 서빙을 하는 분이 월남 사람같이 보였다. 한국의 풍요가 이웃을 골고루 잘살게 하는 상선약수의 기능을 더 활발하게 하기를 바란다.
2) 시고르 커피
인근 주민이 운영하는 커피점에 가면 주민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서래원 영수증을 제시하면 가능하다. 주민 가격은 정상가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맛은 아주 훌륭하다. 숍은 넓고 쾌적하다.
#양구시래기원 #양구맛집 #시래기축제 #시래기원 #시래기불고기 #시래기정식 #시고르커피 #펀치볼시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