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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휭설수설.......
봄이 왔는데도 어떤체리 나무의 꽃눈은 부풀어 오르고 어떤 꽃눈은 말라 떨어진다.
조기낙엽과 겨울철 동해로 극한추위를 버티지 못해 말라버린 눈말고도 멀쩡하게 싱싱한 눈들이 트지못하고 있다가 늦봄에 말라 떨어진다. 양평에서는 전자가 많고 순천에서는 후자가 많다.
왜 그렇까? 고민을 많이했다...그것도 품종에 따라서 완죤 다르다.
꽃눈이 어마어마하게 오는 흑자색 블랙XX품종이 특히 심하다...
그래서 공부를 해보니 전문용어로 휴면각성(休眠覺醒)’여러분이 기알고 있는 용어로는 휴면타파가 문제인듯 하다... 오늘을 그것을 공부해자....
휴면타파의 방법과 옥신과 현실적인 작물 상용버전인 지베릴린의 활용법 여러가지를...
휴면각성(休眠覺醒)
휴면타파’란, 말 그대로 일정기간 잠을 자는(휴면하는) 종자와 수목의 눈[芽]과 덩이뿌리식물의 구근(球根) 등을 흔들어 깨워 활동토록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휴면타파는 ‘휴면각성(休眠覺醒)’으로 부르기도 한다. 식물의 종자 눈등은 생긴 후 길든 짧든 일정기간 잠을 자야 한다.
사실 그 휴면기간은 식물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작물재배에 앞서 따로따로 익혀둘밖에. 식물들은 각자 자신의 후예들이 생육하기에 일조량, 온도, 습도 등 각종 요인이 가장 적합한 때에 기지개를 켜도록 유전형질로 물려주는 편이다. 그러니 종자들은 나름대로 때가 있는 법. 이를 우리네 삶에 비추어 보더라도 놀랍기만 하다. 자신의 때가 아직 아니 왔음에도 나부대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것을. 아무튼, 식물의 종자들은 각기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대로 일정한 휴면기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그 독특한 휴면을 인위적으로 깨뜨려야 할 적이 왕왕 있다. 해서, 쓰는 휴면타파법은 아주 다양하다. 여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휴면타파법 몇 가지를 소개하여야겠다.
노천매장법(露天埋葬法)은, 서늘하고 습기가 많은 모래흙에다 겨우내 씨앗을 묻어두는 방식이다. 몇 해 전 내가 매실, 자두, 복숭아 등을 대량 접할 요량으로 바탕나무[臺木]로 쓸 20킬로그램 포대의 개복숭아 씨앗을 그렇게 묻어둔 적 있다. 그때 개복숭아 씨앗이 딱딱한 핵과류인 관계로, 그걸 다소 녹이고자 보조적으로 ‘황산 침지(浸漬;담금)’도 행했다. 물론 파종했지만 실패해 세종시까지 가서 대왕님께 복숭아 묘목을 1000원씩에 수백그루를 구매한적도 있다 하여튼 그 보조법은 다음에 소개할 ‘종피파상법(種皮破傷法)’과도 관련있다. 사실 복숭아 씨앗은 노천매장을 하지 않을 경우 이듬해 싹을 틔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핵과류인 산수유씨앗은 노천매장을 하더라도 2년 후에야 싹을 틔운다고 들었다.
종피파상법은, 한자 자체가 시사하는 바 딱딱한 껍질을 지닌 이른바 경실(硬實) 종자에 쓰는 방법이다. 절구에 넣어 찧든지 아니면 펜치 등으로 뚫든지 하여 휴면을 타파하는 방식이다. 내가 언젠가 체험했던 적이 있다. 연실(蓮實;연꽃 씨앗)은 망치로도 잘 아니 깨어지는데, 펜치로 한쪽을 살짝 자른 후 물을 채운 유리컵에다 담가보았다. 그랬더니, 과연 곧바로 촉을 틔웠던 기억. 사실 연실은 그처럼 껍질이 딱딱하기에, 그대로 두면 100여 년 아니 1000여 년 후에 가서야 싹을 틔운다고 들었다. 이를 달리 이야기하자면, 연실은 그처럼 ‘목숨이 긴 종자’ 곧 ‘장명식물(長命植物)’인 셈이다.
진탕처리법(震盪處理法)은, 종자를 용기에 담아 말 그대로 마구 흔들어 잠을 깨우는 휴면타파법이다. 느타리버섯 등 버섯을 재배할 적에 곧잘 쓰는 휴면타파법이기도 하다. 나도 경험한 바 있지만, 종균(種菌)을 심은 ‘마루타[まるた (丸太)]’ 즉 참나무 통나무를 ‘콰당콰당’ 눕혀 주기적으로 거꾸로 세우면 용케도 버섯이 곧바로 나곤 하였다.
저온보관법(低溫保管法)은, 냉장고나 저온창고에 종자를 일정기간, 일정온도에 맞춰 보관함으로써 종자의 잠을 깨우는 방법이다. 내가 첫 단락에 소개하였던 감자의 휴면타파가 좋은 예다. 감자는 섭씨 4도 내외를 유지하여 4 내지 5주 동안 보관하면 싹을 틔운다고 한다.
이 저온보관법은 시사하는 점이 있다. 식물의 종자들 가운데도 제법 많은 종자들이 개구리를 비롯한 몇몇 동물들처럼 겨울잠을 자야 된다는 점, 혹한(酷寒)을 견디어야만 제대로 된 생명체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는 점 등. 달리 말해, 식물의 종자들 가운데 꽤나 많은 종자들한테는 겨울 없이는 봄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냐고? 이 저온보관법을 인류 최초로 달리 해석하고 작물재배에 응용한 학자가 있고, 그분은 고전적 멘델의 유전학에 정면으로 부딪치기도 하였다면? 그분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너른 밀 곡창지대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출신의 ‘트로핌 리센코(Trofim Lysenko, 1898~1976)’ 박사다.
리센코 박사는 ‘식물의 생장 시기에는 온도와 빛이 필요한 단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것을 근거로 1929년 가을에 심는 밀을 인위적으로 저온에 저장하여 봄에 심는다는 이른바 ’춘화처리법(春化處理法;vernalization)‘을 실시하였다. 요컨대, 그분은 가을밀임에도 불구하고, 저온처리하여 봄에 봄밀로 파종함으로써 결실까지를 보게 되었다. 자연, 밀을 2모작할 수 있게 되었다. 농학도였던 우리들은 그분의 학설을 ’Lysenkoism‘이라고 곧잘 부르곤 하였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리센코 박사는 ’저온저장법‘의 원리를 그 누구 못지않게 알아, 그것을 농업에 곧바로 적용했던 분이다.
이밖에도 휴면타파법은 더 있지만, 이카페랑 별무상관 같으므로.... 생략키로 하고,
지베렐린(gibberellin) 이야기로 접어든다. 지베렐린은, 벼가 ‘키다리병’을 일으키는 데 착안하여, 1926년 일본 학자 구로사와(Kurosawa)가 발견해낸 생장촉진 호르몬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러분이 잘 알고계신 ‘옥신’기능을 식물에 적용시킬수 있는 상용버전쯤된다. 지베렐린이란 결실부분에 강하게 작용하므로 결국 상용되는건 지베렐린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베릴린 종류만해도 190여가지가 된다.
벼의 키다리병을 유발하는 이는 ‘자낭균류 구각균목’인데, 거기서 추출한 물질이다. 이 지베렐린은 다양하게 그리고 유용하게 쓰인다. ‘샤인머스켓’ 등 ‘델라웨어(delaware)’ 계통의 무핵대과종 포도(씨없는 포도) 농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약제이다.
농부들 사이에는 어느 제약회사가 생산한 지베렐린의 약품명을 그대로 따라, “더크리 한 병 주세요.“ 또는 ”이제 ‘더크리’ 할 때가 되었지요?“ 말하곤 한다.
사인머스켓의 경우, 꽃이 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꽃 떨어짐’이 심한데, 이 지베렐린을 묽게 탄 종이컵 등에다 그 포도송이를 살짝살짝 담그면 ‘꽃 떨어짐’이 일단 멈추어지더라는 사실. 또, 포도알이 팥알만 할 적에 그 지베렐린 태운 물에 담그면 알이 그야말로 황소 눈알만치 커지더라는 거. 단, 첫 경험인 나는 욕심을 내어 두 번씩이나 ‘더크리 작업’을 해버려서 너무 알을 굵게 하여 도대체 익지를 않아 한 해 포도농사 완전히 망쳐버렸던 기억. 사실 최근 들어 소비자들 가운데는 ‘사인머스켓’을 그렇게 재배하는 걸 알아, 하면서도 약품처리를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샤인머스켓 재배를 위해서는 지베렐린 처리가 필수불가결이며, 인체에 해로울 것 같으면 그러한 약제를 권할 턱없으니 이글을 읽는 독자님들만이라도 아무쪼록 안심하시길. 지베렐린은 샤인머스켓 포도를 단위결실(單爲結實)토록 함으로써 씨 없는 포도로 만든다는 것도 참고적으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단위결실이란, 수꽃 없이 즉 수정없이 암꽃 자체로만 결실됨을 말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속씨식물이 수정하지 않고 씨방이 발달하여 열매가 됨을 이른다.
내 농장의 주력 농산물인 대봉감과 같이 생산되는 쟁반감[盤柿]과 쩌그먼 갱상도 청도의 ‘반시[쟁반감]’와 마찬가지로 씨가 없어 먹기 좋은 것도 수꽃없이 단위결실의 결과임을 이참에 알려 드려야겠다. 이 지베렐린은 샤인머스켓 포도 농사 외에도 두루 쓰이는 호르몬 약제다. 감자 등의 종자나 눈[芽]의 휴면타파, 장일식물(長日植物)의 개화촉진, 몇몇 식물의 노화억제, 온실토마토 등 충매(蟲妹)가 곤란한 경우 단위결실 유도 등에다가.....
제작년부터 체리에와 플럼코트에도 이걸 적용하고 있는데 플럼코트 꽃이 한참인 이때... 서울로 잡혀와서 발만동동 구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이렇게 적고 보니, 얼추 두 개의 ‘열쇠낱말’인 ‘휴면타파’와 ‘지베렐린’에 관한 사항은 풀이가 된 듯하다. 나 같은 농부들한테는 때에 따라 다양한 약제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너무 촘촘 박힌 과일의 알을 가위 등으로 일일이 솎는 일을 줄여주는 적과제(NAC)도 있다. 최아(催芽; 눈을 재촉하는 일) 를 돕는 발아촉진제(BA)도 있다. 그런가 하면, 꽃전시회를 앞두고 더 이상 꽃이 만개하지 말라고 쳐야할 경우 등에 유용한 생육억제제(MH,SA-DH)도 있다. 그런가 하면, 생장조절액 가운데는 지베렌린보다 훨씬 앞서 나온 시토키닌(cytokinin)이란 약제도 있다고 한다. 시토키닌은 정어리에서 추출한 물질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그서 잠깐 휴면각성이 금지용어가 되어 결국은 세상어디에도 없는 휴면타파는 용어가 일반화가 되버린게 예전 박씨정권의 산물이었다는 썰도 있는데 나는 절대로 운동권과는 관련없으니 의심하지 말기 바란다.
다만 휴면각성이나 휴면타파나 현실을 깨고 한발 나아간다는 것은 잘 알고는 있다... 그럼 된거 아닌가?
여러분도 나랑 거의 같은 것이다... 생각해보시라...
기말고사가 시작되면 벼락치기 공부를 하느라 알약인 ‘잠 안 오는 약’으로 불렀던 ‘각성제(覺醒劑)’를 종종 먹었다는 사실이 기억나실 것이다...나도 이제야 되생각해보니 그것이야말로 휴면타파 내지 휴면각성이었음을. 그리고 지금의 ‘밤잠 없음’은 결코 ‘불면증(不眠症)’이 아닌 ‘휴면타파’임을....
요즘은 맹하니 시간만 보내고 있는게...
올해는 긴잠에서 깨어나고 싶네요.... 휴면타파하고 싶어유....
첫댓글 오늘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공부 잘 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초보라 생소하지만
많이 배우고 갑니다
공부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