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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단(拱辰丹)
1. 공진단(供辰丹) 뜻
공진供辰 이라는 말은 모든 별들이 북극성을 향해 공손하게 앞으로 두손을 모으고 조아린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와 우리 은하계 그리도 뭇별들이 북극성을 가운데 두고 지금도 돌고 있다.
이것은 마치 신하들이 황제나 왕 앞에서 두손을 공손히 맞잡고 조아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공진단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두손을 모으고 조아리는 알약이다 라는 이름의 약이다.
즉 공진단이 북극성이고 나머지 약들이 두손을 모으고 공진단에게 조아린다는 뜻이 숨어 있는 듯 하다.
효과가 가장 좋아서 그런건지 값이 가장 비싸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자부심이 느껴지는
처방이름이다.
실제로 적응증에 맞으면 한 두알 로도 금방 효과가 나타나고 어떤 경우에는 먹자 마자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적응증이 아니면 두손으로 모으고 조아리기는 커녕 먹으나 마나 별 느낌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진辰 은 신으로도 읽히므로 공신단으로 읽어도 무방하나 전통적으로 공진단으로 읽어 왔기
때문에 공진단이라고 부른다.
拱 두 손 맞잡을 공, 보옥 공, 팔짱 낄 공
1. 두 손을 맞잡다
2. 보옥(寶玉)
3. 껴안다
4. 아름
5. 두르다
辰 별 진, [본음] 별 신, 때 신
1.별. 다섯째 지지. 띠로는 용, 방위로는 동남동, 달로는 3월, 시각으로는 오전 7에서 9시 사이에 해당함.
2.지지(地支). 12지(支)의 총칭.
3.해와 달, 별이 서로 만나는 곳.
4.임금.
5.때. 시각. 기회.
6.아침. 새벽.
7.별. 성신(星辰).
8.북극성. 북신(北辰).
丹 붉을 단, 정성스러울 란
1. 붉다
2. 붉게 하다
3. 정성
4. 붉은 빛 흙
5. 붉은 빛
丹이라는 것은 둥글다는 뜻으로 丸․元․圓과 다 통하는 뜻이다.
그런데 약 이름에 丹자를 붙이는 것은 대개 값비싸고 소중한 약재가 들어갔을 때 그런 이름을 붙이는 것같다.
공진단(拱辰丹: 鹿茸, 當歸, 山茱萸, 麝香)과도 같이.
그런데 丹중에서 가장 흔한 것으로 은단(銀丹)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일본사람들이 일제시대때 개발하여 동남아상권에 팔아먹은 약인데 그 원래 이름은 仁丹이었다.
마치 인단을 안먹으면 紳士축에 못끼는 듯한 인상을 주게 만든 것이 일본제국주의의 인단무화였다.
우리 아버지도 평생 항상 주머니에 인단을 넣고 다니셨고 나는 때때로 아버지주머니에서 훔쳐내어 잘 먹었다.
그런데 내 기억으로 인단만 먹으면 입에서는 화아하고 좋았으나 뱃속이 좋질 않았다.
인단속의 화아한 기운은 박하의 기운이다. 그런데 박하는 찬약이다.
그래서 속이 냉한 사람에게는 좋지않다.
속이 냉한 사람이 인단을 사용하는 것은 해롭다. 나는 肝이 강해 土氣가 눌리므로 胃가 좋질 못하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같은 목양체질인데도 불구하고 위가 더웠고 소화력이 왕성하셨다.
하여튼 나의 체질에 맞는 정상적 음식이외의 모든 것은 상용하거나 장복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은단을 덮고 있는 은가루도 몸에 좋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김용옥님 강의 중)
한약의 알약은 丸․元․圓, 丹 등의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값비싼 약재로 만들고 금박을 씌워 단 丹이라고 부른 것 같다.
환약은 다시 그 크기에 따라
미립대 (米粒大) - 쌀 알만한 크기의 알약
녹두대 [綠豆大] - 녹두 낱알 만한 크기의 알약
탄자대 [彈子大] -탄알만 한 크기의 알약 . 약 15~20g이다.
오자대 [梧子大] - 오동나무 열매 만한 크기의 알약
등의로 나뉜다.
2. 공진단의 효능
공진단은 본래 간허(肝虛)에 쓰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동의보감에서 공진단의 효능에 대하여
“태어날 때부터 허약한 체질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공진단을 복용하면, 하늘이 내린 생명의 원천적인 기운을 굳건하게 하여, 수(水)를 오르게 하고 화(火)를 내리게 하므로 백병을 물리칠 수 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타고날 때부터 허약한 체질(품부허약 稟賦虛弱)이어서 선천적으로 원기 元氣가 부족하여
잔병치례를 잘하는 사람에게사람의 건강에 기본이 되는 수승화강 數昇火降 즉 체액이나 혈액이
잘 올라가게 하고 열은 내리게 하여 인체의 순환을 바르게 하여 모든 병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
품부허약 稟賦虛弱은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하거나 쉽게 피곤하거나 피로가 잘 회복되지 않으며
쉽게 잔병치례를 잘하는 경우를 말한다.
공진단은 과학적으로도 그 효능이 입증되고 있는데 각종 임상실험 결과
피로 방지 및 피로회복 촉진 작용, 저하된 간 기능의 회복, 혈액순환 개선 작용에 도움이 되고
최근에는 외국 신경학회 저널을 통해 뇌의 인지기능과 학습능력, 집중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공진단을 딸랑 약 네가지로 구성된 처방이다.
공진단(拱辰丹) 은 鹿茸, 當歸, 山茱萸, 麝香
녹용, 당귀, 산수유, 사향 그리고 금박 이게 전부이다.
공진단 처방중의 약재의 성질을 살펴보면
녹용 의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달고 짜다.
주로 간과 신장의 경락에 작용한다. 사용시에는 털을 제거하고 술에 적셔 볶거나 굽는다. 성분은 교질·단백질·인·칼슘·탄산칼슘 등으로 되어 있다. 녹용의 효능으로 온신보양(溫腎補陽)·강근골(强筋骨)·생정보혈(生精補血) 등이 있는데, 주로 강력히 원양(元陽:생식·성장 등의 기본적인 생리기능을 포괄함)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중요한 약재이다
녹용의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달고 짜다.
주로 간과 신장의 경락에 작용한다. 사용시에는 털을 제거하고 술에 적셔 볶거나 굽는다. 성분은 교질·단백질·인·칼슘·탄산칼슘 등으로 되어 있다. 녹용의 효능으로 온신보양(溫腎補陽)·강근골(强筋骨)·생정보혈(生精補血) 등이 있는데, 주로 강력히 원양(元陽:생식·성장 등의 기본적인 생리기능을 포괄함)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중요한 약재이다
녹용의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달고 짜다.
주로 간과 신장의 경락에 작용한다. 사용시에는 털을 제거하고 술에 적셔 볶거나 굽는다.
성분은 교질·단백질·인·칼슘·탄산칼슘 등으로 되어 있다.
녹용의 효능으로 온신보양(溫腎補陽)·강근골(强筋骨)·생정보혈(生精補血) 등이 있는데, 주로 강력히 원양(元陽:생식·성장 등의 기본적인 생리기능을 포괄함)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중요한 약재이다
당귀 는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
간장, 심장, 비장 경락으로 들어간다.
부인과 질환의 성약이다.
몸통은 보혈 補血 , 활혈 活血 작용이 있고 잔뿌리는 파혈 破血 작용이 있다.
혈액을 보하고 여성들의 생리를 조절하고 혈액을 활발하게 한다.
혈액이 허약하여 일어나는 모든 병에 효과가 있다,
기혈부족으로 오는 빈혈, 두통에 좋다.
여성들의 생리통, 폐경, 하혈, 출산 후 출혈과다, 기능성 자궁출혈에 좋다.
통증을 완화시키는 작용이 있으며 장을 윤택하게 하여 변을 잘 통하게 한다.
동의보감에 산수유는
“음(陰)을 왕성하게 하며 신정과 신기를 보하고 성기능을 높인다.
또한 정수(精髓)를 보해 주고 허리와 무릎을 덥혀 주어 신을 돕는다.
오줌이 잦은 것, 늙은이가 때 없이 오줌 누는 것, 두풍과 코가 메는 것, 귀먹는 것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사향 은 독특하고 강한 향으로 인체의 기가 막힌 것을 통하게 하고 구멍을 열어주는 구실을 하며
그 기운이 살과 피부를 거쳐 속으로 골수에까지 미친다.
사향은 나쁜 기운을 없애며 마음을 진정시키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더웠다 추웠다 하는 증상과
간질과 명치끝이 아픈 것을 치료하고 눈에 군살과 예막이 생긴 것을 없애고 여러 종류의 옹창에
고름을 다 빨아 낸다.
부인의 난산과 유산, 어린이의 경기를 낫게한다 .
녹용은 온신보양(溫腎補陽)·강근골(强筋骨)·생정보혈(生精補血)
당귀는 보혈, 활혈
산수유 는 보음 생정 補陰 生精
사향은 몸의 모든 구멍을 열어주고 막힌 기를 뚫고 운행시킴
즉 간장, 신장의 음과 양을 도우고 이 간신의 음양을 사향이 온 몸 구석구석 끌고 다니며
온몸에 통하게 해주는 약이다.
공진단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1. 저하된 간기능으로 인한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
2.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3.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고 소아의 성장 발육을 촉진시킨다.
4. 중년이후의 저하된 체력, 남성기능, 심폐기능을 보강해 준다.
5. 정력감퇴, 불감증 등 성기능 저하에 효과가 있다.
6. 불안, 두근거림, 불면, 두통, 우울증 등의 심인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
7. 수술이나 긴 병치레 후 체력회복에 효과가 좋다.
8. 집중력 및 지구력이 향상 된다.
공진단은 이런 분들에게 효과를 볼 수 있다.
1. 노화로 인해 체력, 기억력, 면역력이 저하된 어르신
2. 성장 부진으로 스트레스 받는 어린이
3. 체력과 집중력이 동시에 필요한 수험생
4. 스트레스, 피로에 노출되어 있는 직장인
5. 갱년기에 있는 여성
6. 성기능이 많이 저하된 남성
7.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이나 병에 잘 걸리는 체질이신 분
8. 혈액순환 장애로 몸이 무겁고, 팔다리에 쥐가 나거나 저리신 분
공진단은 적응증이 맞으면 빠른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다지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사향의 가격이 워낙 고가인 관계로 (사향 그램당 품질에 따라 약10~20만원)
사향 대신 침향이나 목향을 넣은 처방으로 흔히 유통되고 있으나 사향을 넣은 공진단과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가 적다.
공진단의 주요약(군약 君藥)인 사향을 빼고 침향이나 목향을 대신 넣는 것은
마치 삼계탕에서 닭을 빼고 엇비슷한 오리고기나 소시지를 넣은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당연히 효과가 별로 없는데 대신 매우 저렴하다.
또한 딱 알맞는 적응증이 아닌데도 무분별하게 공진단을 복용하는 것은 효과가 별로 없을 뿐더러
약이 아깝다고 할 수 있다.
약이란 적응증이 맞아야 효과가 나타나고 적응증에 맞지 않거나 기운이 넘치는데 공진단을 복용하면
효과는 커녕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고 요즘은 공진단이 어떤 질환에도 좋은 무슨 영험한 약처럼 뻥튀기 된 면도 없지 않다.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한국 특유의 명품 선호가 공진단의 효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국 사람은 유난히 명품에 약하다.
세계 녹용의 거의 1/3은 먹고 있을 것 같다.
서양사람들은 녹용이 널렸어도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래도 잘먹고 잘사는데 말이다.
아마 과거에 비싼 약이나 고기 못먹은 한이 서린 이유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내 몸에 맞고 편한 것이 좋은 옷이듯 공진단은 간허 증상이 있을 때 효과가 뛰어나다.
3. 공진단의 유래
공진단은 중국 원나라 시대의 명의였던 위역림(危亦林)이 5대째 가문 대대로 내려온 처방을 근거로
만들었으며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에 기록되어 있는 황제에게 바치는 명약이었다.
특히 조선의 공진단은 효과가 특출나 조선의 양반 뿐만 아니라 명나라 청나라 사신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선물 이었다고 한다.
조선의 3대명약은 공진단, 경옥고, 청심원 이 세 가지를 꼽는데 그 중 공진단은 단연 으뜸으로 인정했다.
그도 당연한 것이 공진단이 가장 비싸기도 한 명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4. 북극성 (북신성 北辰星)신앙
칠성판의 모양
과거 한국에는 사람이 죽으면 북두칠성으로 돌아간다는 신앙이 있었다.
칠성판은 시체 밑 바닥에 깔아 시체를 고정시키는 관 속의 얇은 판으로 시체를 관에 넣기 전에 임시로
시체를 얹어 놓는 널이다.
여기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해서 '칠성판'이라 불린다.
이렇게 널판지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구멍을 뚫어 사용하는 풍습은 별이 인간의 수명이나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믿는 도교 신앙에서 비롯되었다.
모든 별이 그 별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북극성에는 천지신명이 살고 있고 사람이 죽으면 그 북극성에서
가까운 북두칠성으로 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죽어서 별이 되어 그 곳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은 지금 생각해도 낭만적인 믿음이다.
실제로 사람이 발디디고 살고 있는 지구도 태양계도 은하계도 뭇 별들도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고 늘 같은 곳에서 반짝이고 있고 살아서도 늘 볼수 있는 북극성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은
현대 종교의 천당이나 극락 믿음의 원형이라고 볼 수있다.
밤하늘에 북극성을 중심으로 별들이 돌고 있는 모습
동양인에게 천문학은 매우 중요한 학술이었다. 천문학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합법칙성에 대한 종교적 외경심과 호기심이 낳았던 산물이었으며, 우주의 이법과 인간사회의 윤리적 결속의 인식이었고, 그것은 송대철학에 이르러 유기체적 철학으로 발전하는 기반이 되었다. 천문학은 크게 우주 구조론構造論과 우주 생성론生成論으로 이루어진다. 구조론 없는 생성론은 신비 투성이의 신화에 불과하며, 생성론 없는 구조론은 냉엄한 과학에 지나지 않는다. 동양의 천문학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겨냥하는 특징을 갖는다. 동양의 천문학에 내재된 다양한 의미 중에서 별에 대한 신앙[星宿信仰]은 동양인의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테마이다. 세계적인 과학사가科學史家조셉 니덤Joseph Needham(1900-1995)은 “그리스와 유럽의 천문학은 태양이 지나가는 황도12궁에 관계되었으며, 동양의 천문학은 북극성과 하늘의 적도 근처에 있는 별들의 관측에 의존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양의 천문학은 낮에 천체를 관측하는 태양 중심의 측정이 발달한 반면에, 동양의 천문학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관측하는 천문학이 발달하였다. 동양의 역법이 고대로부터 정확한 태양력太陽曆의 캘린더가 실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달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하는 태음력太陰曆이 일상생활의 시간표로 주로 사용되었다. 밤하늘을 여행하는 무수한 별들은 어부들에게는 소중한 신호등이었으며, 농부에게는 농사 스케줄 작성의 유용한 잣대였다. 해와 달의 규칙적인 운행은 하늘과 인간이 의사소통하는 통로(안테나)였다. 하늘은 일월성수를 통하여 자신의 의지를 표출하고, 인간은 밤하늘을 수놓은 무늬를 들여다보고 삶의 준거로 인식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대철학漢代哲學의 근간이었던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이다. 그것은 자연학과 인간학의 통합이라는 성격을 지닌다. 현대의 천문학은 거대한 허블 망원경으로 우주의 탄생(빅뱅과 연관된)의 수수께끼를 수학공식으로 풀어헤치는 자연과학이다. 그것은 이성적 언어와 측정과 분석만이 동원되는 천문학Astronomy이다. 하지만 동양의 천문학은 출발부터 수많은 행성들의 걸음걸이가 남긴 발자취, 즉 하늘의 무늬와 글월에 관한 학문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일종의 천지의 언어체계였다. 별들이 움직이면서 벌이는 잔치는 인간의 수명과 운명을 관장한다는 이른바 점성학占星學(Astrology)의 성격이 강했다. 점성학을 비롯한 동양 천문학의 중심에는 항상 북두칠성이 자리잡고 있다. 동양인들은 북두칠성을 하늘의 모든 별들과 천도天道 운행의 중추가 되는 별자리라고 간주했다. 사마천司馬遷(BCE145-BCE86)이 지은『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는 북두칠성의 위상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북두칠성은 이른바 선旋과 기璣, 옥형玉衡으로 칠정七政을 고르게 하는 별자리다. … 두斗는 천제天帝의 수레로서 중앙에서 움직이며 사방을 통제한다. 음양을 나누고, 사계절을 세우고, 오행의 운행을 고르게 하고 계절변화의 도수度數를 주관하며, 모든 기원紀元을 정하는 것이 모두 북두칠성에 달려 있다.” 북두칠성은 일곱 개의 별로 구성된다. 천추天樞, 천선天璇, 천기天璣, 천권天權, 옥형玉衡, 개양開陽, 요광撓光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부두칠성이 ‘천제의 수레’라는 주장은 북극성을 선회하는 천문현상을 보여 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달력을 제정하는 기준과 종교적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북두칠성이 하늘의 중앙을 움직이면서 사방을 제어한다는 관념은 문화의 각 방향, 특히 정치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예컨대 공상적 복고주의 개혁가이자 야심가로 신新 왕조를 세운 왕망王莽(BCE45-AD23)은 북두칠성의 모형을 본뜬 ‘위두威斗’를 주조해서 왕실 안팎 어디에서도 항상 곁에 두었던 점성술의 신봉자였다. 왕망은 천문을 담당하는 관리에게 자기 옆에서 수시로 북두칠성이 천구의 북극을 중심으로 선회하는 상황을 보고하게 하고, 자신은 그 보고에 따라 앉은 방향을 조정하여 북두칠성의 자루[斗柄]이 가리키는 방향과 일치시키려는 했다는 사실은 북두칠성을 정치의 관건으로 삼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북두칠성의 자루가 가리키는 곳에 북극성이 있다. 북극성은 생명의 모체로서 시간과 공간의 중심축인 까닭에『주역』에서 말하는 팔괘도의 근간은 북방에 자리한 괘로부터 만물 생성이 시작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인간이 동서남북을 인식하는 근거도 북방에 있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북방을 먼저 선별할 수 있기 때문에 사방의 구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인간세상에서 천자天子가 정치의 중심축이듯이 천상에서는 북극성北極星이 정점을 이룬다. 하늘의 구조가 그대로 투영된 것이 바로 지상의 질서이며, 인간세상은 천문의 원리가 운용되는 곳이라는 이념이 성립된다. 천문현상을 지배하는 대표적 운행방식이 ‘28수宿’이다. “28수는 북두칠성과 결합되어 방위나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능한다. 그것은 하늘의 적도 또는 황도 주위에 포진된 28개 별자리이다.” 하늘과 땅의 지리적 대응관계, 하늘과 인간의 대응관계에 기초한 ‘별에 대한 신앙’은 곧잘 국가의 안녕과 풍요와 전쟁과 부강을 비롯하여 개인의 길흉화복과 운명을 관장하는 것으로 확대되기에 이른다. 특히 하늘의 최고 주재자에 대한 제천의례가 국가책임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의 무병장수와 추길피흉趨吉避凶을 기원하는 별자리 신앙 역시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난다.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 나타난 북두칠성에 대한 논의는 후대 칠성신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북두칠성을 천제의 수레[帝車]로 규정한 점에 있다. 후한後漢의 화상석에는 북두수레를 탄 천제가 신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형상이 그려져 있다. 이는 북두칠성을 우주운행의 핵심축으로 인정하는 별자리신앙의 근간이 되었던 것이다. 특히 도교의 전통에서 별자리 각각에 지상의 사회조직과 유사한 관직과 위계질서를 부여함으로써 하늘의 모든 성수들을 구체적인 인격신으로 이해하기에 이른다. 북극성의 자미대제紫薇大帝를 정점으로 그외 모든 별자리들을 그 권능과 직책이 분명한 성관星官들로 자리매김한다. 이런 성관사상星官思想은 당송대唐宋代에 활발하게 전개되기에 이른다. 도교가 흥성한 이후에는 칠성七星 각각이 인간의 수명과 운명을 관장한다는 이론으로 전개된다. “중국에서 6-7세기 경에 성립된 것으로 보이는 밀교密敎의 영향으로 당대唐代에는 북두칠성을 비롯한 28수宿 등 여러 가지 성관신앙星官信仰이 절정에 이른다. 불교의 북두칠성 관념의 특징은 두괴斗魁에서 두병斗柄 방향으로 일곱별의 명칭을 탐랑성貪狼星, 거문성巨門星, 녹존성祿存星, 문곡성文曲星, 염정성廉貞星, 무곡성武曲星, 파군성破軍星이라 부르고, 그 각각의 별이 인간의 요수장단壽夭長短과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주관한다는 데 있다. 한대漢代의 점성술이 주로 천지인 3재, 음양오행설 등 우주의 규범원리를 주관하는 것으로 이해된 것에 비해서, 불교의 칠성신앙은 개인의 기복적 동기를 중심으로 삼는다. 탐랑은 탐심貪心을, 녹존은 복록福祿을, 염정은 청렴과 곧음을, 문곡과 무곡은 문무文武의 두 범주를, 파군은 적진을 부수듯이 양재禳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반해서 도교의 칠성신앙은 한대漢代의 천문 우주론적 맥락이 강하기 때문에 칠성의 명칭도 규범론적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칠성신앙에는 동양인 고유의 칠성신앙과 불교와 도교적 성향이라는 삼자의 특징을 결합한 형태로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칠성신앙에는 전통의 천문학 이론을 포함하면서도 과거의 학술적 담론을 넘어서는 종교의 성격으로 전환된 두 얼굴로 승화된 성격이 있다. |
칠성판 [七星板] 일곱개의 별을 새겨넣은 널빤지
칠성판도
칠성판은 북두칠성北斗七星을 본떠 일곱 개의 구멍이 뚫려있으며, 염습殮襲한 시신을 눕히기 위해 관棺 속 바닥에 까는 얇은 널판지 이다.
사람이 죽어서 시신을 입관할 때 지역에 따라 바로 입관하기도 하고 칠성판七星板에 묶어 입관하기도
한다.
염습한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관 바닥에 까는 칠성판은 송판으로 만드는데, 길이와 너비는 관의 크기에 맞추어 만든다.
두께는 대개 다섯 푼 정도이며, 북두칠성 모양으로 7개의 둥그스름한 구멍을 뚫고 옻칠을 한다. 칠
성판 위에 시신을 눕히고 칠성칠포, 즉 일곱 자 일곱 치로 된 베로 감는다.
이익李瀷(1681~1763)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칠성판은 방상方相이나 무덤 앞에 세우는
석인石人처럼 묘터의 지기地氣를 억누르거나 사귀邪鬼를 쫓기 위한 것이며, 칠성판에 북두칠성
모양의 구멍을 뚫는 이유는 죽음을 관장하는 북두신北斗神에게 빌어 죽음을 구제받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칠성판은 전한前漢 대에 왕망王莽이 북두칠성의 위엄을 빌려 군대를 압복시키기 위해 다섯 섬의 구리로 두 자 반 정도 크기의 북두칠성 모양을 만들어 ‘위두威斗’라고 한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이능화李能和는 『조선도교사朝鮮道敎史』에서 “우리 조선 풍속에 사람이 죽으면 송판에 일곱 구멍을
뚫어서 북두 형상과 같이 만들거나 종이에 북두 형상을 그려서 시신을 받쳐 놓는데,
이것을 ‘칠성판’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유장원柳長源(1724~1796)이 지은 예서禮書인 『상변통고 常變通攷』에서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말을 빌려 칠성판에 북두 형상으로 구멍을 뚫는 까닭이 “남두성은 인간의 삶을 맡고
북두성은 인간의 죽음을 맡기 때문南斗司生 北斗司死故”이라고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석관을 쓸 때에 칠성판을 사용하지 않았다.
상례를 『주자가례朱子家禮』에 의거하여 치르기 시작한 조선 초부터 칠성판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주자가례』에서는 초상에 칠성판을 쓴다고는 하였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동기시대 고조선 사람은 무덤인 고인돌 뚜껑 위에 북두칠성을 새겨 넣었다.
이를 본받은 고구려 사람은 무덤 속에 북두칠성을 크게 그려 넣었으며, 고려 사람도 무덤 속에 별자리를 그렸는데, 북두칠성을 더욱 중요하게 그렸다.
이처럼 고려 후기까지 고인돌과 무덤 속 천정 등에 표현되던 북두칠성은 조선조에 이르러 칠성판으로
그 모습이 전이되어 나타났다.
다시 말해, 칠성판은 고려 후기까지 고분에 나타났던 북두칠성 별자리 그림의 또 다른 연속적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조선조 이후 상례에 비로소 등장하는 칠성판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인간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존재로서 북두칠성을 신앙하던 관념을 반영하고 있다.
즉, ‘삶—죽음—무덤(북두칠성)—불멸 염원’이라는 관념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북두칠성은 산신山神과 함께 우리 민속에서 중심적인 신앙 대상이다.
그래서 북두칠성에 있는 삼신할머니에게 명줄을 받아 태어난다고 생각했고, 죽으면 북두칠성을 본떠
넣은 칠성판을 지고 저승길에 가야만 염라대왕이 받아준다고 믿었다.
칠성판에는 북두칠성이 사람의 수명을 주관하며 망자를 내세로 인도하는 존재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