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근 1 주일만에 뵙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예고해드린 바와 같이, 저는 지금 고향 군산의 한 산골로 자리를 옮겨 막 그 생활에 접어들었는데요,
인터넷 없는 생활이 되다 보니 답답한 면도 없지 않지만, 또 그만큼 제가 일할 시간이 늘어난 상황이기도 해서 큰 불만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1 주일이 되다 보니, 아닌 게 아니라 여러분께 인사도 드려야 하고 저 또한 까페가 궁금하기도 해서, 이렇게 제가 머무는 산골에서 가장 가까운 면 소재지에 나와 거기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기에 이릅니다.(그동안 여기에 살 궁리를 하며 다니면서, 이 도서관을 발견하고는 그 방법을 연구해왔거든요.)
아무튼, 그런 와중에도 이렇게 도서관을 이용해 인터넷(여러분과 조우)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숨통이 터지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은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사는 제 형님 집에서도 제가 지금 여기에 머무는 줄을 모르고 있거든요.(지난번 이 얘기를 했던 친구들 외 그 누구도 제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답니다. 물론, 까페는 예외지만요.)
그럼, 지금부터 지난 1 주일간의 이야기를 간단하나마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여러분께 보고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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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몇 장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지난 주말 '선유도 야유회'를 알립니다.
왼쪽의 주황색 지붕의 집이 친구네 '여름 집'이다.(아래)
지금 사진을 올리면서 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진에서 제가 앉아 있는 모습이네요.
그건, 제가 자동으로 디카를 맞춰놓고 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위치이기도 하지만,
사진 전체적으로 뭔가 변화를 주기 위한(재미를 찾느라) 행동이기도 하답니다.
아래 마을 정 가운데 주황색 집이 친구네다.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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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는, 그 이후의 여기 생활을 간단하게 알립니다.
일요일 오후,
대부분의 경인지역에서 온 친구들이 3, 4명씩 짝을 지어 서울로 돌아갔는데도,
나는 바로 올라가지 않겠다. 고 친구들에게 말하며 군산에 남아(물론 그들에게도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의 한 친구의 차로(지난번 이삿짐 날라다 준 친구) 앞으로 제가 머물 '성산면'의 한 산골로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바로 여기 산골 생활이 시작될 줄 알았는데, 그 날 저녁 때,
'고'와 '원'(지난 저녁 식사 멤버)이 김치와 고추장 등 몇몇 양념 등과 일용품을 가지고 찾아와,
아직 아무 준비가 안 돼 있다 보니 뭘 끓여 먹을 상황도 아니어서,
일단 그들과 저녁을 먹으러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맛있는 음식에 저녁을 잘 먹고 다시 '성산'으로 돌아오는데,
'고'가 술을 마셔 저를 이 산골로 못 데려다 줄 상황이기도 한 데다, 장을 봐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날 밤은 '고'의 집에서 하룻밤을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일찍 그의 차로 '식자재 백화점'에 가서 장을 본 뒤,
그가 산골까지 데려다 준 걸로부터 제 본격적인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짐을 정리해 놓고, 일단 그 곳의 뒷산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우선 그곳의 지형을 좀 더 꼼꼼이 살피기 위함이었지요.
친구 '채'의 선산이기도 한 뒷산에서 내려다 본 내가 머무는 컨테이너 등의 마을(아래)
이제 지난번 절정이던 '살구꽃'은 시들어가고 있다. (아래)
채의 과수원에 막 피고 있는 '복사꽃'(아래)
내가,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두 그루의 복숭아 나무(아래)
그 복숭아 나무 너머의 컨테이너(그곳이 내 숙소다.) (아래)
산에서 내려오면서 보이는 그곳 마을(아래)
그 날 내가 꺾은 '고사리'(아래)
내 첫 식사(아래), 친구들이 가져온 반찬이 많아 서울에서보다 더 화려한 반찬이다. 물론, 찌개는 내가 끓였지만.
내 생활이 시작되면서, 역시 잠에서 일어나는 시간도 마찬가지로 밤 1시 반에 일어나,
일기 스케치를 하려고 날짜를 기입하는데, 4 월 16일이었습니다.
5 년 전이겠지요? 오늘이 ‘세월호 사건’이 터진 날인데......
(제가 그 얘기를 하는 건,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 '가와 사'도 세월호 사건과 연결되기 때문에 그 즉시 그 생각으로 이어져서입니다.)
그것도 공교로운 현상이지만, 그만큼 내가 이 소설을 질질 끌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지요.
물론 잘 때도 그랬지만, 앉아 있자니 추웠습니다.
그래서 겉옷을 걸치고 목도리까지 했는데도, 허벅지가 시린 건 그 즉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여기로 온 이유이기도 한 '글 작업'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가와 사’ 의 본문이기도 한 6장으로 들어가기까지 했지요.
그리고 오전이 되면서 날이 확 풀려,
일단 뒷산으로 산책을 나가, 고사리도 한 주먹 끊고, 돌아오는 길엔 거기에 자생하는 '개복숭아' 꽃 사진을 찍어 대다가 그걸로 성이 차지 않아 아예 한 가지도 꺾어 옵니다.
다소 우중충한 방 안의 분위기도 바꿀 겸, 그걸 봐가면서 '꽃 그림'도 그리려고요.
친구 '채'의 선산(아래)
고사리 따는 나 (아래)
'개복숭아' 꽃 사진 찍기(아래)
연거푸 이틀을 꺾은 고사리 말리기(아래), 나중에 안 사실인데 고사리를 삶아서 말려야 한다는데, 그걸 모르고 그냥 말리는 모습
이렇게 여기서도 '내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더구나 새로운 공간인데 거기다 산골이라, 한껏 호기심도 작용한 상태로요.
밤에는 주로(자다 일어나면 머리가 맑아서) '글 작업'을 하고, 낮에는 그 외의 다른 일과 병행해 가면서.
그러다 보니, '4월 달력'도 해야만 했는데(사실 이번 달엔, 초순엔 여기 생활을 염두에 두고 달력 만들기를 미뤄두었거든요. 아무래도 여기 생활에 맞춰 달력을 만들 생각으로요.),
여기 지형(채의 선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소재로 하다 보니, 순간,
아, 여기 생활을 'ㅊ 산골'로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미칩니다.
요 며칠 동안,
뭘로 한다지? 하고 저는, 늘 그러듯 제가 사는 곳의 이름을 지으려고 고심했었는데, 한 순간에,
이 친구의 성인 '채'와 이곳 마을이 '창안 부락'이어서,
'채 00의 창안 부락 산골'을 줄여, 'ㅊ 산골'로 하기로 했던 겁니다.
만들고 보니, 썩 괜찮아서, 아예 달력에도 그렇게 적어넣었구요.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복숭아 꽃'도 그리기 시작(아래)
제 하루는 여기서도 바쁘기만 합니다.
시작하면서부터 너무 바쁜 것 같아, 이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방죽 주변에 벚꽃이 만발했는데도, 그 구경도 못가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먹고 사는 것도 시간을 너무 빼앗기는 것 같아,
처음 끓였던 '김치 찌개'가 남아서,
버리기 아까워서 그걸 이용해 '김치 수제비'도 해 먹었답니다.
그래도 맛만 있던 김치 수제비(아래)
의외로 빠르게 여기 생활이 자리가 잡혀가는 모습입니다.
뭔가를 하다 보면 한 나절이 훌쩍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에 더 쪼들리는 기분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으니까요.
더구나 한 번 '복사꽃'에 마음을 주다 보니 그 '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 현상은 여기 과수원에 복사꽃이 다 피고 질 때까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 한창 피어오르고 있으니, 앞으로도 몇 개는 더 그리겠구요......
막 피어오르는 복숭아 나무의 꽃(아래), 지금 내가 제일 기다리고 있는 꽃이다.
앞으로도 몇 차례 변덕을 부리기는 하겠지만 요 이삼일 전부터 날씨가 확 풀려,
여전히 밤과 새벽은 춥지만 낮으론 옷을 한 겹만 입어도 될 정도로 봄날이 완연합니다.
그리고 며칠 햇볕을 쐬었더니, 어느새 얼굴도 제법 그을렸구요.
어제는 친구 '고'가 자기 일을 끝내고 왔는데,
불편하지 않아? 하면서, 무엇보다도 씻어야 할 텐데, 샤워도 못하고 어떻게 살아? 하고 묻기에,
내가 지금 씻는 게 문제야? 그보단 일이 훨씬 중요하거든. 앞으로 여기에 머무는 동안 단 한 번 씻지 않고도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지만, 일이 잘 못된다면 차라리 그게 더 견딜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하고 일축해 버렸지요.
사실 그 친구도 매일 여기에 오고 싶다던데, 제가 반대했거든요.
나, 일하게 좀 내버려 둬! 1 주일에 한 번 정도만 오는 걸 허용할 게! 하고 못을 박아두었거든요.
(그런데도 이번 주만 해도 벌써 2번 째의 방문이었답니다.)
아무튼, 그리고 그 사이에 여기 '재래식 화장실'에도 적응되는 상태고,
아침에 일어나 커다란 냄비에 물을 데워 머리를 감는 것도(바깥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약간 춥기는 합니다.) 얼마든지 견딜 수 있습니다만,
밤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허긴, 집 밖 아무 데나 소변을 보면 되는 곳이긴 하지만) 나가는 일이 제일 귀찮긴 합니다.
그래서 1 주일에 한 번 정도는 '고'의 집에 '세탁물'을 들고 가서 빨래도 하고, 샤워도 하기로 했고,
이렇게,
매일 아침마다 '채'가 농장 일을 하러 오기 때문에(닭, 개, 오리에 먹이를 줘야 하고, 그 넓은 농장 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그가 돌아가는 9시 경에 그의 트럭을 빌어 타고 면까지 나와, 이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면 여러분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이 'ㅊ 산골 이야기'로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첫댓글 반갑습니다.
그곳 생활이 궁금했는데 글쓰는 것 빼고는 제 고창생활하고 흡사한 면이 많군요.
잘 지내십시오.
다음 글 기다리겠습니다.
이제 많이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두 번째 '도서관'에 나와 있답니다... ^^
옛말에 집떠나면 고생이라고 건강 잘 챙기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세요..
어쩌면 여기서 더 건강해질 수도 있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