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용남초에서 2학년 2반 담임을 했다.
지금은 용남초의 학급수가 많았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 해도 한 학년당 두 학급씩의 규모였다.
그 때는 진주 십 일년 살이를 하고 다시 통영으로 왔는데 진주로 떠나기 전의 그 학교인 용남초로 발령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고학년을 하다가 2학년을 맡게 되니 너무 귀엽고 예뻤다.
뭐든지 의도하던 대로 아이들은 잘 따라와 주었다.
오죽 했으면 개인 일기와 함께 2학년인데도 모둠일기를 매일 썼다.
모둠일기장을 한 아이가 써 와서 아침에 모둠에 올려 놓으면 먼저 등교한 아이들 순으로 댓글을 달아준다.
그 댓글은 얼마나 공감의 장인지 매번 감동이었다.
헤어질 때 너무 서운해서 2022년 2월 22일 오후 2시에 청구아파트 101동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랬던 아이들이 수능을 치고 대학생이 된다.
수능 전에 파자마를 만들어 주었다.
대입 합격 하고나면 우리집에서 모여 그 파자마 입고 파자마파티 하자고.
오늘이 그날이다.
우리반 했던 아진, 민서는 경인, 진주교대에 합격했는데 둘 다 경인으로, 승준이는 대구, 부산교대에 합격 했는데 부산교대로 가기로 했다.
인성이 좋은 아이들이 모두 선생님이 된다니 더 없이 좋다.
그래서 입학하기 전에 멘토를 정해 주면 좋을 거 같아 김근표선생님께 부탁을 드렸다.
내가 교직에서 만난 제일 멋진 선생님이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알며 진지하고, 성의 있고 모든 면에서 능력이 있는 멋진 남자다.
패션 감각도 남다르다.
선생님도 내가 취지를 말하며 부탁하자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저녁준비를 하고 파자마바지 다섯 벌을 준비했다.
김근표선생님의 여친 거도 커플룩으로 준비했다.
첫 만남이라 어색한 분위기일텐데도 역시 김근표선생님다운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 주었다.
딱 내가 원했던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아니 기대 이상의 내용이었다.
참 좋은 청년, 참 좋은 아이들이다.
교직은 희망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