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람이 참 좋습니다.
오늘도 딱 일하기 좋은 바람이 온 몸을 감싸주네요.
선생님은 정해진 시간보다 늘 먼저 오셔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예초기를 가지고 오셔서 골마다 풀을 제거해 주시구요.
그동안 7학년, 마을인생학교 동무들은 나머지 감자를 캐고 옮기고, 그 자리엔 들깨 모종을 이사시킵니다.
밭에서 일하는 동안 몸이 불편한 언연과 재열이는 새참을 만듭니다.
감자를 캐는데 땅마다 씨알 크기가 다름이 확연합니다.
당연한 일인데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그렇게 크지도 않은 밭에 두둑마다 갖추어진 조건이 조금 다를 뿐인데 그 드러남의 차이는 큽니다.
문득 일상의 힘이라는 것으로 느껴졌네요.
같은 일상을 사는 것 같은데 사람마다 저마다의 빛깔이 다르고
무엇보다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겠구나...
이번에는 기계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셨는데 주제가 기계이기도 보다는 검소한 삶에 대한 말씀이셨어요.
당신이 사용하고 계신 차와 경운기를 20년 훌쩍 넘게 사용하고 계신데 그 기계들을 사용하고 나면 잘 닦아서 보관하신다고...
오래전 부터 검소하게 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셨기에 그러한 습관이 생겼다며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행위에 대해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셨네요.
두더지가 한말씀 보태길 " 물건을 쉽게 버리는 사람은 사람도 쉽게 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 밭일을 하면서 크게 느낀 것은 나의 몸을 잘 돌보는 것이 밭을 잘 돌볼 수 있는 거름이겠다 했네요.
나의 상태에 따라 밭을 만나는 나의 자세와 모습이 다르니... 참 세심해야겠구나 했지요.
늘 밭을 돌봐주시는 분들... 그리고 그 분들을 돌봐주시는 분들....
차곡차곡 서로 서로 이어져서 참 고마운 만남이었습니다.
다같이 하는 일이 끝났지만 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일하는 동무들의 뒷모습도 참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