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로,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로,
여성 활동가로, 사회복지사로 활동중인
이영미 작가
글 : 이문자(전시가이드 편집장)
이영미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활동적이어서 몸으로 하는 일들에 관심이 많았다. 청각장애가 있었던 작가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장애가 점점 심해졌고, 그러다 보니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문학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청각장애인인 운보 김기창 화백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그 분의 활동에 감동을 받아 미술쪽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시기가 16세였고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예술로 한계와 경계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붓을 잡는 시간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작가는 작품을 할때에도 일찍이 장애에 대한 사회차별과 빈부격차에 대한 계층간 차이와 사람들의 가치관들이 부딪치는 갈등에 눈을 뜨다 보니, 동시대에 서서 가능한 잘 살아가기 위한 사이좋은 소통과 화합을 위한 상생과 조화에 필요한 사랑과 희망, 포용 용기 등이 작가가 작품속에 담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하였다.
그런 노력이 통해서일까?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용비어천가 판본체로 대자(大字)로 표현하고 세부적인 것은 민체(民體) 협서로 표현하고 바탕에 길을 의미하는 황토빛 배경을 깔았는데, 선정된 것은 아마 한글로서는 드물게 강인한 의지가 표현되고 한국적인 용비어천가 판본체를 힘차고 활기차게 희망의 생동감을 잘 표현해서 그런이유 인지는 몰라도 작가의 작품이 중등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이영미 작가는 장애를 가지고 서예가로,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로, 여성 활동가로, 사회복지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활동상이 큰 역할을 하였다. 작가에게 김기창 화백은 훌륭한 동양화가요, 스승으로 김기창 화백에 대한 동양화의 정보가 없었다면 자신은 현재의 예술인이 되지 않고 아마 다른 삶을 살았을거라고 한다. 지금 현재는 자신의 다양한 활동이 세상에 알려져, 어린 장애아동들이, 후배여성장애인들이 희망과 용기의 계기가 되어 붓을 잡고 훌륭한 미술작가로 성장 하거나 또는 사회의 어려운 계층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인권활동 또는 복지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 가장 보람 되다고 한다.
사람들은 나름 소신을 가지고 활동하는 이영미 작가를 보며 장애인이 아니고 비장애인과 똑같다는 말을 할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애를 입은 신체는 죽을때까지 지속되며 장애로 인한 어려움은 신체적 장애로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한다. 이렇게 신체적 어려움을 딛고 비장애인들의 작가등용문들과 같은 공모를 통해서 작가로 등단하고 개인전 등의 활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장애로 인한 특혜를 받았다거나 왜 본인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하느냐 하는 편견들이 힘든데, 이제 그러한 것에도 익숙해져, 숨기보다 당당히 드러내어 활동하고 틈이 나고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편견을 바로잡는 장애인미술인에 대한 인식개선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장애인들이 어려운 것은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어렵고 경제력으로 가능한 교육활동, 사회활동도 및 문화예술 활동이 제한되어 있어 가능하면 본인들이 선택하고 접근할 수 있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보급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부족하지만 작가의 활발한 활동을 보며 한 사람의 후배장애인이라도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한다.
작가는 다음 전시를 앞두고 서예가 선현의 사상이나 문장, 또는 현대의 명시들을 문자로 표현하고 법고창신에 국한된 것이 아닌 작가가 스스로 문장을 짓고 표현하고 좀 더 대중에게 공감도가 높아지도록 하는 시, 서, 화 일치의 주제로 작업을 진행 중이고 10월 중순에 라메르 갤러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작품은 작품이지 작품안에 장애의 어려움은 드러나지 않는다는 작가는 오히려 장애의 한계를 딛고 세상과 상생하고자 하는 의지와 깊이는 더 진할 수도 있고, 장애는 서로 다름이 아닌 어차피 한계가 있는 육신의 불편함이니 색다른 눈으로 보지 말고 어려움을 딛고 예술활동을 하는 장애인작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일반인보다 더 많은 현실에서 작가활동을 하는 장애인전업작가들의 입지를 위해 좋은 사회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전하고 있다.
붓을 잡을 때 서예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법고창신을 위한 중봉이며 중봉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오히려 자유로움을 제한할때이다. 그리고 수북문인화에서는 에서는 형태보다 먹의 농담을 조절하여 담박한 옛 선비의 여유로움을 살려서 새롭게 현대에 맞게 조형을 이루는 것인데 이는 평생 정진해서 걸어가야하는 길에 대한 무한한 여정을 제시하는 것이라 붓을 잡을때는 행복하다. 내가 걸어가는 길에 대한 희망이 때로는 나를 희망의 주인공으로 만들게 하고 내가 걸어가는 길이 때로는 내가 길이 되어 누군가가 따라오게 하는 것이 보람스럽고 45년 가까이 걸어왔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진하고 싶다 . - 작가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