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념 수행하면 탑처럼 예배 받아
아홉 가지 출세간법 수행하며
지혜로운 자들이 각자 알아야
법 공덕 정확한 의미 숙지하고
정형구로 마음챙김·염송 반복
법수념(法隨念, Dhammānussati)은 법의 공덕에 마음챙기며 집중하는 명상법이다. ‘마하나마 경(A6:10)’은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다음과 같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한다. ‘법은 세존에 의해서 ① 잘 설해졌고 ②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③ 시간이 걸리지 않고 ④ 와서 보라는 것이고 ⑤ 향상으로 인도하고 ⑥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그런데 법이 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인지, 어떤 이유에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 것인지, 사실 우리는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법의 덕이 가진 의미를 먼저 파악하고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청정도론’ 제7장을 참고하여 정리해보고자 한다.
‘청정도론’은 말하길, 두 번째부터 여섯 번째 덕까지는 아홉 가지 출세간법을 의미한다고 했다. 출세간법이란 네 가지 도(道)와 네 가지 과(果), 그리고 열반을 말한다. 그러니까 법수념에서 말하는 법(法)은 부처님의 가르침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출세간법을 의미한다고 이해해야 한다. 지난번에 첫 번째 덕을 다루었고, 이번에는 나머지 다섯 가지 덕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뤄보고자 한다.
법의 두 번째 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인가? 어떤 이유로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라 했는가? 수행자가 열반을 증득하고 체험하는 것은 수행을 통해서이다. 즉 위빠사나 지혜의 정점에서 수행자는 물질과 정신을 초월하는 열반을 증득한다. 그때의 열반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지, 타인이 보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세 번째 덕은 ‘법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가? 위빠사나 수행자가 출세간의 ‘도’의 마음을 체험했을 때, ‘과’의 마음을 얻는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과일이 익기 위해서나 업이 결과를 맺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출세간 도의 마음을 체험한 수행자에겐 바로 그 다음 찰라에 과의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법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네 번째 덕은 ‘법은 와서 보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어떤 이유로 그렇게 말했는가? 출세간 법은 그저 허구나 희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행자가 위빠사나 지혜의 정점에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 고유성질로 존재하기 때문이며, 또한 청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서 보라고 초대할 만한 것이기에 ‘와서 보라는 것’이라 했다.
다섯 번째 덕은 ‘법은 향상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말했는가? 아홉 가지 출세간법은 오직 수행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깨달아 증득하는 것이다. 그 법이 수행자의 마음을 출세간으로 인도하기 때문에, ‘법은 향상으로 인도한다’고 한 것이다.
여섯 번째 덕은 ‘법은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라고 했다. 어떤 이유로 그렇게 말했는가? 도와 과, 열반을 실현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서 보고 체험하는 것이지, 은사나 제자 등 타인이 보고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은 지혜로운 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법의 덕이 가진 의미를 정확하게 숙지한 후에, 여섯 가지 덕 전체를 정형구의 형태로 계속 반복해서 마음챙기며 염송한다. 한동안 그렇게 하다가 한 가지 덕만 선택해서 거기에 온전하게 집중을 한다. 그러면 본삼매는 얻지 못하지만 근접삼매를 얻을 수 있다.
‘청정도론’에서는 “법의 덕을 봄으로써 법에 대한 존경심을 내고 믿음이 깊어진다. 희열과 기쁨이 커진다. ‘법의 공덕을 계속해서 생각함’을 항상 몸속에 지니고 있을 때, 그의 몸도 탑묘처럼 예배를 받을만하다. 또 그의 마음은 위없는 법의 증득으로 향한다”고 했다.
법수념 수행을 많이 하면 수행자의 몸도 탑처럼 예배를 받을만하다니, 이 얼마나 신심나는 말인가? 필자는 이 대목에서 늘 기쁘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첫댓글 初期佛敎瞑想 - 24. 法隨念瞑想 ② 定形句로 마음챙김·念誦 反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