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한 번씩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5월은 오늘 31일(금) 그 두 번째 시간을 가졌다.
최대로 간단하게 준비한 이번 메뉴는 “유부초밥과 건강 과일”이다.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예산을 받아 어제 퇴근하면서 장을 미리 보았다.
유부초밥 만들 재료와 각종 과일들...
오늘은 아침에 밥을 해야 해서 평소보다 30분 일찍 학교에 출근한다.
도착하자마자 쌀을 씻고 밥을 안친다.
유부초밥을 만들 목적이기에 물을 평소보다는 조금만 잡아 꼬들꼬들하게 밥을 짓는다.
그 사이 과일들을 씻고 자르고 쟁반에 담고 있는데 학생들이 한두 명씩 찾아든다.
티 안 나게 하려고 했는데 소리가 났는지 냄새가 났는지 어떻게 알고 와서는 도와주겠단다.
고마운 녀석들...
학생들에게 과일 세팅을 맞기고, 난 갓 지어진 밥에 유부초밥을 만들기 위한 양념을 만들어 각 테이블에 놓아둔다.
조별로 만들어 먹어보게 하기 위함이다.
만드는 이의 수고로움을 알고 이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하려고 한다.
1인당 10장의 유부를 주고 절반은 본인을 위해, 절반은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들기로 규칙을 정한다.
유부를 한 장씩 펴서 그 사이로 밥을 밀어 넣는다.
공부할 때보다 더 열심이다.
밥 한톨 한톨 흘릴까봐 조심하며 유부초밥을 만드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어떤 학생은 만들자마자 홀딱 자기 입에 넣기도 하고, 또 어떤 학생은 만들어서 예쁘게 쟁반에 펼치기도 한다.
요리하는 과정만 보아도 다들 스타일이 다르다.
같은 상황이어도 같은건 하나도 없다.
다르면 다른 데로 다 소중하고 귀하다.
모두 모여 함께 만든 유부초밥과 건강 과일 가득한 오늘 아침, 학교의 풍경은 유독 왁자지껄하고 행복하다.
학교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역시 함께 먹는 것이 최고구나.
맛난거 있으면 함께 나눠 먹는 그런 마음, 소중하고 귀한 마음이다.
이번달 아침 식사도 대성공이다.
다음달 메뉴는 뭐로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