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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팔배사八背捨
배사背捨 이하 여섯 법문20)은 모두 불괴법不壞法에 속한다.
20)배사 이하 여섯 법문 : 팔배사·팔승처·일체처·구차제정·사자분신삼매·초월삼매를 말한다.
불괴법에는 네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관찰하는 선이고,
둘째는 단련하는 선이고,
셋째는 훈숙하는 선이고,
넷째는 정교하게 가다듬는 선이다.
배사·승처·일체처의 세 가지 문은 모두 관찰하는 선(觀禪)에 속하고,
구차제정은 단련하는 선(鍊禪)이며,
사자분신삼매는 훈숙하는 선(熏禪)이고,
초월삼매는 정교하게 가다듬는 선(修禪)이다.
팔배사八背捨란
내유색상외관색內有色相外觀色·내무색상외관색內無色相外觀色·정배사신작증淨背捨身作證·허공처배사虛空處背捨·식처배사識處背捨·불용처배사不用處背捨·비유상비무상배사非有想非無想背捨·멸수상배사滅受想背捨이다.
배사란
정결한 오욕(淨潔五欲)마저 등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사를 이루면 해탈을 얻는다.
욕계의 빛깔·소리·냄새·맛·촉감은 거칠고 피곤하게 하는 법인데, 이 법에 탐착하여 삼악도에 빠지는 것을 더러운 오욕(不淨五欲)이라 한다.
욕계정·사선·사공정에 맛 들여 집착을 일으키는 것을 정결한 오욕이라 한다.
이 법은 능히 정결한 오욕마저 등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첫 번째 배사를 설명하겠다.
안팎21)의 색을 무너뜨리지 않고, 안팎으로 색의 모습을 소멸시키지도 않은 채 더럽다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색을 관찰한다.
이것을 초배사初背捨라고 한다.
왜 그런가? 중생에게는 애행愛行과 견행見行의 두 가지 결박하고 부리는 번뇌가 있다. 애착이 많은 사람은 즐거움의 집착에 묶이는 경우가 많아 밖의 번뇌에 속박되므로 바깥 몸을 더럽다고 관함을 닦아야 한다. 소견이 많은 사람은 대부분 내 몸이 있다는 견해에 집착하여 안의 번뇌에 속박되므로 자신의 몸을 더럽다고 관함을 닦아야 한다. 그러므로 배사관背捨觀을 닦는 것이다.
21)안팎 : 안(內)은 자신을 말하고, 밖(外)은 자신 이외의 사람이나 사물을 말한다.
수행자의 번뇌는 대부분 안에서 먼저 일어나므로 안의 관찰이 이루어진 뒤에 더럽다는 마음으로 밖을 관찰한다.
어떻게 안을 관찰하는가?
수행자가 몸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여 엄지발가락을 잘 관찰해 보면 마치 크고 통통한 검은 콩처럼 생각되고, 또 누에와 같은 모양으로 생각된다. 이런 모양이 되는 것을 보고 나서는 다시 불어나 배콩만큼 커지고 또 계란만큼 커지는 것을 생각한다. 이어서 모든 발가락과 발바닥까지 보고, 다음엔 오른쪽 다리도 이와 같이 관찰한다. 이어서 차례로 온몸을 두루 보는데 사지와 배와 등과 모든 마디와 모든 구멍에 이르기까지 곳곳이 불어나는 것을 본다. 머리에서부터 발에 이르고 발에서부터 머리에 이르며 온몸을 돌아가며 관찰하는데,
부르터서 불어나는 것만 보며 혐오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다음에는 무너지는 모습을 관찰한다. 썩어 문드러지고 피로 더럽혀지며 벌레와 고름이 흘러나오고, 배가 터져 모든 내장이 드러난다. 이와 함께 서른여섯 가지 물질은 냄새나고 문드러지고 더럽다. (이와 같이 관찰하면) 혐오하는 마음이 생겨 자기 몸이 길가에 죽어 쓰러진 개와 다름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관찰하게 된다.
밖으로 사랑하는 남녀의 몸을 관찰하는 것도 이와 같다. 그러면 사랑할 수도 즐거워할 수도 없다. 모든 것이 구상九想의 방법과 같으나 다만 산상散想과 소상燒想 두 가지가 없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 관을 닦을 때에 욕계의 번뇌가 아직 그치지 않았다면
이 관에 오래 머물러 싫어하고 혐오하는 마음을 완전히 성숙시켜 탐욕과 애착을 벗어나야 한다.
그런 뒤에 더 나아가 백골관白骨觀을 닦는다.
한마음으로 고요히 선정에 들어 미간을 잘 관찰하면서 피부와 살이 찢어져 벌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면 백골이 드러나는데 손톱 크기만 한 것까지 아주 분명하게 드러난다. 차차 마음을 위로 향하면서 피부와 살을 벗겨 내면 이마뼈가 보이고 머리카락과 이마 경계 지점의 뼈가 보인다. 나아가 정수리뼈의 피부와 살까지 벗겨지면 해골이 완전히 드러난다. 다시 생각을 머리에서부터 아래로 내려 피부와 살을 모두 마음을 따라 벗겨 내면서 차츰 발에 이른다. 그러면 뼈만 남은 사람이 마디와 마디가 서로를 지탱하며 단정하게 앉아 움직이지 않는 것만 보게 된다. 수행자는 이때 선정에 든 마음으로 이 뼈가 인연으로부터 생긴 것임을 관찰한다. 발가락뼈로 인하여 발뼈가 지탱되고 있고, 발뼈로 인하여 복사뼈가 지탱되며, 복사뼈로 인하여 정강이뼈가 지탱되고, 차례로 서로 의지하여 무릎뼈·넓적다리뼈·엉덩이뼈·허리뼈·등뼈·갈비뼈에 이른다. 또한 등뼈로 인하여 위로는 목뼈가 지탱되고, 목뼈로 인하여 턱뼈가 지탱되며, 턱뼈로 인하여 치아가 지탱되고, 그 위에 해골이 있게 된다. 또한 목뼈로 인하여 어깨뼈가 지탱되고, 어깨뼈로 인하여 위팔뼈·아래팔뼈·손바닥뼈·손가락뼈로 이어진다. 이와 같이 계속하여 서로 의지하면서 360개의 뼈마디가 있다.
그 하나하나를 자세히 관찰해 큰 것과 작은 것,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안다.
이들이 함께 있는 모습은 인연에 의지한 것이고 거짓된 것이므로 이 가운데는 주체도 없고 나도 없다.
八背捨第二十四章
從背捨以下。六種法門。並屬不壞法。
不壞法有四意。謂觀鍊熏修也。背1)拾 [3]
勝處。一切處。三門。並屬觀禪。九次第
定。即是鍊禪。師子奮迅。即是熏禪。超
越三昧。即是修禪也。
八背捨者。一內有色相外觀色。二內
無色相外觀色。三淨背捨身作證。四
虛空處背捨。五識處背捨。六不用處背
捨。七非有想非無想背捨。八滅受想背
捨。背捨者。背是淨潔五欲。捨是著心。
言背捨成而得解脫也。欲界麤弊色聲
香昧觸。貪著是法。沉沒三塗者。名爲
不淨五欲。欲界定四禪四空中。生味著
者。名爲淨潔五欲。此法。能背淨潔五
欲。捨是著心也。
第一背捨者。不壞內外色。不內外滅色
相。已是不淨心觀色。是名初背捨。所
以者何。衆生有愛行見行二結使。愛多
者。樂著多縛。爲外結使。故修觀外身
不淨。見多者。多著身見。爲內結使。修
觀內身不淨。故修背捨觀。行者多先從
內起。內觀旣成然後。以不淨心觀外。
云何觀內。行者端身正心。諦觀足大拇
指。想如大豆脹黑。亦如脚蠒之相。觀
此相成。復想脹起如梨豆大。如鷄卵大。
次觀諸指。及於脚心。次觀右脚。亦復如
是。次次至於遍身。四肢腹背。諸節諸
孔。處處腫脹。從頭至足。從足至頭。循
「拾」疑「捨」{編}。
身觀察。但見腫脹。心生厭惡。復觀壞
相。腐爛血汚。蟲膿流出。腹旣拆破。見
諸內臟。及三十六物。臭爛不淨。心生
厭惡。自觀己身。與路傍死狗無異矣。
觀外所愛男女之身。亦復如是。不可愛
樂。俱如九想法。而但除散燒二相爲異
耳。修此觀時。欲界煩惱。猶未息者。久
住此觀。令厭心純熟。離於貪愛。爾時
應當進修白骨觀。一心靜定。諦觀眉間。
想皮肉裂開。而見白骨。如爪大。的的
分明。次當以心向上。裂開皮肉。而見
額骨。及髮際骨。以至頂骨。皮肉脫落。
髑髏骨出。復想從頭向下。皮肉皆隨心
剝落。漸漸至足。但見骨人。節節相拄。
端坐不動。行者爾時。定心諦觀。此骨
從因緣生。依因指骨。以拄足骨。依因
足骨。以拄踝骨。依因踝骨。以拄膊骨。
次次依因。以至膝骨䏶骨臗骨腰骨脊
骨肋骨。復因脊骨。上拄項骨。依因項
骨。以拄頷骨。依因頷骨。以拄牙齒。上
有觸髏。復因項骨。以拄肩骨。依因肩
骨。以至臂骨腕骨掌骨指骨。如是展轉。
相依而有。三百六十骨節。一一諦觀。
知大知小。知强知輭。共相依假。而是
어떻게 자신의 몸이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겠는가.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은 바람 기운이지 몸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느낌을 관찰하고 마음을 관찰하고 나아가 법을 관찰해 보면 모두 거짓된 것으로서 주체도 없고 자아도 없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면 아견을 타파하게 되고 오욕이 없어지게 된다.
이때 다시 머리에서 발까지 발에서 머리까지 온몸을 돌아가며 자세히 관찰하면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백골관을 깊이 연마해야 한다. 그러면 힘줄과 뼈가 모두 없어지고 뼈 색깔이 흰 마노나 조가비와 같아진다. 이렇게 깊이 관찰하기를 쉬지 않으면 뼈에서 흰 광채가 번쩍거리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나서
미간을 자세히 관찰하면 또 빛나는 흰 광채가 모두 마음으로 모이는 것을 보게 된다.
이때 이 빛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마음을 미간에 고정시키기만 한다.
그러면 그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저절로 머물게 되고,
선근이 개발되어
미간에서 여덟 가지 색의 빛이 빙글빙글 돌면서 나와 시방을 두루 비춰 모두 밝고 깨끗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여덟 가지 색이란 지地·수水·화火·풍風·파랑(靑)·노랑(黃)·빨강(赤)·하양(白)인데, 이런 색의 빛은 세간에는 없는 것이다.
이때는 마음이 안온하게 안정되고 기쁨과 즐거움이 한량없다.
다시 마음을 거두어
이마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마음을 대상에 집중하면 또 여덟 색깔의 빛이 빙글빙글 돌면서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선정에 든 마음으로 이마 끝단과 정수리·두 귓구멍·눈썹뼈·눈뼈·코뼈·입뼈·이빨·턱뼈·목앞뼈·목뒤뼈 등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차례로 관찰하면 360개의 모든 골절에서 빛이 빙글빙글 돌면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고, 온몸에서 빛을 발하여 일체를 비춰 밝고 깨끗하게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때 수행자는 선정의 마음에서 희지喜支와 낙지樂支 등 다섯 가지 지支를 모두 갖추게 되니,
이것을 초배사를 증득한 모습이라고 한다.
안으로는 뼈만 남은 사람의 모습이 없어지지 않았으므로 ‘안에 색의 모습이 있다(內有色相)’고 하고,
밖으로 여덟 가지 빛과 욕계의 더러운 경계를 보므로 ‘더럽다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바깥 색을 관찰한다(以不淨心觀外色)’고 한다.
수행자는 안팎의 더러운 색을 보기 때문에 욕계를 등지고 버리며 마음으로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게 된다.
여덟 가지 깨끗한 색을 보므로 초선初禪을 알게 되어 무명의 경계 중 거칠고 열등한 것들을 버리고 마음으로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것을 ‘정결한 오욕마저 등지고 거기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中無主無我。何者是身見也。出入息是
風氣。非身非我。觀受觀心。乃至觀法。
悉知虛誑。無主無我。作此觀已。即破
我見。五欲除滅。爾時復當。從頭至足。
從足至頭。循身諦觀。深鍊白骨。百徧
千徧。筋骨皆盡。骨色如珂如貝。深觀
不已。則見骨上。白光煜爚。見是相已。
即當諦觀眉間。亦見白光焴焴。悉來趣
心。爾時不取光相。但定心眉間。而若
心恬然。任運自住。善根開發。即於眉
間。見八色光明。旋轉而出。徧照十方。
皆悉明淨。八色者。地水火風。靑黃赤
白也。此色光明。非世所有。是時心定
安隱。喜樂無量矣。還復攝心。諦觀於
額。住心緣中。復見八色光明。旋轉而
出。如是次第。定心觀髮際頂。兩耳孔
眉骨眼骨。鼻口齒頷骨。頸項骨。從上
至下。三百六十諸骨節。悉見光明。旋
轉而出。徧身放光。普照一切。悉皆明
淨。爾時行者。定心喜樂。五支具足。是
名證初背捨相。以內骨人未滅故。名內
有色相也。見外八種光明。及欲界不淨
境。故云以不淨心觀外色也。行者。見
內外不淨色故。背捨欲界。而心不喜樂。
두 번째 배사는
자기 몸 안의 색상을 무너뜨려 없애고 바깥의 색상은 없애지 않은 채 더럽다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바깥 색을 관찰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첫 번째 배사에서 뼈만 남은 사람이 빛을 뿜어 두루 퍼지고 나면, 수행자는 제2선의 내정지에 들어가려고 자기 몸 안의 뼈만 남은 사람을 무너뜨려 없앤다. 그러나 여전히 바깥 백골의 더러운 모습을 관찰한다.
수행자는 첫 번째 배사를 성취한 다음 각과 관이 어지럽게 움직이는 것을 마음에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몸 안의 뼈만 남은 사람은 비고 거짓되어 알맹이가 없으며 안팎이 뻥 뚫려 있음을 자세히 관찰한다.
그리하여 오로지 무너져 흩어지고 닳아 없어지는 모습만 취한다.
이와 같이 관찰할 때,
그 뼈대가 썩고 문드러지고 부서지며 먼지처럼 흩어져 허공으로 돌아가는 것을 차례대로 보게 되고, 자기 몸 안의 색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때 다만 마음을 거두어 선정에 들어가 바깥의 광명과 더러운 대상을 반연하고, 한마음으로 대상에 집중하고 각과 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면 곧 안의 마음이 활연히 밝고 깨끗해지며 삼매에 바로 들어가 큰 기쁨이 함께 일어나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여덟 가지 빛이 안의 깨끗함(內淨)으로부터 나와 시방을 밝게 비추는데, 전보다 곱절로 뛰어나다.
이미 이 법을 증득했다면 곧 제2선을 알게 되어 헛되고 거짓되며 거칠고 열등한 것들을 혐오하고 물리쳐서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배사라고 하며,
또 무루의 제2선이라고 한다.
세 번째는 정배사淨背捨이고
몸으로 증득하는 것(身作證)이다.
깨끗함을 반연하기 때문에 ‘정淨’이라고 하고, 온몸으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신작증身作證’이라고 한다.
왜 그런가? 수행자가 두 번째 배사를 성취한 다음 바깥의 더러움을 관찰하는 것을 마음에 받아들이지 않고 남김없이 모두 무너뜨리며, 또한 큰 기쁨이 용솟음치는 것도 마음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단지 마음을 거두어 여덟 색의 찬란한 빛을 자세히 관찰하여 깊은 삼매에 들어간다. 이 여덟 가지 색을 단련하여 지극히 밝고 깨끗하게 해 마음을 대상에 집중하면 곧 사라지듯 선정에 들어가며 즐거움이 함께 생겨난다.
見八種淨色。故知初禪。無明境界麤劣。
即能棄捨。而心不染著。是名背是淨潔
五欲。捨是著心也。
第二背捨者。壞滅內色相。不壞滅外色
相。以是不淨心觀外色也。所以者何。
行者。於初背捨中。骨人放光旣徧。欲
入二禪內淨故。壞滅內骨人。猶觀外白
。不淨之相。行者。於初背捨後。心中
不受。覺觀動亂。諦觀內身骨人。虛假不
實。內外空踈。專取壞散磨滅之相。如
是觀時。漸見骨人。腐爛碎壞。猶如塵
粉。散滅歸空。不見內色。是時但攝心
入定。緣外光明。及與不淨。一心在緣。
不受覺觀。即覺內心。豁然明淨。三昧
正受。與大喜俱發。即見八種光明。照
從內淨。出明十方。倍勝於前。旣證此
法。即知二禪。虛誑麤劣。厭背不著。故
名背捨。亦名无漏第二禪也。
第三淨背捨身作證者。緣淨故云淨。徧
身受樂。故云身作證。所以者何。行者。
於二背捨後。心不受觀外不淨。悉皆
壞滅。無有遺餘。亦不受大喜勇動。但
攝心諦觀。八色光耀。入深三昧。鍊此八
色。極令明淨。住心緣中。即泯然入定。
여덟 가지 색의 빛은 맑고 밝고 깨끗하여 묘한 보배의 광명처럼 온 세계에 가득 차고, 마음을 밝고 깨끗하게 비춘다. 그러면 즐거움이 점점 늘어나 몸에 두루 가득하고 온몸으로 기쁨을 느끼게 된다.
이 법을 증득하고 나면 근본선根本禪을 버리고 마음으로 좋아하거나 집착하지 않게 되므로 정배사淨背捨라고 한다.
또 무루의 제3선이라고도 한다.
네 번째는 허공배사이다.
수행자는 욕계정을 성취한 뒤에는 자기 몸의 피부와 살 등 더러운 색을 이미 없애고,
첫 번째 배사를 성취한 다음에는 자신의 백골 등의 색을 이미 없애며,
두 번째 배사를 성취한 다음에는 바깥의 온갖 더러운 색을 이미 물리치게 되어 오직 여덟 가지 깨끗한 색만 남게 된다.
제4선에 이르러 “이 색은 모두 마음을 의지하여 머무르니, 비유하면 허깨비의 색이 허깨비 마음에 의지하여 머무는 것과 같다.”고 관찰한다.
만일 마음이 색을 버리면 색은 곧 물러나 사라지고, 일심으로 공空을 반연하여 공과 상응하면 곧 가없는 허공처虛空處에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색을 사라지게 하는 방편이다.
수행자가 허공배사에 들어가려면
마땅히 먼저 공처정에 들어가 색色을 등져서 버리고 무색無色을 반연하여야 한다.
여기서 여덟 가지 성스러운 관법(八聖種觀)22)을 닦으면 무색법 역시 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비록 공처정에 머무르지만 허공정虛空定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이것을 허공배사라 한다.
22)여덟 가지 성스러운 관법(八聖種觀) : 사무색정 가운데 공처정을 타파하고 식처정에 들어갈 때 행하는 관법이다. 수상행식이 모두 병·종기·부스럼·가시와 같음을 관찰하고, 또 무상·고·공·무아로서 거짓되고 실체가 없음을 관찰하는 것이다. 앞의 네 가지 관찰은 현상을 관찰하는 것(事觀)이라 할 수 있고, 뒤의 네 가지 관찰은 이치를 관찰하는 것(理觀)이라 할 수 있다. 이 여덟 가지 관찰을 통해 공처정도 수상행식이 화합한 것이므로 알맹이가 없다고 관한다.
다섯 번째 식처배사,
여섯 번째 무소유처배사,
일곱 번째 비유상비무상처배사는
모두 위의 법과 같으니, 앞의 예로 비추어 보면 알 수 있다.
여덟 번째 멸수상배사는
수受와 상想 등 온갖 심법心法과 심수법心數法(心所法)을 등지고 없애는 것이다.
왜 그런가?
비상非想(非有想非無想處)에는 거친 번뇌가 없긴 하지만 사음四陰(受·想·行·識)과 이입二入(意入處·法入處)과 삼계三界(意根界·法境界·意識界)의 열 가지 미세한 심수법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수受, 둘째 상想, 셋째 행行, 넷째 촉觸, 다섯째 사思, 여섯째 욕欲, 일곱째 해解, 여덟째 염念, 아홉째 정定, 열째 혜慧 등이다.23)
23)『俱舍論』에서는 이 열 가지를 심소법 중 대지법大地法으로 분류하고, 유식에서는 앞의 다섯 가지를 변행심소遍行心所, 뒤의 다섯 가지를 별경심소別境心所로 분류한다.
수受란 무엇인가?
식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상想이란 무엇인가?
식으로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행行이란 무엇인가?
법法의 작용이다.
촉觸이란 무엇인가?
의근의 접촉이다.
사思란 무엇인가?
법을 사유하는 것이다.
욕欲이란 무엇인가?
선정에 들어가고 나옴을 말한다.
해解란 무엇인가?
법을 이해함이다.
염念이란 무엇인가?
삼매를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정定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여법하게 머무름을 말한다.
혜慧란 무엇인가?
혜근慧根24)과 혜신慧身25)을 말한다.
24)혜근慧根 : 이십이근의 하나 또는 오근의 하나로서, 혜는 우리로 하여금 진리를 깨닫게 하는 수승한 능력이 있으므로 근이라 한다. 『俱舍論』에서는 칠십오법 중 대지법大地法으로 분류하였다.
25)혜신慧身 : 오분법신五分法身의 하나로서 무루의 지혜로 성취한 몸을 말한다.
수행자는 비상배사非想背捨(非有想非無想背捨)에서 비록 비상非想(非有想非無想處)을 집착하지는 않으나
모든 심수법을 없애지 못했기 때문에 멸수상滅受想(滅受想定)으로 들어간다.
그리하여 한마음으로 진제만 반연해 음陰·입入·계界를 끊으면 온갖 행의 인연이 다 사라진다.
수受가 사라짐으로부터 시작해 혜慧가 사라지며, 온갖 심수법이 다 사라지고 심수법이 아닌 것26) 또한 사라진다.
지금 등지고 버리고자 한다면
다시 모름지기 진제를 관찰하는 수受와 상想 역시 궁극의 고요함이 아님을 깊이 알아서,
관찰하는 주체인 정의 수(定受)와 혜의 상(慧想)을 버려야 한다.
이렇게 진제를 반연하는 정定과 혜慧의 두 가지 마음을 버리기 때문에 ‘수와 상 등 온갖 심수법을 등지고 없앤다’고 하였다.
26)심수법이 아닌 것 :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 등을 말한다.
與樂俱生。八色光明。淸淨皎潔。如妙
寶光。徧滿諸方。照心明淨。樂漸增長。
徧滿身中。擧體怡悅。旣證此法。背捨
根本。心不樂著。故名淨背捨。亦名無
漏三禪也。
第四虛空背捨者。行者。於欲界定後。
已除自身皮肉不淨之色。初背捨後。已
滅內身白骨之色。二背捨後。已却外一
切不淨之色。惟有八種淨色。至第四禪。
此色皆依心住。譬如幻色。依幻心住。
若心捨色。色即謝滅。一心緣空。與空
相應。即入無邊虛空處。此滅色方便也。
行者。欲入虛空背捨。當先入空定。背
捨色而緣無色。修八聖種觀。即知無色
之法。亦是無常故。雖住空定中。而不
著虛空定。是名虛空背捨也。
第五識處。第六無所有處。第七非有想
非無想處背捨。皆如上法。照例可知也。
第八滅受想背捨者。背滅受想諸心心
數法。所以者何。非想中。雖無麁煩惱。
而具足四陰。二入。三界。十種細心數法。
云何十種。一受。二想。三行。四觸。五
思。六欲。七解。八念。九定。十慧。云何
爲受。所謂識受。云何爲想。所謂識想。
『선학입문』 禪學入門下卷(ABC, H0254 v10, p.911b01-913b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