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대전MBC 국장, PD
세계과학문화포럼 추진위원
대전MBC 편성제작국장·경영기술국장·사업국장 역임
지난 9월 24일 오후 KDI 화상회의실에서 ‘청중을 사로잡는 발표의 기술’이라는 특강이 마련됐다. 삼삼오오 모인 KDIans가 회의실을 가득 채울 무렵 방탄소년단의 노래 ‘Love myself’가 흘러나왔다.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이번 특강의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KDIans를 사로잡으며 시작된 PT 코칭
이번 특강의 강사로 초빙된 대전MBC 김미리 국장. 그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KDI 구성원들에게 잠시 일어나 함께 인사를 나누자 청했다. 마주 본 서로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끝에 김 국장은 상황에 따라 다른 각도로 고개를 숙이는 대한민국의 세 가지 인사법을 소개했다. 그는 “15도로 고개를 숙이는 인사법은 평상시 가볍게 나누는 인사고, 30도 인사는 공식적인 발표자리나 첫인사의 일상적인 기본 인사로 강사인 제가 여러분께 하는 중간 정도의 보통 인사다. 그리고 45도의 인사는 정중한 인사로 큰 무대에 설 때나 고객에게 전하는 감사 또는 사과의 인사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이 방금 서로에게 15도로 인사하는 것을 보니 선행학습이 잘 된 분들 같다”며 “이번 강의는 꼭 필요한 정보만 콕콕 찍어서 설명함으로써 여러분들이 훨씬 더 멋진 앞날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oaching 1. 자신을 사랑하라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간 김 국장은 먼저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을 아는지 물었다.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처음 인사할 때보다 마지막 인사를 할 때 더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멋진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배우기 위해 오셨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강의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좀 더 근본적인 마인드에 관한 것이다. 그 메시지를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로 공감해 보자.”
김 국장이 준비한 노래는 ‘Love Yourself’라는 앨범 수록곡 중 ‘Love myself’라는 곡으로 과거에 부족했던 나를 포함해 현재의 나, 또 미래에 다가올 나까지 그 모든 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 성장이고 행복의 해답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노래를 함께 들은 후 김 국장은 “주변에서 보면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든 자신감이 넘친다. 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처럼 내가 나 자신에 대한 자기확신, 자기긍정, 자기사랑이 있어야 비로소 나의 메시지를 청중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며 “이번 프레젠테이션 강연의 핵심은 사실 자기사랑과 자기확신”이라고 강조했다.
Coaching 2. Impossible을 I’m possible로 만들어라
“자기확신의 시작은 Impossible을 I’m possible로 만드는 것에서 실현된다.” 김 국장은 자기확신은 스스로 변화에 대한 가능성에 확신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해를 돕기 위해 김 국장은 변화를 통해 더 큰 가능성을 가지게 된 지인을 예로 들었다. 한때 유명 금융회사 직원이었던 지인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회사에서 퇴출된 후 중소기업의 영업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 날 영업을 위해 고객사를 찾은 그 지인은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패배감으로 가득한 자신의 모습을 미러링한 순간, 그 지인은 자신이 누구도 설득하지 못할 것임을 깨달았단다. 그 즉시 회사를 관둔 지인은 전문가로서 경력과 역량을 쌓기 위해 대학원에 들어갔으며, 현재는 경영컨설팅 전문가로 거듭나 다양한 활약을 하고 있다.
“원하는 미래의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를 위한 열정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바꿔 나가야 한다. ‘Impossible’을 ‘I’m possible’로 바꾸는 점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김 국장은 강의 서두에 함께 인사를 나누며 인사법을 배웠듯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배워 나가야 가능성을 높이고 자기확신을 가질 수 있으며 좋은 PT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aching 3. 두려움을 극복하라
김 국장은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잘 할 수 있을까? 청중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줄까? 엉뚱한 질문이 나와서 실수하면 어떡하나’ 등 PT를 하기도 전에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것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연습을 통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있어 프레젠테이션 사전요소를 체크해 보길 권했다. 첫째는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이 무엇인지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성별, 직종, 라이프스타일, 니즈 등 청중들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완성도 높은 프레젠테이션이 되는 까닭이다.
셋째는 발표를 하는 장소와 규모를 체크해 보는 것이다. 사전에 미리 발표 장소에 가서 마이크를 테스트하거나 조명, 동선 등을 파악한다면 돌발 상황에 어느 정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oaching 4. 청중을 사로잡아라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면 매력적인 오프닝을 통해 흥미를 자극해 청중을 사로잡아야 한다. 이에 김 국장은 청중과 눈을 맞추고 긍정적인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라고 제안했다. 그가 강의를 시작하며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느냐”고 묻는 대신 “아느냐?”고 질문한 것은 ‘Yes’라는 답변을 얻음으로써 청중의 공감대를 얻고자 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타이틀로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국장은 자신이 기획했던 프로그램명을 예로 들면서 ‘음악치료 요법’이라는 제목 대신 ‘오케스트라 병동’이라는 타이틀로 청취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이와 더불어 PT의 귀재였던 스티브 잡스와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연설을 예시로 들며 청중과 공감할 수 있는 단어 선택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you’라는 단어를 많이 쓴 스티브 잡스가 청중들을 주인공화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면 ‘we’라는 단어를 많이 쓴 오바마는 청중들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관심을 환기시켰다. 이에 덧붙여 김 국장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들이 공감하고 알아듣기 쉽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oaching 5.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만들어라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오프닝이나 멋진 타이틀만큼 중요한 것은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김 국장은 이를 위해서는 논리 정연한 체계와 시간 배분, 적절한 정보 제공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의 구성은 크게 서론, 본론, 결론 부분으로 나뉘는데 서론과 결론 부분을 합하여 전체의 1/4, 본론 부분은 3/4의 분량으로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론의 경우에는 소주제가 세 가지 이상 다섯 가지를 넘지 않도록 간결하게 정리해 청중의 관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며, 결론부에서는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주요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제시하면 더욱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김 국장은 “증거로 내세울 수 있는 데이터나 근거를 준비하되, 자신의 경험을 통해 공감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자료라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만약 부정적인 사례를 설명할 경우에는 청중들이 객관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할 것을 권장했다.
자기확신이 PT를 성공으로 이끈다
김 국장은 강의를 통해 전했던 코칭 방법의 모범사례를 보여주듯 서두의 메시지를 다시금 떠오르게 했다.
PT를 할 때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재채기나 웃음처럼 인간적인 실수는 청중들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수에 연연하다 주제를 전달하지 못하면 안 될 것이다. 그렇기에 김국장은 ‘미러링을 통한 자기인식’,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자기확신’, ‘자신을 사랑하는 긍정마인드’가 PT를 성공적으로 이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발표자가 청중들에게 좋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스스로 확신할 때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Interview>
김승현 국제개발협력센터 기획·평가실 글로벌파트너십팀장
부서 특성상 다양한 국가 사람들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많습니다. 연구와 사업을 잘 진
행해 놓고 프레젠테이션에서 실패하게 되면 아까운데, 이번 강연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할지 방법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전혜지 공공경제연구부 전문연구원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평소에 들을 수 없는 유익한 강연을 듣게 돼 좋았습니다. 특히 발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손짓과 자세, 걸음걸이, 발성 등 비언어적 요소들도 자세히 알려주셔서 무척 도움이 됐습니다.
신혜미 KDI국제정책대학원 인사팀 전문원
이번 강의는 이론은 물론 실습까지 모두 만족스러워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내용이 다 좋았지만 발표를 할 때 청중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는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강선 경제정보센터 경제교육실 시민사회교육팀 전문연구원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이기에 더욱 필요한 강연이었습니다. 기술적인 것보다 본질적인 내용, 이를테면 프레젠테이션에 담아야 하는 콘텐츠 등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발성 및 발음연습도 재밌고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