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이의 소원, 두근두근 내 인생.
-2019. 10. 22. ‘두근두근 내 인생’ 교과서 수업
강다연 / 광동고 1학년 1반 1번 dayeon714@naver.com
10월 22일 화요일, 분명 선선한 가을 날씨였지만 교실은 약간 더웠다. 그렇다고 선풍기를 틀면 추울 온도, 딱 이렇게 설명이 가능했다. 마지막 수업이라 그런지 창밖이 햇빛 쨍쨍한 밝은 모습은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은 마지막 시간이라 들뜬 상태로 자리에 앉았다. 기쁨도 잠시 내 대각선에 앉은 예나가 말을 걸었다. "설마 오늘 수업기록은 아니겠지?" 제발 아니길 예나와 빌었다. 잠시 뒤 선생님께서 들어오셨고 반장, 인사~ 차렷, 공수, 인사. 아이들의 머리가 숙여지고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는 선생님께서 말씀 하셨다. "1번과 2번 누군가요? 오늘 수업기록입니다~" 예나와 나는 대답했고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곧바로 노트를 펴 선생님의 말씀을 옮겨 적었다.
오랜만에 하는 교과서 수업이라 전에 무슨 내용을 모르는 우리의 마음을 아셨는지 우리가 배우는 <두근두근 내 인생>의 내용이 아닌 시나리오, 극과 같은 아주 기초적인 것을 다시 한 번 짚어 주셨다. "여러분 영화의 대본을 4글자로 뭐라 하죠?" 시나리오요! 많은 아이들이 함께 대답했다. 마지막 시간이라 지칠만도 한데, 우리반 아이들은 항상 열정이 많은 것 같다. 곧 바로 질문을 하나 더 하셨다. "연극의 대본은 무엇이죠?" 희곡이요! 희극이요! 여기 저기서 나오는 말이었다. "곡일까요 극일까요" 정답은 곡이였다. 연극의 대본은 희곡이고 희곡의 해피 엔딩을 희극 새드 엔딩을 비극이라고 알려주셨다. 1학기 때 배운 내용을 잠깐 상기시키는 수업이 이어졌다. "문학의 뜻은 무엇일까요?" "언어예술이요" 내 뒷쪽에서 답이 나왔고 선생님께서는 칠판에 다시 한 번 적어 주셨다. 이어서 시, 소설, 수필, 희곡에 대해 짧게 정리해 주셨고 이것은 중딩용어고 고딩용어로 변환해 칠판에 써 주셨다. 차례대로 서정, 서사, 교술, 극이었다. 소설과 수필 그리고 희곡의 공통점은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자아와 세계의 갈등. 그리고 소설과 희곡의 차이점은 소설은 서술자가 말하는 형식 희곡은 대사와 행동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직접적이라고 하셨다. 1학기 때 배웠던 내용이라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본격적으로 본 수업에 들어갔다. 221쪽 상단에 있는 <S#>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이는, 씬넘버로 우리말로 풀어 쓰면 장면 번호라는 뜻이었다. 더해서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 쓰인 장면은 같은 장면이라고 설명해 주셨고 이보다 더 작은 단위가 있는데 그것은 '컷'이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선생님께서 저번에 봤던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는 영화를 짧게 추린 영상을 보여 주겼다.
영상을 보고난 후에 선생님은 이렇게 질문하셨다. "여러분 두근두근이라는 단어를 언제 사용하나요?" "설렐 때요." "좋은 느낌이 들 때요." 무서울 때요" 등등 많은 답이 나왔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인생은 설렘과 위험함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상황이 닥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이어서 선생님께서는 김애란 작가가 흔히 영화에서 다루는 백혈병이나 암이 아닌 독자들에게는 약간 생소할 수 있는 <조로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나 또한 조로증이라는 병을 이 영화를 통해 정확한 명칭을 알았다. "사람들이 어쩌면 잘 모를 수 있는 병을 세운 이유는 아름이에게는 갑작스럽게 닥쳐온 병이지만 인간에게 언젠가는 올 미래라는 걸 말해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라며 우리에게 말씀을 해 주셨다. 그렇다, 인간은 언젠가는 늙을 것이다. 속도의 차이지만, 우리도 언젠가 아름이와 같은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더해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여러분이 아름이라면 이런 삶을 선택할 것인가요?" 우리반의 대부분의 대답은 ‘아니요’였다. 나 또한 그랬다. 태어나면 모두가 힘들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곧이어 선생님께서는 "시간은 인간 누구에게나 동일하지만, 행복의 날들 보다는 실패를 하고 상실을 할 때가 많아요. 이 영화의 결말은 아름이가 죽고 끝나는 영화인데 과연 아름이는 인생이 뜻깊었다고 말할까요? 가족과의 시간도 그리고 날 속였지만 서하라는 아이를 통해 잠시나마 사랑을 느꼈으므로 아름이는 아마 뜻깊었다고 말할 것 같네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아름이는 생각까지 성숙한 아이인 것 같다. "인간에게 노화라는 건 초조함과 불안감을 가지고 와요. 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제한합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생각했다. 어른들이 왜 우리 때가 가장 행복할 때라고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어른들은 우리가 힘들고 지치는 걸 경험하는 게 어쩌면 부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노화는 초조함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하고 싶은 걸 제한하니까. 속으로 다짐했다. 나중에 죽는 순간이 닥쳐 내가 눈을 감을 때 부디 후회없는 삶을 살기를. 이제 시나리오를 읽을 차례가 되었지만 시간이 3분 밖에 안 남은 상태여서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엎드려 자거라~하시며 그렇게 오늘의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수업 기록을 해야해서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였던 것 때문에 몰랐는데 아이들은 오랜만에 하는 국어 시간이 지쳤는지 다들 자고 있었다. 오늘 수업은 정말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수업이었다. 이제 시작이지만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는 시나리오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2019.10.22 강다연.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