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벌을 늦게 깨웠다. 일찍 봄벌을 깨우면 화분떡과 먹이(보통 설탕물로 사양한것을 주지만 난 지난 봄 정밀채밀 한 꿀을 먹이로 준다) 주는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생강나무 꽃이 피려는 시기가 되면 애들이 바같 날씨를 감지하고 봉장 소리가 요란하기에 벌통을 안 열어 줄 수가 없다.
비어있는 벌통으로 분봉나 지들이 자연스럽게 와서 자리잡은 놈들이기 때문에 이전처럼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한 때는 벌에 꽂혀 봉장을 2 군데서 30통 넘게 혼자 한 적도 있지만 신경쓰면 신경 쓸데가 너무나 많은 것이 벌 키우기다.
귀농하면서 초기 기본 농사를 충실히 하기 위해 벌키우기도 자연에 맡겨 놓았더니 할 일이 거의 없다. 가뭄때 가끔 물주는거 외에는 벌통도 열어보지도 않고 일 년에 한 번 아카시아가 들 때 꿀 채밀을 한다. 토봉은 10월에 한 번 채밀을 하지만 양봉의 경우 보통 일 년 3번 이상을 한다.
겨울 월동을 하기 위해 4통의 벌을 2통으로 합봉해서 봉장에 두었는데 한 통의 벌들은 이 번 겨울을 넘기지 못했다. 추위를 넘기지 못한 벌통에는 벌들이 겨울 양식으로 지들이 먹을 꿀들을 얼마나 많이 저장하면서 대비를 했는지 헛 집까지 빼곳이 지어서 꽉 채웠 놓았다. 이걸 못먹고 전부 얼어 죽었으니..
다행히 다른 통의 벌은 계상까지 올려 겨울나기를 했는데 강군으로 살아 남았다. 겨울 내 먹었던 빈 소초들을 걷어내고 죽은 벌통에서 빼낸 꿀 가득한 소초들을 옮겨 채워 주었더니 난리가 났다.
비어있는 벌통들을 청소하고 봉장을 정리했다. 올 해 어느 놈들이 또 내 봉장으로 찾아와 식구가 될까? 빈 통마다 꿀 가득한 소초를 하나씩 넣어주고 배고파 이른 봄 꿀 찾아 헤매는 봉이들을 유혹한다.
여기서 살면 니 네들거 안 뺏아 갈께.. 사시사철 니들이 좋아하는 꽃도 많이 심어 놓을테니..
첫댓글 애덜이 알아서 찾아오고, 게다가 양식을 두고 가니 전생에 나라를 구하는데 일조를 하셨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