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곡법(辟穀法)
벽곡법(辟穀法)은 도가(道家) 경전 ‘태평경(太平經)’에 “소식을 근본으로 삼으면 진실로 정신이 맑고 깨끗해지지만 똥과 같은 쓰레기는 기를 탁하게 한다”라고 나온다.
우리 몸은 음식이 필요 이상 들어오면 장내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유해물질인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독소가 호흡이나 땀, 배변 등을 통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으면 여러 질병을 만들어낸다고 현대의학에서도 말한다. 바로 ‘기를 혼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의 벽곡법(辟穀法)은 솔잎을 먹는 방법이 가장 많은데 아래법이 특이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철마다 닭이나 개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의 솔잎을 좋은 마음으로, 쓸데 없는 이야기도 아니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잎을 따되 철 따라 뻗은 가지를 달리하여 따야 된다.
봄에는 동쪽, 여름에는 남쪽, 가을에는 서쪽, 겨울에는 북쪽으로 뻗은 가지에서 따 가지고, 그늘에서 말려 부드러운 가루로 만드는 것입니다. 가지에서 딸 대도 함부로 뽑아 움켜 따지 말고 몇 개씩 뽑는 듯 따야 한다.
솔잎가루 3숟갈마다, 밀가루 1숟갈, 검은 콩가루 1숟갈, 검은깨 가루 1숟갈, 정화수 한잔, 흰 꿀 1숟갈을 화합하여 매일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7시쯤에 복용하여 21일 동안 복용하면 온갖 병이 말끔히 치료된다고 한다.
이렇게 300일 동안을 곡식을 끊고 솔잎가루만 먹으면 얼굴 빛이 복숭아 꽃처럼 화색이 감돌고 몸에는 기운이 왕성해 진다.
그리고는 3,000일 동안을 먹으면 천지의 귀신도 볼 수 있고, 밤에도 10리 밖의 먼 데를 볼 수 있게 되고, 30년 동안 계속 복용하면 귀신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고 모든 귀신들이 보호하여 주어, 물위를 걸어 다니고, 공중도 날아다닐 수 있고, 죽지도 늙지도 아니할 것이라는 좀 허황한 기록이 있다.
솔잎가루만 3년에서 3,000일 동안 먹으면 그렇게 꼭 된다면 산의 소나무 잎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이 글에 이어 만약 솔잎가루를 먹은 뒤에 종기가 생기면 우물 밑 진흙을 바르면 바로 치료된다는 기록이 있다.
요새도, 솔잎가루를 먹기가 거북하여 밀가루 풀로 환을 만들어 드는 사람이 있다.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1629∼1711)의 솔잎을 가루로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새로 딴 솔잎 한말에 볶은 검정 콩 서되를 섞어 솔잎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함께 찧어 바로 고운 가루로 만들고 습한 가루를 가는 채로 쳐서 두고, 가루 한 홉을 찬물 한 보시기에 타서 마시면 맑은 향기가 입안에 가득하여 쓴맛이 없다. 또 쌀 미음에 타서 따뜻하게 마시면 굶주림을 잘 견딜 수 있으며, 한 말의 솔잎과 서 되의 콩으로 가루를 한 말 남짓하게 만들 수 있으며, 한 말의 가루로 100명이 마실수 있을 것이고 콩이 없으면, 좁쌀 수수 기장 등 잡곡을 볶아서 서로 섞어서 가루를 만들어야 된다고 전하며, 속된 방법은 솔잎을 찧어 가루를 만들때, 그늘에서 말려 가루를 만들기 때문에 그 맛이 매우 쓰고 입안도 텁텁하고, 가루가 가늘어도 물에 타면 거칠어져, 입에 들어가면 삼키기가 불쾌하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습한 가루로 만들면 채 질하여 마르지 않았을 때도 맛이 매우 산뜻하고, 마른 뒤에도, 맛이 변하지 않고 입에 붙는 염려가 없었고, 가루 만들 적에는 반드시 아주 미세하게 거듭 채 질하여 만드는 것이 제일 묘방이다.
쌀 서되로 한달 사는 방법은 하얀 일반미 3되를 준비하여 좋은 술 - 아마 옛날에는 막걸리나 청주를 뜻합니다 - 7되 속에 담갔다가 건져내어 햇볕에 말리고, 또 다시 술 속에 넣었다가 건져내어 햇볕에 말려 술이 다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이렇게 말린 쌀을 날마다 한낮에 한 홉식만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게 되는데 1개월 정도는 먹을 수 있다 .요새 사람으로는 만들기도 귀찮고,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들 듯 하다.
여행할 때 먹는 길 양식으로 지마 1되, 가루로 만든 찹쌀 1되, 삶아서 익힌 대추 1되를 뒤섞어 총알 크기만한 환을 만들어 하루 한끼 먹으면 하루 종일 배가 고프지 않다는 기록을 보니 산에서 공부할 때 시험해 볼만한 방법이다. 굳이 산이 아니라도 밥 먹기가 귀찮은 사람은 간식으로 해볼만하기도 합니다.
벽곡하는 방법으로 한약제를 쓴다.
1. 찹쌀2-3홉을 새까맣도록 볶고, 벌꿀을 뜨고 남는 밀, 황납을 2냥 즉 75g을 불로 녹여 식힌 다음 볶은 찹쌀을 함께 볶아 밀이 건조되도록 하여, 먹고 싶을 대로 먹으면 며칠동안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합니다. 찹쌀과 황납의 비율을 위와 같이 하라는 뜻이니 많은 량을 만들자면 그 비율로 하면 될 것이다.
만약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는 호두알 두 개를 먹으면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2. 감초, 박하, 오매, 건갈(乾葛), 염백매를 각 1냥, 하수오 3냥, 백복령 4냥을 가루로 만들고 꿀에 개어 총알 크기로 만들어 배고프든지 목마를 때 한 알식 삼킨다. 침을 삼켜 배고픔을 가시게 하는 방법으로 혀끝으로 이를 문지르던지 입천장을 문지르면 침이 나오게 된다. 이렇게 하여 갈증이나 배고플 때 참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
3. 복령 가루 3냥, 보리 또는 밀가루 1근을 생우유로 반죽하여 떡을 만들어 익혀서 배불리 먹으면 100일 동안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합니다.
4. 껍질을 벗긴 검은 콩 1되에 관중, 감초 각1냥, 백복령, 창출, 사인각 5돈을 빻아 물 다섯 잔에 콩과 함께 넣어 세지 아니한 불로 달여 물이 다하게 하여, 약 찌꺼기는 골라내고 콩만을 찧어 밤톨크기의 환을 만들어 질그릇에 밀봉하여 두고 날마다 1개씩 갓 돋아나는 잎을 무엇이나 함께 먹으면 달콤하여 밥을 먹는 거나 다름없어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5. 관중 1근을 잘게 빻아 달인 약물에 검은콩 1되를 그냥 넣어 함께 달여서 약물이 다하면, 관중을 버리고 콩만 먹되 아침 빈속에 날마다 5-6알씩 씹어먹으면, 아무 풀이나 나뭇잎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생선, 고기, 채소, 과일등은 피함이 좋다.
6. 살구씨, 감초 각1근, 복숭아씨, 소회향, 관중, 백복령, 박하 각4냥, 길경 2냥을 가루로 만들어 한줌씩 먹으면 아무 풀이나 나뭇잎을 닥치는대로 다 먹을 수 있다.
7. 찹쌀1말, 큰대추 1말, 검은 쥐눈이콩 1말, 황랍 즉 밀1근의 비율로 준비하여 찹쌀, 대추, 콩은 물에 담갔다 솥에 넣어 충분한 물로 함께 달여 죽처럼 아주 묽어지면, 껍질과 씨는 건져 버리고 조려들어 끈끈해지면 다른 물을 첨가하여 찌꺼기를 걸러내어 다시 죽처럼 조려들게 한 다음 밀을 넣고 골고루 섞어 조금 끓인뒤에 그릇에 퍼담아 식혀서 엿처럼 엉키게 한다. 엉킨약을 어린이 주먹 크기 만하게 만들어 보관하여 한 개를 씹어 먹으면 종일토록 배고프지 않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매일 냉수 한 보시기에 소금 한 숟갈을 타서 마시면 전에 먹었던 약이 모조리 배설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된 뒤, 죽이나 밥 기타 음식물을 먹고, 그 이튿날 이른 아침 위의 약을 다시 씹어 먹으면 또다시 똑같아 진다. 이렇게 하면 한달 30일 동안에 세 차례만 음식을 먹으면 되는 셈이다. 대체로 이 약을 한번만 먹으면 창자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 되어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여러 날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다.
복기법(服氣法)
이 때문에 옛날 도가(道家) 계열 사람들이 벽곡(辟穀)하면서 병행한 것이 복기법(服氣法)이다. 복기법(服氣法)의 핵심은 만물의 근본이자 생명 에너지인 기(氣)를 코로 들이마시고 묵은 기운은 입으로 토해내는 토고납신(吐故納新)이다.
묵은 것을 토해내고 새것을 들이마시는 것이 호흡의 요령이다
회춘술(回春術)은 듣기만 해도 사람으로 하여금 흥분하게 만드는 말이다.
회춘술은 다름아닌 호흡법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비록 간단한 호흡법이기는 하지만, 가볍게 볼 수가 없다. 그 중의 오묘한 비법을 소개한다.
이 호흡법은 전설로 전해 오는 이른바 '도인호흡법(導引呼吸法)'과는 다르다.
먼저 몸의 더럽고 탁한 공기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그런 다음 비로소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다. 이 호흡법이 토고납신(吐故納新: 묵은 것을 토해내고 새것을 들이마신다)이라는 것인데, '토고납신'이라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명료해진다. 이것이 곧 회춘호흡의 기초원리이다.
보통사람의 몸은 모두 이 호흡법에 따라 자연히 호흡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장시간 지속되었던 긴장이 풀어지거나 어떤 일을 완성하고 나면 누구나 저절로 큰 한숨을 내쉰다. 이것은 무의식 중에 본능적으로 실행하는 '토고납신'의 호흡법이다.
인체 내의 각 세포는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에 누구나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충분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성적인 산소결핍상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신체기능의 활동이 지둔(遲鈍)해지고 피로가 쌓여 발산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때에는 '토고납신'의 호흡법을 실행해서 충분한 산소가 온몸의 세포에 도달하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러므로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는 것이 가장 좋은 비결이며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사람은 겨울에 문을 꼭꼭 닫고 찬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사람이 밀폐된 방 안에서 호흡하면 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모두 오염된 공기이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병원체에 대한 신체의 저항력이 감소되고 그래서 더욱 쇠약해진다.
그러므로 겨울이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문을 조금 열어서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인체 기능과 건강상태는 정비례로 되어 있다.
신체가 피로하고 쇠약할 때에는 혼탁한 공기와 병균이 기회를 이용하여 들어온다. 쇠약한 신체에 병균이 침범하면 병이 생기는 것이다.
옛날 장자(莊子)가 지은 '장자각의편(莊子刻意篇)'에 보면 장수불로의 비결이 씌여 있는데 "장수불로의 비결은 '토고납신'의 호흡법을 체험하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미국의 어떤 운동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는 말하기를 "인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최대한 많은 양의 산소를 체내로 보내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공업이 발달하면서 공기 오염은 나날이 심해지고 버스. 영화관. 공공장소 심지어 사무실 안까지 모두 탁한 공기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매일 거기서 하루의 반 이상을 머물러 있는 셈이 된다. 그러니 어찌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지치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럴 때에 가장 좋은 것은 '토고납신'의 호흡법을 실행하여 산소를 온몸의 세포에 공급함으로써 활력이 충만한 상태로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흡축호창(吸縮呼脹)
흡축호창법은 복식호흡을 거꾸로 하는 방법으로서 말하자면 역호흡법이다.
옛날 선인(仙人)들이 이 호흡법을 수련하여 어린아이로 돌아왔다는 호흡법이다.
흡축호창은 다음과 같다.
우선 단단한 의자를 골라서 앉는다. 서서 할 수도 있다.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기를 2-3초간 하면 정신을 안정시킬 수 있다.
먼저 '토고납신'법을 이용하여 폐 속의 탁한 공기를 배출한다. 그런 다음 배의 근육을 느슨하게 한다. 다시 온몸을 느슨하게 한다.
그 다음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이때에는 한편으로는 복부에 힘을 주어 움푹 들어가게 하고, 한편으로는 흉부를 이용하여 입을 크게 벌려 들이마신다.
마지막으로 어깨를 느슨하게 하고, 동시에 복부를 한쪽으로 팽창시켜서 천천히 토한다.
2-3회 반복 진행하면 된다.
들이마실 때는 혀의 위치를 알맞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혀의 맨끝을 위쪽 치아의 안쪽에 붙이고 코로 공기를 들이마신다.
토기(吐氣:공기를 토함)할 때에는 혀를 아래턱에 붙인다. 조금씩 조금씩 힘을 느슨하게 한 후 입 가운데로 공기를 토한다.
호흡법과 흡축호창법을 실행하는 데에는 반드시 항심(恒心)이 있어야 한다. 매일 새벽, 정오, 저녁에 각각 한 번씩 실행한다. 먼저 1주일 동안만 실행해서 효과가 어떤가 살펴본다.
2-3일 지속하면 온몸이 가벼워지고 가득 찬 느낌이 있음을 깨닫게 되고, 또한 복식호흡법으로부터 시작하여 이미 부지불식간에 선인(仙人)의 호흡법을 익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