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액체 생검, 혈액 한 방울로 암 진단
암의 검사는 CT, MRI, 초음파 등 영상검사와 내시경검사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검사에서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해서 암을 확진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그런데 최근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액체 생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검사받는 것인지 알아본다.
유방암은 한국 여성에게 가장 많이 생기는 암이다. 한 해에만 2만여 명 이상이 새롭게 유방암으로 진단받는다. 유방암은 다행히 조기에 발견하면 10명 중 9명이 5년 이상 생존한다. 10년 생존율도 88% 이상이다. 암은 빨리 발견·치료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진다. 최근엔 유방암 검진 기술이 한 단계 진화했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유방암을 감별할 수 있다.
바로 유방암 액체 생검 ‘마스토 체크’다. 유선 조직이 치밀한 한국인은 유방 촬영 검사로는 암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확실하게 보완한다.
혈액 내에서 암유전자 변이를 검출하는 방법인데, 암에서 유래하여 혈액 속을 순환하는 핵산으로 ‘순환 종양 DNA (circulating tumor DNA, ctDNA)’검사라고 하기도 하고, 조직 대신에 혈액을 채취하여 암의 특성을 분석하기 때문에 ‘액체 생검 (liquid biops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면 간편하고 안전해서 누구나 액체 생검을 원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 순환 종양 DNA를 찾아내는 차세대염기서열 분석검사의 정확도가 불충분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고, 그 결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비법정 비급여로 분류되므로 건강보험은 물론 실비 혜택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임상실험 결과 폐암, 유방암, 대(직)장암 등으로 진단된 1만 5,19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직생검과 액체 생검 간에 유전자 변화를 비교한 결과, 조직과 혈액 간에 유전자 변이 결과는 약 87% 일치했고, 더욱이 조직생검과 액체 생검을 시행한 시간차가 6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98%까지 일치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 정확도가 상당 수준 향상되고 있어서 액체 생검이 상용화될 날이 머지않을 거란 전망이 많다.
유방암 액체 생검의 유효성은 명확하다. 특히 유방암이 의심되지만 치밀유방으로 판독이 어려울 때, 유방암 액체 생검을 병행하면 암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액체 생검과 유방 영상 검사를 병행할 경우 암 진단 정확도는 87.1%에 이른다. 특히 유방암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민감도는 무려 93.9%다.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세계유방암학술대회(GBCC) 등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유방 촬영만 단독으로 했을 때 정확도는 71.3%, 민감도는 63.0%다.
유방암 액체 생검은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40세 미만으로 국가암검진 대상이 아니거나 치밀유방일 때, 방사선 노출에 예민한 가임기 여성 등 유방 촬영 검사가 어려울 때 유방암 액체 생검을 고려한다. 건강검진을 신청할 때 관련 항목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추가하면 된다. 별도의 검사 없이 혈액검사 때 채취한 혈액을 분석하면 간단하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국가암검진에서 추천하는 유방 촬영을 매 2년마다 시행하되 치밀유방 등으로 결과를 정확하게 판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액체 생검을 추가로 실시할 것을 추천한다.
자료제공 / 파인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