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제가 좋아하거나 추종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는, 생산성을 높이는데 사용하는 자신만의 5단계를 다음과 같이 공유한 적이 있습니다.
1. Question every requirement: 모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Delete any part of the process you can: 불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제거합니다.
3. Simplify and optimize: 단순화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Accelerate cycle time: 업무의 속도를 높이고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5. Automate: 자동화를 통해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저는 소공님이 당신만의 수행과 훈련을 통해 1~5 단계와 유사한 이해와 체득 그리고 여러 실험을 거쳐 결국 <토템들기/생각걷어차기>라는 수행법을 제시해 주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기존의 종교나 영성훈련에서 당연시 여기거나 금기시 하였던 여러 부분들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전통과 관습으로 전승되어 오던 수행법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제거함을 통해 수련과정을 현대인의 삶에 맞도록 단순화/최적화 하여, 수행의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토템들기'라는 일종의 자동화기법을 도입해 주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일론 머스크류의 생산성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 듯, 누군가에게는 소공님의 수행법이 위험하거나 그른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수행은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만을 살필 수 있는 것이겠기에, 저 자신에게는 소공님의 수행자동화기법으로서의 토템들기가 매우 유효적절하였음을 돌이켜 보고, 소공님의 수행법과 만나게 된 시절인연에 한없이 감사하게 됩니다.
일체의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하고, 공부의 효율성을 논하기에 앞서 (소위) 정통파/전문가/사제직 집단과 (소위) 사이비/아마추어/평신도 사이의 극복할 수 없는 격차를 갖추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도입과 신분계급의 안정화를 구축하기 위한 각종 도그마적 행위에 사활을 거는 모든 이를 일컬어 '구루'라 지칭 할 수 있겠습니다. 제 관점에서 소공님은, '구루'에 대한 온갖 미신과 어두움 그리고 두려움에 빠져 있던 깨달음의 세계에, '구루'를 찢고 나타난 죄(?)로 다시금 '구루'로 오해/오인되기 쉬운 입장에 놓여 계신 분으로 보입니다. 당신 스스로를 아무리 '코치'라고 주장하여도, 소공님이 이 세상을 향해 내던진 출사표의 형식이나 내용 그리고 그 무게감이, 소공님을 일종의 구루로서 해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소공님을 향한 심적인 의존이 적지 않은 바, 정신을 잠시 놓고 있을라 치면, 어느 새 제 삶 속에서 소공님이 이미 구루로서 자리매김이 되어버린 상황이 펼쳐지고 있음을 사후적으로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그런 줄을 알고 있을 뿐이고요.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한다면, 구루의 인정을 받기 위해 목숨이라도 내어놓으려 했던 제 과거의 행태와는 달리, 소공님께 대해서만큼은 기존의 구루들을 향해 벌였던 인정에 대한 추구심이 그쳐졌고, 더 나아가, '구루됨'을 찢고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내어보이시는 소공님의 존재를 또 다시 구루로 퇴행시키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게 된다면, 소공님께 대한 보답일 수 없다는, 아주 단순한 수준에서의 각인을 수시로 해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소공님과의 만남이, 소공님이 베풀어주신 은혜가 저에게는 참으로 중하고도 귀합니다. 이 또한 제 팔자이니, 유쾌하고 즐거이 이 인연을 충만하게 누리면서도, 소공님과의 인연을 늘 소중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모시고픈 마음입니다.
소공님은 구루가 아니시지요. 구루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분입니다. 이렇게 소중하고 귀한 분이시니, 일상과 수행에서 소공님이 늘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숱한 구루질을 뚫어 내야 했던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도 여여한 모습으로 오늘까지 지내올 수 있도록 소공님을 지극히 보필해 오신 소천님께도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감사한 마음을 이 기회를 빌어 고백합니다.
아, 저는 이렇게 고백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오늘 어쩌다보니 밑도 끝도 없는 고백을 맥락없이 투척하고야 맙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