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기행록(15)
15. 황산로와 장백산로 지나 밤재를 넘다(운봉 – 밤재 22km)
8월 21일(금), 고원지대인 운봉의 아침기운이 서늘하다. 아침 6시 반에 민박집에서 가정식백반을 들고 7시에 운봉초등학교를 출발하여 전날 왔던 길을 되짚어 이백면으로 향하였다. 운봉초등학교에서 서림공원 쪽으로 들어서면 큰 내가 흐른다. 여원재를 기점으로 동쪽으로는 남강 거쳐 낙동강, 서쪽으로는 섬진강의 물줄기라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떠올라 일행들에게 이를 일깼다. 한 시간여 걸어 여원재에 이른다. 전날 올라올 때 토사 등으로 길이 막혀 그 길로 다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국도인 황산로로 우회하기로. 황산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왜구를 격파한 황산대첩의 전적지에서 따온 이름, 왜란과 왜구의 역사가 겹치는 지점이기도 하다.
운봉초등학교를 출발하며 파이팅!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을 한 시간 넘게 걸어 이백면으로 접어드는 지방도로 거쳐 이백면사무소에 도착하니 열시가 가깝다. 면사무소에 설치된 스탬프 날인하고 10시 10분 경 면사무소를 출발하여 주천 방향으로 향하였다. 잠시 걸으니 효기마을, 마을 앞에 ‘자랑스러운 우리 마을’이라 새긴 입간판이 눈길을 끈다. 전에는 살피지 못한 것, 같은 길을 걸어도 눈에 띠는 것이 다르다. 효기마을 벗어나 이어지는 도로는 장백산로(근처에 장백산이라는 산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3년 전 기록은 장백로, 그간 도로명이 바뀌었을까.).
마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효기마을의 역사
한참 걸으니 주천면에 들어선다. 도로 주변에 산에서 밀려온 토사로 논이나 하천 등이 훼손된 곳들이 자주 눈에 띤다. 주천면소재지에 도착하니 11시 반, 도로변에 설치한 스탬프 날인 후 면사무소 앞의 식당에서 점심을 들었다. 메뉴는 돼지볶음, 점심 후 벽에 기대니 스르르 잠이 든다. 12시 45분에 오후 출발, 구례방향 도로를 따라 한 시간여 걸으니 지리산 유스캠프에 이른다. 원래의 목적지는 이곳까지 17km. 집행부는 다음날 걷기코스가 이곳에서부터 구례구역까지 34km의 강행군인 것을 고려하여 오늘 밤재 넘기 등 5km쯤 더 걷기로 결정하였다.
오전에는 구름 끼고 바람도 간간이 불어 며칠간의 폭염 속 걷기보다 수월하였으나 오후에는 햇볕이 따갑고 오르막길이어서인지 숨이 가빠 힘이 부친다. 이런 상황에서 밤재의 오르막을 지속하기는 체력의 한계를 느껴 밤재 코스는 차량으로 이동하겠다고 양해를 구하였다. 차를 타고 밤재 터널 지나 일행들과 조우할 지점에서 대기하는 중 예정 시간이 훨씬 지나도 일행들의 도착이 지연된다. 한참 후 도착한 일행들, 밤재 구간 여러 곳이 파손되어 길이 끊기고 흙탕물에 신발이 잠기는 등 걷기가 매우 힘들었다며 미리 포기하기 잘 하였다고 위로한다. 안전에 대한 대처는 각자의 몫, 상황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옳은 것을 일깬다. 어려운 코스 통과한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3년 전 이용했던 지리산 유스캠프가 코로나 사태로 휴업 중이어서 남원 시내가 숙소, 택시를 이용하여 남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이다. 오후 6시 반에 숙소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 메뉴는 닭도리탕이다. 식사를 마치자 조름이 엄습, 아직 글쓰기가 남았다. 속히 마무리하고 쉬자.
지리산 유스캠프의 스탬프 날인 지점에 도착하여서
첫댓글 저녁 출근길은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네요.걷는분들이 조금은 수월하지 않을까싶어 안도합니다.체력안배를 잘하셔셔 무탈하게 완보하시길 바랍니다.내일을 위하여 푹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