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에서 아름다운 황혼을 꿈꾸는 자연인을 만난다.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깊은 자연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자연인 강성욱(54/입산 12년)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강성욱 씨는 제작진이 길을 잃을 정도로 깊은 골짜기에 살고 있다. 그는 12년 전 이곳에 정착해
12개의 돌탑을 쌓았다. 5m가 넘는 높이와 그 규모가 도무지 사람 혼자 힘으로 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 그는 힘든 마음을 달래려고 만든 어머니 돌탑부터 뫼 산 자 돌탑, 첨성대를 닮은
돌탑 등 다양하다. 정말 탑만드는 대가라고 칭할 정도로 그는 탑을 제대로 만드는 사람이다. 돌을
하나 하나 올리면서 그리고 탑이 완성될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또 그는 2시간을 걸어야 하는 가파른 산길을 무거운 자재를 지고 하루에 너댓 번씩 오가며 손수
집을 지었다. 포기하고 싶어도 멈추지 않았던 것은 이 길이 아니면 자신이 행복해질 기회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성욱 씨는 가난 속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 플라스틱 만든는 기술을 배웠다. 타고난
손재주와 성실함으로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업계에서 기술로 열 손가락 안에 든다고
인정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회사의 부도, 직원의 사고 등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들로 인해 수백 번 일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렇게 20년이 흐르는 사이 회사를 원망하던 화살이 점점 스스로에게 향했고,
극도로 괴로워졌다. 온통 죽을 생각뿐이던 그는 결국, 사람이 없는 깊은 곳을 찾아서 숨어버리고
말았다.

일단 고향근처 산으로 가서 생활하던 그에게 불행이 또 닥쳤다. 산에 불이나 그가 살던 집을
태워버리고 그도 화상을 입었던 것이다.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요양차 절에 가 있다가 지금 이곳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바로 이곳이 자신이 살아갈 마지막 터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탑을 쌓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도망치려고 산으로 숨었는데 이곳에서 모든 것이 좋아졌다. 몇 해 전에는 이곳을 지나던
좋은 사람을 만나 지금은 생후 7개월이 된 아들까지 얻고 최고의 만족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에게는 어린 아이 말고도 또 한명의 아들이 더 있다. 부인이 된 여자가 이미 낳은 아이이다.
그는 그 아이의 희망에 따라 자기 호적에 올림과 동시에 자기의 성으로 옮기게 했다. 정말 아들이
둘이 생긴 것이다. 지금은 큰 아들 공부때문에 도시에 살고 있는 부인과 상의해 이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올 생각이다. 이 자연에서 멋진 모습들을 교육시키고 반듯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는 집 근처 산 중턱에 장뇌삼을 심는다. 앞으로 두 아들의 교육비에 보태쓰기
위해서이다.

그는 탑을 쌓는데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인다. 탑 쌓을 때 세상의 모든 잡념이 다 사라지는 희열을
맛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2개의 탑을 쌓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쌓아나갈 생각이다. 얼마전
놀러왔던 큰 아들이 이 탑을 보고 좋아하니 이 작업을 멈출 수 없다. 탑을 쌓으면서 가족의 행복을
기원한다.
또 그는 새와 교감도 할 수 있다. 산에 오래 있었고 새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자 새들이 그에게
날아왔다. 손에 먹이감을 들고 있으면 어디선가 와서 먹고 간다. 새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기다리면 새들이 찾아 온다고 말한다. 새도 위험한지 아닌지를 귀신처럼 안다는 것이다.

농사를 짓는 것도 즐겁다. 수확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기분좋게
농사일을 하느냐에 산중 희열이 담겨 있다.재미 있다고 생각하고 급하지도 서두르지도 않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일하니 농사가 여간 즐거운 것이 아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임금에게 진상하던
나물인 어수리를 재배하고 보기 힘들다는 삼지구엽초의 꽃도 볼 수 있으니 그는 행복한 사람이
된 것이 틀림없다. 삼지구엽초 꽃은 핀지 2~3일 만에 지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볼 수
있다.

그는 부인이 허락한다면 두 아들을 산으로 데려와 같이 살 생각이다. 자연이 교육이요 건강도
가져다 준다는 것을 그는 자연속에서 피부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그가 이제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강성욱씨는 뒤늦게 찾아온
아름다운 황혼을 꿈꾸고 있다. 강성욱씨의 이야기는 2017년 5월 10일 방송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