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에서 27㎞ 떨어져 있는 대매물도는
소매물도에서 배로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음에도 여길 들리는 사람이 드물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소매물도로 몰린다는 뜻이다.
찾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인근의 섬들과 연계하여
‘한려해상 바다 백 리 길’을 만들려고 할 때 해봤자 관광객도 오지 않고
공연히 섬만 훼손된다는 이유로 반대를 했을 정도였다.
배편은 소매물도를 드나드는 배는 모두 대매물도를 거쳤다. 회수도 잦았다.
소매물도는 먹고 잘 곳이 넘치지만 대매물도는 펜션과 민박은 있으나 식당이 없었다.
민박집에 식사를 부탁해서 해결했다.
배는 대항마을과 당금마을 두 곳 모두 들리는데 어느 곳에서 내리든 섬을 돌아보는 코스는 같다.
섬을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섬에 도착하면 섬의 전경을 꼼꼼하게 그려놓은 커다란 안내판이 여행객을 맞는다.
산책로 6.4㎞는 섬을 일주하도록 되어있다.
천천히 걸어도 네 시간이면 충분하다.
우선 해금강 전망대에 올랐다.
눈앞의 삼여바위가 인상적이다.
물때에 따라 오륙도가 되는 그 바위는 오가는 갈매기들의 쉼터로 자신을 내주고 있었다.
수만 년 동안 파도에 맞서 굳건히 자신을 지키며 베푸는 헌신이
불가(佛家)의 무재칠시(無財七施)를 떠올리게 했다.
나의 경우 전망대에서부터 섬 일주에 나섰다.
산책길에 우선 만나는 몽돌해수욕장은 이름과는 달리 해수욕을 하기에는 적당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쉼터도, 편의시설도, 마땅한 그늘도 없으니 좀더 시설보강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덥지 않은 계절에 몽돌해변에 앉아 사색에 잠기기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바로 인근의 발전기가 쉬지 않고 소음을 뿜어대는 탓이다.
발길을 옮기면 곧 동백터널을 만난다.
수줍은 듯 푸른 잎사귀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붉은 동백꽃을 만나는 기쁨.
잊었던 옛 인연을 만난 듯 반갑다.
추운 계절에 꽃을 피우는 놀라운 생명력에 옷깃이 여며진다.
길지 않은 동백터널을 지나고부터는 일주 산책로 전체가
전망이 탁 튀여 푸른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걷는데 전혀 불편이 없다.
전망이 특히 좋은 곳에는 쉴 수 있는 정자도 만들어 놓았다.
이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은 장군봉(210m)인데
정상에는 봉우리 이름과 연관 지어 장군과 말의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대매물도에는 당금마을과 대항마을 두 마을이 있다.
700여m 거리의 두 마을을 잇는 길에는 크고 작은 미술품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표도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가보고 싶은 섬’시범 사업대상지로 지정한 뒤
적잖은 예산을 투입한 결과인데 이제는 세월이 지나 더러 훼손되고 색이 바래 아쉽다.
이 섬 귀퉁이의 꼬돌개라는 지명은 그 사연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초기 정착민들이 살던 어느 해 심한 흉년이 들어 모두 꼬돌아졌다
(고꾸라졌다의 지역방언)고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하기사 어느 시대, 어느 곳이든 등 따뜻하고 배부른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지금도 이 지구상에는 1초에 4명의 어린이가 기아로 세상을 떠난다지 않는가!
너무 먹어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세상은 참 불평등하다.
이 섬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염소도 적잖게 만난다.
처음에는 가둬기르던 것이 부실한 울타리를 비집고 나가 저희들 끼리 새끼도 낳고
어울려 산다고 하는데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 섬에서 잡은 고기들이 소매물도로 건너갈 정도로
물고기가 싱싱하고 낚시하기 좋다고 민박집 주인은 칭찬이 자자하다.
(방문 및 작성시기 : 2013년 12월)
--- 뭔 일인지 사진등록이 안 되네요.
아쉽지만 글로 대신합니다. ㅠㅠ
첫댓글 소개해주셔서감사합니다
소매물도에 눌려서 빛을 못보는군요..
사진이 왜 안올라갈까요?
수정 하셔서 다시 사진을 눌러서 올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