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시간에 지역인사를 나갔습니다.
먼저는 블루링 아파트 안에 있는 경로당에 찾아갔습니다.
어르신들은 모여서 정답게 시간보내고 계셨습니다.
어찌나 즐거워보이시던지
저도 그 속에 함께 어울리고 싶었습니다.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시며 코로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에게 커피를 권하셨습니다.
그만큼 저희를 어여삐 봐주셨다는 것이겠죠?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음으로 바로 인근에 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했습니다.
관리사무소장님께서 대표로 말씀나눠주셨습니다.
저에게 마음의 찔림으로 다가왔던 말씀이었습니다.
"부모님한테 잘하세요.
요즘 청년들 너무 힘든 것 알아요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자식걱정해서 하는 말이니까..
부모님 마음도 좀 헤아려주세요."
저는 '관계' 로써 복지를 이루고 싶은 사회사업가입니다.
그런데 정작 저의 모습은 어땠는지 되돌아봅니다.
저는 제 가족과 잘 관계 맺어가고 있을까요?
반성합니다.
반성하는 한편으로 제가 만나고 있는 당사자인 주호님이 생각났습니다.
주호님은 편찮으신 아버님을 병간호하고 계십니다.
주호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의 삶과 아버지의 삶 가운데 중심을 맞춰나가려는 노력들이 귀합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의 경우에도 부모님이 건강이 좋지만은 않으십니다.
그러나 사실 부모님께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 일상에 치여 아침에 잠깐, 밤에 잠깐 얼굴 보는 것이 다입니다.
부모님에게 단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드리고
살갑게 이야기 나누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소장님께서는 본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는 저로 하여금
'준비하는 사람' 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습니다.
"우리 아들이 서류를 넣은 회사에서 다음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는데
바로 안 가고 다음에 간다고 했었는데.. 그러면 안돼.
기회가 오면 바로 잡아야해요."
저 스스로에게 질문해봅니다.
'나는 매사 준비하고 있는 사람인가?'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항상 준비하는 과정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나서는
저는 더욱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항상 준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블루밍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나와
또 다른 경로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는 길 수정슈퍼에 잠깐 들렀습니다.
수정슈퍼 아주머니께는 저번에도 한 번 인사드렸었습니다.
이번에도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저번 경험을 토대로 얼른 인사만 드리고 도망나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기어코 저희에게 아이스크림을 쥐어주십니다.
저번에도 물건값을 받으시지 않고
저희에게 먹을 것을 내어주시던 분입니다.
수정슈퍼 아주머니의 내어주시는 마음에 참 감사합니다.
저도 아주머니처럼 웃는 얼굴로 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수정슈퍼를 지나 마지막 행선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의 어르신들도 다같이 정답게 모여 어울리고 계셨습니다.
저는 사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저도 정답게 보내게 될 노후가 기대됩니다.
저희를 손자, 손녀처럼 대해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눠주십니다.
"어우.. 우리 손자, 손녀들이네!
아니, 우리 손자, 손녀들보다 더 이쁘다!"
"항상 건강해야해. 건강이 먼저야."
어르신들의 말씀에 저희를 향한 애정이 녹아있습니다.
처음 인사드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살갑게 대하여 주시니 그저 감사합니다.
저희 먹으라고 비피더스도 나눠주십니다.
사실 이 글을 빌려 한 가지 고백을 하자면
저는 비피더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거절할 수 없어 마셨던 비피더스.
어찌나 시원하고 달던지 맛있었습니다. 신기합니다.
경로당을 나와 다같이 기관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참 따뜻했습니다.
절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사람 사는 사회지.'
이웃이 있고 따뜻한 인정이 있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 소감 >
사실 오늘 지역인사를 다니면서
그간 제 마음이 얼마나 강팍했는지
새삼 돌아봅니다.
생각해보면 늘 어른들의 말씀은 참 귀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들으려 하지않았고 배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마음의 문을 열고, 귀를 열고 들으니
허투루 들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반성합니다.
늘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