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리즈는 유튜버 '5분 뚝딱 철학'님의 칼 융 : 분석심리학 영상을 참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융의 심리학을 심플하게 요약하고 있는 관계로, 분석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 심리학 이야기'를 읽거나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기를 권장한다.
정신분석학에는 빅 3가 있다.
프로이트
융
아들러
이번 글에서는 융을 다룬다.
"사람들은 자기가 어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지 안다. 그러나 콤플렉스가 그를 가지고 있음을 모른다."
칼 융
융은 스위스의 정신의학자로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이다. 집단무의식과 원형 개념을 제시하였다.
융을 알기 전에 프로이트를 알 필요가 있다.
프로이트의 인간 정신 3층위
프로이트는 인간의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성적충동, 성적본능이 있다고 봤다.
리비도(LIBIDO) : 성충동
리비도는 인간의 성적충동, 성적본능으로 사춘기때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때부터 서서히 발달한다고 봤음
이것을 유아성욕론이라고 한다. 즉, 유아에게도 성욕이 있다는 말이다.
4~6세의 남자 아이는 엄마에게 성적 욕망을 가지게 되고 엄마를 차지하고 있는 아빠에게는 적대심을 가지게 된다.
(여자 아이는 반대로)
이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함
융의 반박
융은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이론을 듣고 매우 감명을 받아 그를 만나러 간다.
당시 프로이트는 51세, 융은 32세였다.
그런데 19살 차이 나는 둘은 만나자마자 13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융은 의식 아래 커다란 무의식이 있다고 하는 프로이트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리고 히스테리나 강박증, 신경증 같은 것들은 성적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런데 융은 유아성욕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에 대해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성적인 부분을 탈색해서 무의식 이론을 좀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하자고 프로이트에게 제안했다.
이에 프로이트는 두 개념이 자신의 이론이 핵심이라고 반박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지게 되며 융은 급기야 정신분석학회를 탈퇴하고 따로 분석심리학회를 만들었다.
융의 분석심리학
의식은 지각하고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의 나는 의식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자아는 의식의 주체로 지각, 기억, 사고, 감정 등으로 자아를 통해 외부에 표현하고 인식한다.
"그렇다면 자아가 나의 진짜 모습일까?"
우리는 항상 상황에 맞춰 가면을 쓴다. 직장에 가면 직장인 가면, 대학에 가면 대학생 가면.
이러한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한다.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페르소나 아래 있는 것이 개인무의식이다. 개인무의식 속에는 그림자가 있는데, 그림자는 자아의 억압된 성향과 충동을 일컫는다.
개인무의식보다 아래에 있는 것이 집단무의식인데, 집단무의식은 인류 전체가 영속하면서 겪은 과거의 경험이 누적된 무의식이다.
(예컨대 우리가 뱀이나 어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과거 우리 조상들이 뱀이나 어둠 때문에 위험한 경험을 한 것이 누적된 것이기 때문)
뱀과 어둠 같은 것들은 인간의 꿈과 신화, 환상, 예술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정신적 이미지를 '원형'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아니마, 아니무스)
마지막으로, 무의식 중심에 있는 것이 '자기(Self)'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통합된 '나'이다.
즉, 자기는 의식과 무의식이 하나로 통합된 자신을 일컫는다.
한 방 개념 정리!
자아(Ego) : 의식의 중심으로서 의식계를 통괄하고 외부세계뿐 아니라 내면세계, 즉 무의식계와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특수한 의식의 콤플렉스이다.
페르소나 : 인간이 집단사회에 적응하기 위하여 터득하는 사회적 역할
그림자 :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으로, 도덕적으로 열등하고 '좋지 않은' 성격 부분으로 자아의식이 고상하고 높은 인격을 지향하다 보니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억압되어 형성된 또 하나의 '나'또는 자아의 무의식적인 동반자
개인무의식 : 개인무의식은 의식에 인접해 있는 부분으로 쉽게 의식화될 수 있는 망각된 경험이나 감각경험을 통해 구성된다. 개인무의식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콤플렉스이다.
콤플렉스 : 쉽게 말하면,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마음속의 응어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콤플렉스를 '열등의식'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열등감뿐 아니라 모든 감정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그것이다. 간단한 예시로 시험 콤플렉스, 권력 콤플렉스, 돈 콤플렉스, 애정 콤플렉스 등이 있다.
집단 무의식 : 인간의 무의식의 심층에 존재하는 개인의 경험을 넘은 선천적 구조 영역이다. 개인이 살면서 경험한 것이 아니지만 개인정신의 가장 토대가 되는 것으로서 보편적인 진화경험의 저장소이다.
원형 : 인간으로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오며 인종, 문화, 지리적 공간과 시대의 차이를 막론하고 인간이면 누구나 배우지 않고도 행동하게끔 하는 '보편적이면서 원초적인 인간적 행동 유형'이다.
자기(Self) : 무의식의 밑바닥에 있는 세계로 우리의 생각이 닿지 않는 곳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하나로 통합된 정신 전체를 의미하며, 이것은 의식의 중심인 '나(자아)' 를 넘어서는 엄청난 크기의 통합된 정신의 중심이며 핵이다.
(이러한 자기는 꿈과 상징으로 자아에게 무의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자기실현
가운데 태양이 자기(Self)이다.
나의 전체정신은 자기(Self)를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
의식의 중심인 자아(Ego)가 전체정신의 중심인 자기로 가는 것을 개성화, 개별화라고 함
개성화란 그 사람 자신, 즉 그 사람의 전체가 되는 것이다
융은 자기(Self)를 찾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자기를 찾는 여행은 언제 떠나야 할까?
융은 젊은 시기에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사회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적절히 감출 건 감추고 가면을 쓸 때는 써야 한다.
(아니마 아니무스 등의 원형을 감추어야 한다)
중년이 되면 비로소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데, 자기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자기의 무의식을 들여다 봐야 한다.
이를 위해 대담하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무의식과 대면을 해야 한다.
(페르소나 속에 있는 '자기'를 들여다 봐야 한다)
남성은 자신안에 있는 여성성 (아니마)를 알아햐 하고 여성은 자신안에 있는 남성성 (아니무스)를 알아야 한다.
의식·무의식적으로 자기(Self)를 알기 위해서 남성성, 여성성이라는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실현의 여행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자기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자아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갖고 있는 잠재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프로이트 VS 융
융의 분석심리학은 정말정말 흥미롭다.
만일 융 심리학 입문서를 읽어보고 싶다면
이부영, 분석심리학 이야기 (집문당)
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융은 대단히 흥미로운 소재들을 사용하여 분석심리학을 설명한다.
각종 신화에 대한 이야기, 동시성, 원형 등등...
심화자료
첫댓글 *인간은 페르소나가 없는 새라는 자기(self), 실체를 찾아 떠나야 하지만 결코 도달할 수는 없다
당신의 당신/문혜연 *2019조선일보 신춘
새들의 울음은 그들의 이름이 됩니다
우리는, 어떤 이름을 갖게 될까요
원래 인간은 제 이름보다 남의 이름을
더 많이 부르는 종이잖아요
나는 당신의, 당신은 나의 이름을
새들에게 우리는 우리일까요
우리를 대신할 말을 찾아요
수많은 단어들이 사라져요
뻐끔거리던 입술들이 짝을 짓습니다
입술을 부딪치며, 서로에게 옮아가는 인간들
새들은 인간과 상관없이 날아다닙니다
새들은 새들이고, 우리는 우리입니다
부리를 부딪치는 새들은
정다운 만큼 가벼운가 봐요
자신을 닮은 사람을 세 번 만나면 죽는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어요
지렁이와, 지렁이 모양 젤리
그걸 공포라 할 수 있나요
머리와 꼬리를 알 수 없는 젤리는
달콤하고 모호한, 주인모를 관계들
우리는 점점 닮아 가는데
누가 누굴 닮은 건지 모를 때는
어떻게 할까요, 당신은 지금
2%의 당신 자신과, 98%의 당신의 당신
순도 높지 않은 당신, 그리고 나
끝 모를 바닥으로 가라앉아요
(아래에 계속)
(위에서 이어서)
새들은 언제나 아득한 높이에서 웁니다
그림자도 생기지 않을 물에는
새의 밑면만 지나갑니다
깊이 가라앉은 바닥, 그곳에서 우리는
떠오를 수 없는 낮은 음, 낮은 울음
새들의 이름은 그들의 인사가 됩니다
우리의 울음도 우리의 내일이 될까요
안녕, 당신, 안녕
유언 같은 안부를 주고 받아요
우리는 새들의 세계에서도, 서로의 이름만 부르고
인간은 역시, 새들에게는 이해받을 수 없나봅니다
*광대는 페르소나(사회적 자아), 허들:사회적 목표, 밤:자기(self)의 반성의 시간, 하이데거의 현존재 즉 죽음을 앞당겨 사유는 실존
https://youtu.be/fcC_emRrM24
랜덤박스/류휘석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내겐 매일 허들을 넘다 실패하는 광대들이 살아요
불필요한 기념일이 빼곡한 달력, 숨 쉴 날이 없어요
나 대신 종이에 누워 숨 쉬는 사람들
밤이 되면 광대는 잠을 자고 나는 일어납니다
나는 허들을 치우고 부서진 광대들을 주워 종이 상자에 집어넣습니다
그늘을 뿌리는 거대한 인공 나무, 물을 줘요 잘 자라서 더 크고 뾰족한 허들을 만들어내렴
그렇지만 모든 게 나보다 커져서는 안 돼,
광대들은 일도 하지 않고 아침마다 이불을 걷어냅니다 나는 토스트처럼 튀어 올라 침실을 접어 내던져요 나를 어지럽히는 벽시계와 발목에 생긴 작은 구멍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커집니다
방이 비좁아서 나는 밖에 있습니다 밖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 상자를 만들어야 해요 재사용 종이는 거칠고 단단해서 반성에 알맞습니다
천장에 붙어 기웃거리는 가녀리고 얇은 나의 광대들
(아래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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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계속)
반성이 시작된 집은 무덤 냄새가 나는 요람 같아요
나는 탄생부터 기워온 주머니를 뒤집습니다 바닥은 먼지로 가득찹니다
도무지 채워지질 않는 상자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 실패와 실종
내가 죽으면 광대들은 허들을 넘을까요
궁금해서 죽지도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