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 성당 - 갈릴레아 -
그리스도교 성지 순례기로 가장 유명한 에테리아의 기록에 의하면 그녀는 383년경에 타브가 지역을 순례 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곳은 가파르나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거기에는 일곱 샘이 있었고 모두 풍부한 양의 물을 담고 있었다. 그곳에서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굶주린 군중들을 배불리 먹이셨다. 예수께서 기적을 베푸실 때 빵을 올려놓으셨다고 생각되는 바위 위에 제단을 꾸며 사용하고 있었다. 순례객들은 그 바위 조각을 조금씩 떼어갔는데 그들은 그것이 병과 건강에 효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에테리아에 의하면 350년경에 주님이 빵을 얹으신 바위를 제단으로 하여 기념 성전이 건축 되었는데 그 성당 기초의 일부는 현재 제단 우측 유리판 아래와 성당 북쪽 부분에 남아 있다. 450년 경 비잔틴식 성당이 건축될 때 기적에 연관된 바위를 새 제단 아래로 옮겼고, 제단 주위는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을 하였다.
빵의 기적 성당을 상징하는 빵 네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모자이크는 제단 바로 앞쪽에 있다. 주의 깊게 모자이크를 본 순례자들이라면, 그리고 “오병 이어”의 기적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왜 “네 개의 빵”이지 하는 의문이 들것이다. 그럼 한 개의 빵은?
그리스도 신자들에겐 “제대”는 단순히 미사를 봉헌하기 위한 “탁자”나 “단(壇)”이 아니다. “제대”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또한 “제대”는 그리스도를 제물로 드렸던 골고타(갈바리아) 산을 의미하며, 매일 미사성제에서 그리스도를 제물로 드릴 장소이기에 제대는 성당의 중심이자 미사성제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네 개의 빵”은 모자이크 바로 앞쪽에 있는 “제대”가 있음으로 인해 다섯 개의 빵이 되는 것이며, 매일 봉헌되는 미사성제를 통해서 지금도 “빵의 기적”은 새롭게 일어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기적 사화 중에서 네 복음서 모두가 유일하게 전하고 있는 것은 바로 “빵의 기적”이다. 그리고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은 다른 전승의 형태를 따로 전하여 4복음서에서 모두 여섯 번이나 전하고 있다.
4복음에서 예수께서 빵의 기적을 베푸셔서 군중들을 배불리 먹이신 사화가 크게 두 전승으로 전해지는데, 하나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마르 6,30-44; 마태 14,13-21; 루가 9,10-17; 요한 6,1-15)이고, 다른 하나는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로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마르 8,1-9; 마태 15,32-38)이다. 이처럼 복음서 저자들은 빵의 기적을 예수님의 일생에서뿐 아니라 구원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사건임을 설명하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루가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 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참 행복을 선언 하시며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은 행복 하다고 말씀 하셨다. “눈물 젖은 빵”을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기도”에서 “일용할 양식”을 청하라고 가르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