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다녀온 것 같은데 일본에 다녀온지 12일이나 지났습니다. 다녀와서 밀린 일들을 하느라 정신 없이 보내서 그런지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갔습니다. 지금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더 지나면 일본 비전 트립에 대해 정리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정리를 합니다.
성동교회가 이번에 다녀온 교회는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에 있는 미토사랑교회 입니다. 2018년에 초대교회 부목사로 중고등부와 청년부와 함께 다녀온 곳이니 저는 2번째 방문이고, 우리 성동교회로서는 첫 번째 방문을 하는 교회였습니다.
성동교회에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우리 교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성동교회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이 보였습니다. 우리 집에 있는 예빈이를 제외하면 다른 친구들은 주말에만 성동리에 들어와 함께 예배 드리는 친구들입니다. 이 친구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아도 딱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주려 고민하고 노력하는 정목사를 보며 교회학교를 향한 미안한 마음만 커져 갔습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어느 날 정목사와 비전트립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리고 당회 결의를 거쳐 교회 학교에 1년전부터 선포하였습니다. 내년에는 비전트립을 가겠으니 기도하며 준비하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선포한 후 몇 개월이 지나 초대교회에서 함께 동역하였던 김영수 안수집사님께 비전 트립에 함께 하여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안수집사님은 일본어와 일본학을 전공하셨고, 일본어 학원을 운영하실 정도로 일본 전문가 이십니다. 부탁을 드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안수집사님께서 예산과 계획서를 주셨습니다. 너무 훌륭하여 손 볼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교회에 말씀 드렸습니다. 교회에서도 자녀들을 위한 일이니 흔쾌히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개인경비는 개인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참여하시는 분들이 모두 동의하여 주셨습니다. 그런데 선교지에 드릴 헌금이 고민 되었습니다. 교회 재정에서는 여름 수련회를 위한 예산 이상을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우리 가정에 개인적으로 후원받은 물질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정목사와 상의 하였더니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하였습니다. 재정부에서 이 말을 하자마자 장로님과 권사님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힘들어도 교회에서 부담하든가 아니면 장로님께서 개인적으로 할테니 받으신 후원은 목사님 회비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고집을 부렸습니다. 평소에는 고집을 잘 부리지 않지만 이번에는 고집을 세게 부리며 마음 먹었으니 이제 제 것이 아니라 주님 것이라고 현지 교회에 헌금으로 드리겠노라고 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재정이 마련되었습니다.
출발하기까지 김영수 안수집사님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일본 비전트립을 위한 오리엔테이션부터 시작하여 비행기 티켓, 현지 자동차 렌트, 입장권 예매, 출입국 수속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을 김영수 안수집사님께서 감당하여 주셨습니다. 심지어는 가능한 휴대품과 그렇지 않은 것, 자동 출입국이 가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등의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 주셨습니다. 일이 진행되는 가운데 모든 상황을 저와 상의하여 주시고, 움직여주셔서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저 혼자 일을 감당하지 못할까봐 안수집사님을 붙여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2024년 5월 20일(월) 새벽에 청주공항에서 출발하여 일본에 도착하였습니다. 일본에 도착하니 선교사님께서 렌트한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6년전에 뵙고 오랜만에 뵈었음에도 잊지 않고 반갑게 맞아 주심에 감사드렸습니다. 도착하여 예배를 드리고, 현지 교회에 대한 상황을 들었습니다. 일본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목회가 쉽지만은 않아 보였습니다. 선교사님께서는 비전 트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녀들에게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시려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정이 허락하는 한 아침부터 시작하여 저녁 늦게까지 운전을 하시며 저희 교회 자녀들을 위해 헌신해 주셨습니다. 또한 사모님께서는 14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아침 식사를 매일처럼 차려 주셨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비록 비전 트립이지만 그냥 갈 수는 없기에 현지 교회에 드릴 선물과 성도님들 개인적으로 나누어드릴 선물을 구입하여 정성스럽게 포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비전트립 기간동안 새벽마다 예배 드리며 일본과 미토지역에 교회가 복음 전하는 일에 쓰임 받도록 기도하였습니다. 마지막 저녁 준비한 헌금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자 목사님께서 저를 급하게 부르시더니 헌금한 액수가 너무 커서 받기가 부담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성동교회가 어려운 교회는 아니지만(제가 계속 성동교회 어렵지 않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렇게 많은 헌금을 하셔도 괜찮으시겠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괜찮다고 계속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한국에서 쓰고 남은 경비에 개인 사비를 조금 더하여 보내드렸습니다. 이로써 비전 트립과 관련하여서는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지출하고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번 일본 비전 트립을 통하여 아이들이 한뼘 더 자란 것 같아 뿌듯하였습니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큰 변화는 없으나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비전을 품게 되는 귀한 시간이어 감사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더 돕는 교회가 되고 싶은 간절함이 생겼습니다. 물론 지금은 여러가지로 힘들지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잘 마치고,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에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어주신 정희진 목사님, 고영섭 장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모든 일정이 잘 소화되도록 헌신하여 주신 선명수 목사님과 김영수 안수집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성동 교회가 자녀들을 위해 그리고 아름다운 일들을 위해 잘 쓰임 받도록 기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