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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장 은수. 여 재항. 윤 성원. 이 경령.
(게스트)최 영곤. 권 순국. ㅡ6명
어느 해 던가?
아주 아주 오래전에 승려로 계시다가
속세에 나와서 철학원을 하시는 노 스님이
입춘 2월 4일이
그해의 시작일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던 것이
잊혀지지않아 어쩌다 가끔 생각이 나면
양력 2월 4일 이후에 태백산을 찾는다.
태백산은 천제단이 있어,
하늘에 제사를 지낼 정도로
"기" 가 가장 쎈 산이라, 겸사 겸사 "기" 도 받고
장기간의 코로나로 너무 힘든 나를 위로 하고자
태백산 산행을 잡았다.
태백산을 잡고 다음주 팀 정기 등반일에
모처럼 설악산 대청봉 정상을 찍어야 겠다는
계획을 하던차에
갑자기, 어? 이왕 태백에 가는길에
대청봉까지 하고 오면 되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싸! 이걸 보고 일타쌍피 라고 하는거군!
좋아 좋아~
혼자 갈수 없으니 몇몇 지인들에게 섭외
오케이 콜!
은벽산악회 신 현택씨와 그 친구 권 순국씨를 확보하고
혹시 우리 산빛에도 누가 갈 사람 있을지 몰라
번개 산행 공지를 올렸다.
우리 산빛에서는 예상 외로 토요일 시간을 못내시는
은수 형이 태백산 참석글을 달았다.
엥? 은수 형은 일요일밖에 시간을 못내는데
대청봉이 아니고 태백 맞아?
맞단다.
은수 형도 이번엔 웬지 태백을 가고 싶고
태백 근처 사북에 사시는
'여 재항' 형 도 보고 싶고 해서
참석 하시겠단다.
그리고 아무도 참석 댓글이 없다가
윤 성원 회장이 막판에 합류.
사실 윤 회장은 설연휴 전에
이미 구두로 참석의사를 밝혔는데
긴연휴 일정상 어떤일이 벌어질지 몰라
취소없는 확정이 되기위해 기다렸다가
확실하게 되자 참석댓글을 달았다.
윤 회장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안전 제일주의자.
산빛 산악회의 현 회장과 현 등반대장.
전임 회장등 3명의 기라성 같은 별이 뜨는데도!
일반 산악회에서는 볼수없는,
일타쌍피의 정말 멋진 공지인데도!
산빛 참석자는 우리 셋 밖에 없다 ㅎㅎ
그리고 또 다른 지인 최영곤 형님도 섭외.
총원은 6명이 되었다.
차편은, 충주 사시는 최영곤 형님이
우리 서울 사람 들을 위해
충주에서 일부러 하남까지 와서
우리 차는 하남에 주차하고
영곤 형님 차 한대로 6명이 가고
태백산 끝나면
은수형은 태백에서 서울로 버스타고 가기로~
영곤형님은 술도 못마시고 운전 하는걸 좋아하시니
환상의 조합 이다.
금요일 밤 11시 열심히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신현택님 전화가 왔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못온다고~
그럼 5명이 한대로 가니 자리는 넓어졌네ㅎㅎ
2월 5일 토요일 새벽 12시 30분
하남에서 만나 영곤 형님 차로 옮겨타고
짐 정리후 출발.
조수석은 다들 은수형에게 양보~
은수형은 처음 보는 사람들도 카리스마를 느끼는지
은수형에게 조심스럽게 대하는듯 하다.
나는 1분도 못자고 와서
한 30여분 근황 이야기 나누다
잠에 떨어지고~ 윤회장도 자고~
가운데 좌석에 앉은
신 현택씨 친구 권 순국씨만 자리가 불편한지
아님 아는사람 현택씨가 없어서 낮설은지
잠을 못잔다.
어쨌든 운전하는 영곤 형님과 조수석 은수 형이
끊임없이 무슨 이야기인가는 나누는것 같은데
자며 자며 다왔다는 말에 눈을 떴다.
새벽 3시.
재항 형님네 가게 앞.
재항 형님이 얼굴가득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맞아 주시고
맛있는 커피를 한잔씩 다 내려 주셨다.
재항 형은 1년전부터 앓고있는 다리 때문에
태백산행은 못하시고 우리가 산행 끝나면
유일사 주차장으로 태우러 오기로하셨다.
재항 헝 네 가게에서
내가 집에서 준비 해온 소 불고기 볶음과 김치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4시 10분 에 유일사 주차장으로 출발.
4시 50분 주차장 도착했는데
바람이 장난 아니게 매섭다.
5시부터 산행 시작~ 임도를 따라 쭈욱 걷는데
임도길이 이렇게나 길었던가?
예전엔 임도 조금 걷다가 산길로 들어선것 같았는데
끝없이 임도 길이다.
윤회장이 검색 하더니 어차피 만나는 길 이라기에 안심~
돌계단이 나와서 얼어 반질거리길래
여기서 부턴 위험할것같아 스틱. 아이젠도 착용하고
다시 전진~
그런데 바람이 칼바람 인데다 버프가 헐렁해
얼굴을 감싸주지 못해 바람이 볼을 때려
너무 시려워 얼것같다.
이대로 가다간 동상 걸릴수도 있을것 같고
도저히 더 이상 갈수도 없어
머리에 썼던 방울 비니 모자를 버프 대신
얼굴에 두르고
군밤장수 모자를 꺼내어 썼더니 완전 천국!
얼굴바람만 안 맞아도 이렇게 좋을수가!
더구나 모자가 두터우니 숨 내쉬는 입 부분이 젖어도 얼지도 않고 포근해서 너무 좋다!
얕잡아 봤던 겨울산행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낀
이번 태백산 ㅠ
영곤형님이랑 권 순국 씨 두분이
혼자 할수 없는 나를 위해 엄청 도와 주신다.
손 많이 가는 여자네 ㅠ ㅋㅋ
드디어 장군봉 정상.
해는 7 시 25 분에 뜬다고 했고.
우리는 여명속에 장군봉에서 얼른 인증삿 한장씩.
너무 추워 사진 찍느라 장갑을 벗었다 끼면
바로 동태가 된다ㅠ
은수 형이 한번 장갑을 벗고 다시 끼었다가
언손이 회복이 안되어 장시간 고생했다ㅠ
저 멀리 붉은 띠들이
하늘을 수놓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너무도 순식간에 찬란한 해가 떠올랐다.
황금빛 둥근 태양을 마주하는 내 두 눈은
너무 눈이 부셔
이대로 눈이 멀어 버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너무 추워 핸폰이 켜지지 않아 촬영은 못하고
두 눈과 몸과 마음으로만
장엄한 일출을 받아 들였다.
짧은 해맞이 후
천제단에, 가져온 북어포. 사과.배 한개씩을 놓고
제를 지냈다.
감도 가져왔는데 배낭에 넣어 온 윤 회장이
너무 추워 감을 꺼내지 못해 이해하고
그냥 지내기로~
세번 절 하면서~ 다들 뭔가를 기원 했겠지?
그리곤 좀더 산행을 길게 할려고
우리는 바로 당골로 내려 가지 않고
문수대쪽으로 갔다.
천제단 까진 눈이 얼마 없었는데
문수대 쪽으로 가니 눈이 제법 많이 쌓여있다.
길이 아닌곳에 잠깐 넘어졌는데 허벅지 까지 쌓여
몸의 중심을 잡을수가 없을 정도로
눈이 많이 있었지만
그동안 날이 따뜻해 그랬는지
상고대는 하나도 없다.
몆년전 왔을때는 눈과 상고대, 넘실 거리는 운해가
삼박자를 이루어 완전 환상의 설경 이었었는데..
그래도 우린 눈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
태백산 일출이 목적이고
천제단에 제를 지내는게 목적이었는데
두가지 임무를 다 완수했다.
문수대를 400m 낭겨놓고
당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으니
은수 형이 문수대 봐야 의미 없다고
그냥 당골로 빠지잔다.
그러죠 뭐~
거기서 재항 형에게 전화하고 은수 형과 영곤형님
두분은 먼저 빨리 내려 가시고
(당골 주차장에 재항 형이 오시면 그 차 타고 유일사 주차장에 주차 해놓은 우리 차를
당골로 다시 가져와서 우릴 태워야 하니까)
나랑 윤 성원 회장 권 순국 씨는 천천히 내려가며
커피도 한잔 타 마시고 주차장 도착하니
겨우 10시밖에 안되었다.
태백에 오면 소고기가 유명!
재항 형이 태백에 오면 무조건 재항 형이 쏜다며
현지인들이 즐겨 가는 현지인들의 맛집
[배달식육 실비실당 ] 에 가서
180g 1인분에 34,000원이나 하는
한우 소 갈비살을
6명이 8인분이나 먹었다.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더 시킬려고 하는걸
억지로 말리고 소면 3개를 나누어 입가심하고
디져트는 은수형이 쏜다며 근처의 분위기 좋은
카페로 가서 아포카토 5잔과 라떼한잔(재항 형꺼)
그리고 커피에 겻들일 빵까지~
완벽하게 디져트 마무리 후
은수 형은 재항 형이
사북 버스터미널로 데려다 주고
우리 4명은 내일 대청봉 출발지인 오색으로~
오색으로 바로 갈수도 있지만
시간도 많고 여기까지 왔으니
해안도로로 드라이브나 하며 갑시다~에 의견 일치.
철썩이는 파도 구경 실컷 하며 오색 숙소 도착.
컨디션 안좋은 운 회장은 숙소에서 쉬고
나랑 영곤형님 권 순국씨는 근처 식당에서
된장찌개 . 두부 로 저녁 식사겸 술한잔
얼큰하게 걸치고 들어와 8시 30분부터 꿀잠.
/일요일/
원래 새벽 4시부터 산행해
대청봉 일출을 보려고 했다가
어제 저녁 식사 하는 식당에서 식당 주인과
손님으로 온 등산객이 4시부터 산행 해도
여간 빠르지 않고는 대청 일출을 볼수 없다기에
그럼 일출은 포기, 대청봉 가서 "기" 만 받고오자~
그리고 6시 출발 하기로 하고
5시에 알람을 맞췄는데 5시 알람에 깨긴 했지만
더 자고싶다~~ 5시 30분으로 알람 다시 맞추고
좀더 누워있다 5시 20분에 일어나 나 먼저 양치질하고 윤회장을 깨웠다.
방 2개를 빌려
나랑 윤 회장이 한방쓰고
영곤 형님과 권 순국 씨가 한방 쓰고~
6시에 출발 하기로 했는데 6시에 모여
어제 아침으로 먹고 남은 소 불고기에 밥 넣고 볶아
오늘 아침 먹고 7시에 숙소 출발~
오색 입구 시작점에서 단체 사진 한장 찍을려고
준비중 인데 윤 회장이 복숭아 뼈가 너무 아퍼서 못 올라 가겠다고 우리 셋만 다녀 오란다ㅠ
윤 회장은 놀다가 한계령으로 데릴러 오겠다고~
많은 인원이 간것도 아니고 딸랑 4명인데ㅠ
한명이 못간다고 하면 어떻게 한명을 놔두고
3명이 진행을 하나ㅠ
더구나 타 산악회원도 아닌 우리 산빛
게다가 회장님 인데ㅠ
그럼 우리 모두 다 같이 철수해서
용대리 매바위 빙장이나 갑시다.
모두들 이해 해 줘서 콜~~
용대리 가긴 너무 이른 시각이니
가면서 구경이나 하자 하고 불에 타 재건 된
낙산사에 들려 곳곳 구석구석 감상하고
속초 시내 유명하다는 생선찜집에 가서 점심도 먹고
용대리 도착 1시 30분.
영곤형님 산악회가 빙벽 하고 있어서 구경하다
장비있는 나만 70 m짜리 톱로핑 한번 하고
3시 30분 용대리 출발~
길 하나도 안밀려
5시에 하남 우리가 주차 해 놓은곳 도착.
영곤형님이 이틀동안 안전 운전 해 주시고
진로가 변경 되어도 누구하나 불쾌해 하지않고
다들 뜻 맞아 함께했던 1박 2일.
산행에 여행에 맛집 탐방에 빙벽까지
해볼거 다 해본 1박 2일!
정말 정말 즐거웠습니다.
*회비 정산
여재항 형님이 한우 소갈비 찬조.
장은수 형님이 디져트 아포카토.빵 찬조.
행동식.간식.제수용품 ㅡ 이경령 찬조.
기름값.톨비 ㅡ120,000원
오색숙박비. 방2개 ㅡ 80,000원
오색에서 저녁식사.반주 ㅡ 40,000원
낙산사 입장권.3명 (이경령 신도증 있음).12.000원
속초 생선찜ㅡ 64,000원
합계ㅡ 316000원 ÷ 4명 = 79,000원씩.
태백산 올라 가기 전 사북 재항 형네 사업장에서
새벽밥 먹고 물 끓여 보온병에 담는 모습
윤성원 회장 작품
이틀연속 운전 해 주신 최 영곤 형님
윤 회장 옷을 많이 껴입어 정말 장군처럼 보이네
폼생폼사 장 은수 형
은벽 산악회 권 순국 님
이경령 추워서 모자를 버프로 대신했더니
스타일 다 구겼다ㅠ
최 영곤 님이 찍은 일출 사진
모자에 고드름이ㅠ
주목
제사 지낼려고 준비중
고드름
계곡이 꽝꽝 얼었어요
태백 식당
살살녹는 한우 갈비살
세분 다 인물이 훤~~ 하십니다!
디져트ㅡ 아포카토와 빵
오색에서 저녁식사
오색 우리 숙소
낙산사
무료 소원지
이경령. 윤성원의 그림자
해수관음보살 계신 곳에서~
멀리 뒤로 오늘 오르지 못한 대청봉이 보인다.
단체 사진
산불로 이난 낙산사 화재시에 불길이 바로 앞에 멈추어 천운으로 화재를 피한 홍련암
속초 이모네 생선찜ㅡ모듬찜
용대리 빙장
이경령의 어설픈 몸짓ㅠ
그래도 70m를 펌핑 하나도 없이 올라갔다 욌다.
하강
첫댓글 태백에서 설악까지~^^
대단하신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대청봉 못갔으니 대다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너무도 즐거운 1박2일 겨울여행 이었어.
암벽과는 또 다른 맛 ㅎㅎ
"저 멀리 붉은 띠들이
하늘을 수놓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너무도 순식간에 찬란한 해가 떠올랐다.
황금빛 둥근 태양을 마주하는 내 두 눈은
너무 눈이 부셔
이대로 눈이 멀어 버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너무 추워 핸폰이 켜지지 않아 촬영은 못하고
두 눈과 몸과 마음으로만
장엄한 일출을 받아 들였다. "
사진과 후기글을 보는것 만으로도 살을 애는 듯한 추위가 느껴져 오싹오싹 해집니다^^;;
대단한 일정 소화하신 모든분들의 열정이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잘 썼던가?
내가 썼을때는 몰랐는데 연주가 옮겨온 내 글을 보니 순간 소름이 돋았어!
글을 쓸때는 내안에 다른 내가 있나봐 ㅎㅎ
태백산 칼바람. 일출.겨울 바다. 낙산사. 다 너무 너무 좋았어!
또 가고싶어~~
운동은 역시 해야하는구나를 알면서도
자꾸 뒤로 처지게 되네요ㅜㅜ
열심히 운동해서 나도 내년에는 꼭 따라갈수 있게 해볼게요~^^
태백산은 운동 안해도 갈수 있는 가파르지 않은 산 이야~ 다만 칼파람이 너무 추웠지ㅠ
은정이도 마음만 먹으면 갈수있는 산 ㅎㅎ
나도 후기를보면서 제단에 제준비 하는 사진을보며 거기에 살짝 순가락얹어 산빛에 무궁한발전과 나에 발전도 빌었습니다.
1박2일 함께 한 것 처럼 믿고보는 생생한후기 감사합니다.
태백산에서 형수님이 선물 해주신 아크 우모복으로 멋진 포즈 잡을랬는데 너무 추워서 껴입고 껴입다 보니
스타일 구겨져 예쁘게 안나왔네요 ㅎㅎ
이번 산행에서 만난 모든 분들이
대장님 결정에 모두 잘 따랐기에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따를 수 있을만큼 덕을 쌓은 대장님 덕이었어요
여왕벌의 힘! ㅎㅎ
같이 가실 분 없을것 같아 공지 안하고 갈려다 올린 태백산 산행~
뜻밖에도 윤 회장과 은수형이 함께 해 줘서 너무너무 즐겁고 뜻깊은 산행이 되었어!
내년에는 일타쌍피 꼭 성공 합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