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요 실습 일정
시 간 | 프로그램 | 대 상 자 | 내 용 | 실습생 역할 |
9:00~12:00 | 종결 평가 준비 | 실습생 | -종결 평가서 작성 2차 -종결 평가 ppt 제작 -종결 평가 발표 대본 만들기 | 기록, 제작 |
12:00~13:00 | 점심 식사 | - | - | - |
13:00~15:00 | 종결 평가 발표 준비 | 실습생 | -종결 평가 발표 연습 | 기록, 제작 |
15:00~17:00 | 종결 평가 발표 | 실습생 | -종결 평가 발표 -다른 동 팀 종결 평가 발표 경청 | 경청, 발표 |
17:00~18:00 | 슈퍼비전 | 실습생 | -홈페이지 이야기, 수료사 작성 사항 공유 -종결 평가 발표에 관한 칭찬과 피드백 | 경청, 기록 |
2. 실습 일정 세부 내용
1. 종결 평가 발표 (15:00~ 17:00)
종결 평가 발표를 경청하기 위해 관장님도, 부장님도, 슈퍼바이저 선생님들과 실습생 선생님들이 405호에 가득 자리를 채우고 앉았습니다. 종결 평가 발표에 떨리고 긴장됐지만, 여기에 앉아있는 선생님들은 다들 저를 믿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기에 발표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탁구 잔치 발표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함께 하니 너무 재밌게 발표했습니다. l어르신과 아이들이 때창하고 막춤추는 영상을 볼 때는 제가 다 부끄러워져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탁구 잔치 준비할 때는 잘 몰랐는데 종결 평가를 발표할 때 보니 잘 해왔음을 알았습니다.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해도 관장님, 부장님, 슈퍼바이저 선생님들, 동료 실습생 선생님들이 ‘고생했다. 잘했다’는 마음과 눈빛을 보내주시니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동료 실습생 선생님들의 발표를 경청할 때 저도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사람다움, 사회다움을 위해 참 애쓰고 잘 해왔구나 느꼈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 마음은 짐작하는 게 아니라 물어야 알 수 있어요.
“민지 선생님은 탁구도 못 치고, 당구도 못 하고,
못 하는 게 너무 많아서 그래서 좋아했어요.”
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 h 아버님은 저를 참 좋아하십니다.
h 아버님은 매번 저와 탁구 치고 싶어 하셨습니다.
제가 장염에 걸려 아팠던 날, 같이 탁구를 못 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하자 h 아버님은 제 장염을 많이 걱정했습니다.
h 아버님은 저를 위해 귤을 사주시기로 했습니다. h아버님이 귤을 사주시면 귤을 받으러 나가기 위해 제 전화번호를 드렸습니다.
전화번호를 알려드린 이후 하루에 50통에 가까운 전화가 왔습니다.
매일 점심시간에는 휴대 전화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주말 아침도 저녁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50통이 넘는 전화를 다 받아낼 수 없어 제 휴대 전화로 오는 전화들을 모두 부재중으로 두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 연락도 받지 않아 오해가 생겨 크게 다투게 됐습니다. h아버님이 계속 수신을 거셔서 부모님께 통화 중이라고 음성 안내가 나가는데, 정작 부모님의 수신이 걸렸을 때는 부재중이니 제가 일부로 부모님 전화를 피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오해의 불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사정을 아시고는 금방 “그래, 네가 그럴 애가 아니지. 화내서 미안해 민지야. h아버님 잘 챙겨 드리고, 실습 잘 마무리해. 우리 딸.”하며 h아버님과 실습에서 좋은 추억을 쌓길 바라셨습니다.
월요일 저녁, 저녁 식사를 위해 h아버님이 복지관을 찾았습니다. 동료 실습생 선생님들은 저를 위해 h아버님께 제가 없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평소 저도 제가 봐야 할 일들이 있어서 저를 계속 찾아오시는 h아버님을 피해 찬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일을 볼 때도 있었습니다.
종결 평가 발표까지 끝 난후라 동료 실습생 선생님들이 회식을 가자고 했습니다. 동료 실습생 선생님들과 술을 너무 좋아하는 저는 가고 싶었지만, 써야 할 실습 일지도 너무 많이 남아있었고, 계속 저를 보려고 복도를 거니시는 h아버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혼자 남았습니다.
h아버님은 제 옆자리에 앉아 “민지 선생님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냐?”를 계속해서 반복하셨습니다.
“가기 싫다 민지 선생님 옆에 계속 있고 싶다!”
“민지 선생님 편지 보내고 싶으면 어떻게 해요?” 하셔서 문은선 선생님께 내게 줄 편지를 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평소 동료 실습생 선생님들이 내가 어리고 예쁜 딸 같아서 아버님들이 유독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셔서 저도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h아버님께 직접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h 아버님, 제가 왜 그렇게 좋으세요? 이유가 뭐였어요?”라는 질문에 한참을 히죽 웃으시다가 “민지 선생님은 탁구도 못 치고, 당구도 못 하고, 못 하는 게 너무 많아서 그래서 좋아했어요.” 라고 하시는 겁니다.
정말 때 묻지 않고 새하얀 순수한 마음이었습니다. 내가 이런 마음을 받아도 되나 싶었습니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 그 어려운걸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늘 사회에서 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못해서 연민으로 날 아픈 손가락처럼 저를 긍휼히 여겨서 좋아했다는 아버님 말씀에 놀랐고, 울음을 참았습니다.
h아버님과 울음을 참으며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고 7시에 가방을 메고 복지관을 나왔을 때, 버스를 타려고 길을 내려가고 있는데 저 뒤에서 “민지 선생님! 악수!” 큰 소리로 말씀하시며 h아버님이 달려왔습니다.
악수하며 h아버님은 “우리 또 언제 보냐, 민지 선생님 조심히 가요!”하며 길었던 작별 인사를 끝냈습니다.
버스 타고 가면서 정말 오랜만에 엉엉 울었습니다. 그 말씀은 내가 했던 받았던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기억을 우르르 쏟아내게 했습니다.
그동안 안 힘들고 스트레스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사실 제게는 벅찼습니다. 현장에 나가고 싶다면서 현장과 맞지 않는 거 같아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을 받은 지금 ‘나는 사회사업 계속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좋은 주변 사람들과의 서로를 위한 건강한 관계를 위해 제가 평소에 노력해야겠지만, 사람의 마음은 짐작하는 게 아니라 물어야 알 수 있었음을 h 아버님과 우리 부모님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