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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10 (이영남 수필집)
『아름다운 구속』
979-11-92613-53-6 / 160쪽 / 147*210 / 2023-6-26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라며 건네준 한 아이의 쪽지 … 글씨는 흐릿해도 속삭임은 강했다. …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최면이고 구속이었다. 아름다운 구속이었다.” (표제작 「아름다운 구속」 중에서)
한국현대수필100년 열 번째 사파이어문고는 이영남 수필가의 『아름다운 구속』이다. 3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성실하고 아름답게 봉직하고 퇴임한 작가는 탄생에서부터 종말까지 굴레일 수밖에 없는 우리 삶이 참 아름답다는 깊은 깨달음이 담긴, 섬세하고 정갈한 작품 44편을『아름다운 구속』에 실었다.
■ 저자 소개
이영남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삼십여 년을 보내고
현재는 은퇴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계간 《문장》으로 등단하였으며
대구문협, 문장작가회 회원이다.
■ 목차
다시 봄을 맞으며
1부 잊혀진 계절
소리길 / 대신이라면 / 모과차 / 살롬 / 맏며느리의 고백 / 선물 / 잊혀진 계절
2부 아름다운 구속
봄 / 상고대 / 외돌개 / 아름다운 구속 / 박수를 보내다 / 난제 / 돌덩이 / 오후 한때 / 삽작거리 그 집
3부 자작나무
소쇄원 / 그때 그 순간 / 치사랑 / 동상이몽 / 선물 1 / 띠앗 / 지금 이 순간 / 자작나무 / 58.1
4부 세월에 우리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 명품 인생 / 덤 / 뜻이 있었네 / 세월에 우리다 / 공존 / 밥상과 인상 / 다시, 그렇게
5부 타임머신
손이 또 다른 손에게 / 꽃멀미 / 날개옷 / 반지, 말을 품다 / 스탕달신드롬 / 차라리 / 행불유경 / 정동진 / 타임머신 / 볕뉘(10년 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 A Dream I Dreamed
발문│장호병_객관적 현상의 내면화
■ 출판사 서평
“노래도 지치기 시작하는 해거름이다. 마음을 파고들던 오래전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더라도, 설레며 듣던 그 느낌을 잡고 싶다. 시작 부분의 피아노 선율이 오래도록 경쾌하게 남아있기를, 깨어질지라도 환상 하나 정도는 마음에 숨기며 살고 싶다.” (「잊혀진 계절」 중에서)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는 아름다운 나만의 ‘환상’만은 아니다. 작가는 교사로서 누구의 딸이자 엄마이자 자매, 며느리로서의 자신의 삶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이라는 핏줄을 통해 면면히 이어진 혈육들의 삶, 주변 사람들의 삶 등 묵묵히 살아감의 면면을 세심하게, 따스하게 돌아보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대개가 사람이 소재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사람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산다는 것의 숭고, 아름다움, 긍정의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아픔’, ‘슬픔’, ‘그리움’의 정서로 우리 삶을 이해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으로 감싸는 진솔한 작품이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되돌아오는 사이에도 바다는 물꽃을 만들며 그리움을 풀어놓는다. 짝사랑이다. 퍼렇게 멍든 가슴을 아는 체해 달라고 바다는 자꾸만 조르는데 꼿꼿이 고개 들어 흔들리지 않는다. 가늠할 수 없는 대양의 에너지가 비로소 그 힘을 놓아버리는 해안선, 그곳에서 외돌개는 오지 않는 하르방만 기다릴 뿐이다. 제 자식 뒤치다꺼리로 절절매는 자식들의 뒷꼭지를 바라보는 부모처럼.” (「외돌개」 중에서)
“자식은 부모 가슴에 하나의 돌덩이라 했던가. 일곱 개의 돌덩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달픔을 감추고 감추느라 가장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었을 아버지의 눈물, 육신은 벌써 흙으로 돌려보내었어도 토해내지 않아 응축된 눈물은 아직 그 자리에서 동그랗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 적이 있었다.” (「상고대」 중에서)
“… 발바치 춤사위 같은 인생에서 굳건히 서게 하는 최선이라고 내 방식대로 몰아붙인 때가 많았지, 딸이었던 때를 까맣게 잊고 엄마만을 내세워 평행선을 긋던 날들, 털어내고 싶다. 눈 맞춰 얘기 들어달라는 데도 시간이 아깝다며 등을 떠밀었지. 신의 대신이기에 완벽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린다. 좋은 엄마라는 강박에 잡혀 오히려 나쁜 엄마가 되어버린 기억을 몰아내고 싶어…” (「대신이라면」 중에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라는 작가의 바람을 담은 각 편의 작품에는 삶이 아름다운 구속임을 명료하게 보여주기에 걸맞은 아름다운 구절들이 곳곳에 들어있다. 작가가 진심으로 깨달은 의미심장한 문장이 깊은 위안으로 “독자를 홀리고” “독자를 유혹한다.”
“버려진다는 건 쓸쓸함이야. … 자랑처럼 매달아 놓은 우리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주인을 이해해야 해. 버림으로써 새 생명을 약속해야 하는 거지. 그렇게 우리는 장렬히 사라져 가야 해.” (「지금 이 순간」)
“… 봄마다 구멍이 숭숭 뚫려도 좋다. 무수한 하트가 새겨진대도 즐거워하겠다. 하늘을 보고 싶은 이를 위해 내 등을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타 없어진다 해도 허튼 생은 아니다.” (「자작나무」)
“번듯한 꿈도 꾸었겠으나 살아온 날은 지극히 평범하다. 내세울 것 없다 해도 부끄럽진 않다. 내 딴에는 하루하루를 최선으로 살았다. 여전히 어제인 듯 오늘을 살지만, 내일을 모른 체하지는 않겠다.” (「꽃멀미」)
”진정한 이름은 ... 묵묵한 삶 뒤에 따라올 때 빛남을 생각한다. “(「차라리」)
“… 우리는 언젠가 날개옷을 찾아 하늘로 돌아가야 할 천사일지 모른다. 그 날개옷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한다는 깨달음에 이르렀고 이는 그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다.”라는 장호병 수필가(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의 발문대로 삶을 아름답게 투영하는 날개옷 같은 삶의 원리-“앞만 보고 묵묵히 갈 일이다”-가 깊숙이 스민 「아름다운 구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