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만 지내는 ㄴㅅ자분들은 여러 개의 캐리어를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이 캐리어의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겨울 옷이나 이불로 보입니다. 저처럼 서울역에 머물지 않고 도서관이나 무료급식소를 돌아다니다 보면 추운 12, 1월의 겨울이 제일
옷 걱정 없이 지내는 시간이 나머지 시간들은 옷 때문에 걱정을 하면서 지내는 시간들입니다. 추운 겨울에는 가지고 다니는 모든 옷들을 입고 있다보니 가방도 가볍고 두꺼운 옷들을 이불 삼아 저녁 밤에 앱테크를 하거나 졸음에 지쳐 자기도 합니다.
그러다 봄이 오면 두꺼운 겉옷 부터 어떻게해야 할 지 몰라 고민을 하게 되는데 첫해에는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앱테크로 모은 4만원에 주고 산 두꺼운 겉옷에 들어가 있는 솜을 다 빼내 3월달 까지 입은 후 저의 비밀 공간(정확하게 밝히면 법적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이해부탁)에 감추어 둡니다. 그리고 집에서 나올 때 입고 온 가을 용 겉옷은 4월달 까지 입은 후 이 옷은 등에 매는 가방에 비닐로 싸서 보관합니다. 5월은 목카라가 있는 체크형 셔츠로 버티고 6월은 여름용 셔츠로 버티고 7,8월은 현재도 입고 있는 2년 넘은 브이형 반팔 티를 입습니다. 그러다 9월이 오면 이전 옷을 벗는 반대로 2년차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제대로 세탁할 수 없기에 가능한한 땀을 흘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도서관 이용을 위해서는 후각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티나지 않게 보여야 하기에 여러모로 계절이 바뀔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거나 입는 생활은 짜증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비밀공간이라고 했지만 비와 눈에 노출되어 있기에 다시 입기 위해 꺼내보면 곰팡이가 져 있어 다시 손빨래세탁을 해야 합니다. 물티슈로 자주 닦아야 하기도 합니다.
지금 3년 차는 늘 메고 다니던 가방을 비밀공간에 숨겨 두고 지내다 보니 지금 두개의 겉옷과 칼라 티셔츠 2개와 긴팔 라운디티 하나와 마지막으로 반팔 티 하나 총 6개의 옷을 입고 있는데 이렇게 입어도 새벽에는 한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낮에는 더워서 반팔 하나로 버티면 나머지 5개의 옷은 고스란히 남들의 눈에 보이기도 하는데 최소한 옷이 여러 벌로 보이지 않도록 시각적으로 감추기도 하는데...이제 이번주는 5월 시작되기도 하는데 5월 맞이해 지금 입고 있는 상의 겉옷 하나와 긴팔 라운티는 벗어 비밀공간에 다시 숨겨야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등에 매는 가방도 비밀공간에 숨겨 두었기에 지금 들고 다니는 종이가방에는 여름용 티셔츠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닐 수 있겠지만...
이런 고민은 집의 기능 중 여러 기능 중 옷을 보관하는 기능이 최고 우선되는 기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도 집 아닌 외부 호텔이라는 곳에서 잘 수 도 있고 음식도 집이 아닌 식당에서 먹을 수 있지만 옷을 보관하는 기능은 오직 집만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등에 매는 가방으로 옷을 보관할 때와 달리 종이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알게 된 집의 기능을 생각하면서) 도서관에 일만원 하는 사물함이 있지만 배보다 배꼽(옷은 일만원도 안되기에)이 큰 것 같아 사물함 이용을 포기하기도...후원자 중에 서울역 근처에 있는 분이 있다면 옷만이라도 보관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져 보지만...
낮을 기준으로 보면 15도 정도의 3월달이 좋겠고 밤은 20도 정도로 추위 걱정 없이 앱테크 할 수 있는 5월달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계절 바뀜 없이 이렇게 낮은 3월달 기온으로 밤은 20도 정도의 5월달로 말입니다. 7,8월의 열대야를 세번째 맞이할 생각하니 집의 기능 중 옷을 보관하는 기능의 소중함을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