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
어렸을 적, 처음 보는 어른들에게서 “아유 예쁘다, 너희는 아무것도 안 해도 예쁜 나이야”와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어렸을 때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얼굴이 연예인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잘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심지어 날 잘 모르는데 어떻게 예쁘다고 말할 수 있지?’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의심했습니다. 그만큼 저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실습에서 만난 기획단 아이들을 보면서 옛날 그 어른들처럼 ‘그저 예쁘다,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처음 만난 날 운동장에서 놀다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준 강현이, 기획단 활동과 회의에 주도적으로, 책임감 있게 참여해주고 가장 맏언니 같은 존재였던 리하, 든든한 기둥 같았던 공명이, 발랄한 연주, 승부욕이 강하고 놀이에 진심인 승우, 생각이 깊고 때론 활발한 세현이, 틱틱거렸지만 기획단 활동을 하며 점점 웃음이 많아졌던 민주와 시아, 유일하게 기획단 경험자로서 도움을 많이 준 수연이, 친구들을 위해 음료수를 사주고 라면을 사올 정도로 마음이 따뜻한 병욱이, 방패 만들어달라고 기획단 활동 내내 속 썩인 윤환이까지.
가끔 말을 듣지 않고, 놀자고만 하고, 속을 썩여도 결국 아이들은 사랑스러웠습니다.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귀했습니다.
오늘 수료 워크샵을 떠나기 전에 우연히 병욱이를 만났습니다. 병욱이는 오늘 종결평가 발표에서 들으셨겠지만, 성현동에게 큰 감동을 준 아이입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병욱아!!’를 외쳤습니다. 다시 병욱이를 만나니 순식간에 행복해졌습니다. 기획단 수료식이 끝난 지 불과 3일 되었는데,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습니다.
병욱이는 ‘선생님 그거 저도 보내주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단 14번 만난 기획단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너무 예쁜데, ‘나도 누군가에겐 그런 존재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저에게도 ‘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한 존재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14일간 기획단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과거의 제가 치유되고, 지금의 저도 스스로를 더 아껴주게 되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한 달 간의 실습 여정 동안 저를 사랑과 응원으로 채워준 18명의 실습 동료들과 성현동 팀원들, 문은선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제가 과업을 하며 지치고 불안해하고, 자신 없어 할 때 보내주신 칭찬과 응원 덕분에 저는 과업을 더 잘 해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저를 사랑하는 법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