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반 반창회(이화회) 12월 송년모임
일시: 2008년12월9일 화요일
장소: 호정(교대역 옆 한식집)
참석: 권순복, 김정국 부부, 김형일(총무), 김홍보 부부, 문상두 부부, 박충서, 손창인, 심효섭 부부, 원종경 부부, 윤양식, 이태윤 부부, 임종국(반장) 부부, 모두 19명
특기사항:
1. 임종국 반장이 금년을 회고하면서 서두를 장식한 인사말처럼 올해는 큰 사건이 많았다. 새로운 대통령이 출범하여 초봄부터 시작된 광우병 소동이 더위가 가실 때쯤에야 비로소 진정이 되었가 싶더니 가을로 들어서자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파급되어 이제는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확산되어 IMF 이래 또다시 험난한 시기로 접어드는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 친구들은 꾸준히 매달 모임을 갖고 정을 나누고 있으니 이처럼 기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2. 우리가 이렇게 다달이 모임을 갖게 된 것이 귀중한 시간을 내어 지방에서 올라오는 청주의 윤양식, 당진의 원종경, 팽택의 김정국 등의 열의에 힘입은 것이다. “상은 안주냐?” “상 대신에 박수라도 실컷 받아라” 그래서 천정 지붕이 열릴까 싶을 정도로 박수!
3. 금년 모임도 임종국 반장이 잘 이끌어 많은 이벤트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다만 9월에 모친상을 당하여 어쩔 수 없이 두달의 모임을 거르게 되었다. 그래서 반장이란 짐을 4년째 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못다한 이벤트를 수행하라는 억지다짐으로 다시 1년을 더 수고하게끔 하였으니 너무 미안!
4. 지금까지 총무로서 귀찮은 수고를 마다 않았던 김형일의 바통을 받아 내년부터는 이태윤이 임무교대를 하게 되었다.
5. 오랜만에 심효섭이 부인을 모시고 나와 내년부터는 빠짐없이 참석하겠다고 확실하게 도장을 찍었다.
6. 건강하고 밝게 오래 살려면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갖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함께 만나 웃고 즐길 수 있는 친구가 많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손창인이 “그렇기 때문에 친구가 건강하도록 푸쉬해야 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그것은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다. 그가 자전거 전도사가 된 것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이지만 친구를 건강하게 함으로써 함께 어울리는 자신의 건강을 더욱 돌볼 수 있으니 덧셈이 아니라 곱셈의 효과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등산, 자전거, 바둑, 당구 등등의 여러 동호회에 많은 친구들이 참여할수록 우리의 나날을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다.
7. 내년에도 온갖 걱정을 날려보낼 한바탕 웃음으로 가득 찬 즐거운 만남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주고 받으며 금년 모임을 끝맺었다.
푸짐한 식사, 풍성한 이야기
정국이와 창인이
정국이와 신임총무 이태윤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로--
순복, 상두, 양식이
심효섭, 그리고 곤지암의 홍보
친구여! 종경, 종국, 충서
여학생들-이태윤, 임종국, 문상두---
형일, 순복, 상두
여학생들-효섭,홍보,종경,정국---
陽川閑談
외모와 말솜씨에 돌고 도는 세상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것은 외면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진짜 속마음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멀리서 보면 좋은데 가까이 만나면 결점이 드러나는 때가 있다.
언젠가 J국회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재벌 가의 아들로 귀공자 풍에 세련된 국제신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대중들로부터 꽤 인기가 있지만 그와 접촉이 잦은 기자들의 평으로는 그는 인색하고 무례하여 싸가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 누군가는 진보계열의 대부라고 불리우든 B씨를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조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대단히 존경하였기 때문에 그와 함께 승강기를 타게 된 것을 영예스럽게 생각했다는데 타고 내리는 동안의 B씨의 행동은 그야말로 자기밖에 없는 듯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는 오히려 경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가까워도 보이지 않는다. 책에 눈을 가까이 대어보면 아무 글자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너무 멀어져도 보이지 않는다. 근접하면 거시적인 개념이 들어오지 않고 너무 멀면 미시적인 관찰이 불가능하다. 사물을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적절한 명시거리(明視距離)를 가져야 되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거리는 당연히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관념적인 거리다. 따라서 그 적절한 거리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그 명시거리에 들어있다 해서 그 사람을 잘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의 상(相)을 보고 그 속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지인지감(知人之鑑)의 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 인사문제(人事問題)와 같은 경우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항상 “내가 제대로 사람을 잘 뽑았을까?” 와 같은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야담(野談)에서는 그런 지감(知鑑)을 가진 유명한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글쎄 그런 능력은 스스로 갈고 닦은 것일까? 혹은 타고 난 것일까?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영상매체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즘 세태는 더욱 겉모양을 보고 호오(好惡)를 결정하는 예가 많아졌다. 요즘 유행하는 오락프로그램을 보면 대개가 외모가 일 순위이고 다음으로는 남과 다른 개인기를 많이 보여 주어야 점수를 따게 되어있다.
이런 풍조가 정치분야에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요즘 정치는 일종의 쇼(show)단과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이미 미국과 같은 선진민주국가에서도 케네디로부터 시작하여 레이건,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TV토론의 영향으로 외모와 말솜씨에 따라 지지율이 가름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민주정치체제에서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정치인으로서야 어쩔 수 없이 “멋있게 가공해서 보여주는” 전략도 필요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정치는 바로 중우정치(衆愚政治)가 아니냐” 라는 혹평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관점을 달리 하면 꼭 그렇게만 단정지을 수는 없다.
연예프로의 행태를 달리 좋게 생각한다면 “네가 가지고 모든 것을 모두 꺼내놓아라. 너를 속속들이 까뒤집어보고 싶다” 라는 것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사람의 실상(實相)을 알게 해주는 역할도 있다.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하여도 어차피 가지고 있는 것, 가지려고 애쓴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치도 공공(公共)의 이익이나 사명감이 투철한 각종 언론이나 NGO들 그리고 상당한 지식과 판단력을 갖춘 정치수준이 높은 국민들이 인물이나 경력이나 능력을 여러모로 검증할 수 있다면 “잘못 뽑았구나.” 하고 한탄하는 일이 조금은 적어질 것이다.
그래서 나와 견해가 다른 사람이나 단체가 있는 것은 “정보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결국은 사회전체에도 유익한 것이다. 그것은 집단지성(集團知性: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에서의 연구성과에서도 볼 수 있다.
옛사람이 “내 얼굴은 볼 수 없으니 거울로 본다. 나의 지력(知力)을 알 수 없으니 도를 닦는다. 거울을 보고, 도를 닦음으로 나의 결점을 보충한다” 고 말하였다.
자기의 지식만으로 일을 이룰 수 없고 자신의 힘만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없으며 강한 것만으로 상대를 이길 수 없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천재(天才)가 대권을 쥐고 흔들어야 하며 역사(力士) 최홍만이 격투기판을 휩쓸어야 할 것이며 초강대국인 미국이 온 세상의 테러를 모두 진압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남의 여유를 취하여 나의 부족을 보충하며 남의 장점을 받아들여 나의 단점을 메운다”를 배우는 것이다. (古之人目短於自見 故以鏡觀面 智短於自知 故以道正己 以有餘補不足 以長續斷—한비자 24 觀行)
그렇지만 말이 그렇지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써 대성인(大聖人)인 공자(孔子)조차도 사람을 보는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우(子羽)는 풍채가 좋고 군자의 품위가 있었으나 지나고 보니 겉보기와 달리 소인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또 제자 중에 재여(宰予)가 있었는데 말을 잘하고 세련되어 사람의 마음을 잡는 웅변에 능했으나 그 또한 오래가지 않아 경박할 뿐 아니라 견식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공자는 “풍채만 보았다가 자우에게 속았고 웅변만 믿다가 재여에게 속았다.”라고 하며 한탄했다. 공자와 같은 대성인도 용모나 복장이나 말주변과 같은 겉보기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실수를 범하였으니 하물며 보통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以容取人 失之子羽 以言取人 失之宰予 故以仲尼之智而 有失實之聲 觀容服 聽言辭 仲尼不能以必士—한비자 50 顯學)
그러니 겉과 속의 괴리(乖離)를 볼 수 없는 사람의 세계에 갖가지 기괴한 일이 벌어지는 것도 그다지 새삼스러울 바가 못 되는 것이니 조금이라도 쉽게 생각하자면 그저 단순하게 나와 반대되는 견해를 가진 사람은 나의 결점을 비추어주는 거울이요, 나의 친구는 나의 장점을 돋우게 해주고 마음을 닦게 도와주는 도우(道友)로구나 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저 사람이 정말로 나에게 거울이 되고 도우가 될지 어떨지는 알아야 하지 않는가?
그 해답은 자전거 전도사인 바이크 손이 친구들에게 자전거 운동으로 건강하기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자신도 함께 어울려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우리네 보통 사람은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양천서창에서 2008.12.13. 문상두 씀)
첫댓글 8반 친구들 금년 한 해 끝까지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엔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우리반의 보물 문상두동기 글, 그림 잘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8반에는 잘 나오는데 전체 모임에서 못본 친구들이 꽤나 있네. 멀리서 참석항 여건이 어렵겠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보여주게나. 임국 반장 계속 수고해 주다보면 말뚝 반장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