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서유럽 도서관을 탐방했던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이 2011년 1월, 북미 도서관으로 두 번째 탐방을 떠났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은 뉴욕과 워싱턴DC,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에 소재한 몇몇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을 둘러보며, 그 안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과 문화 그리고 삶 전반을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험했다. 이 책은 그중 북미의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3곳, 고등학교 3곳에서 본 도서관 환경과 독서 교육 프로그램 및 도서관 협력 수업 등을 사진과 글로 담은 결과물이다.
왜 학교도서관인가? -혁신 교육은 도서관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모두 학교가 ‘배움과 성장’을 북돋우는 곳이길, 우리 교육이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높여 주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키워 주길 바란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이 올바른 교육을 향한 믿음으로 오랜 고민 끝에 발견한 것이 ‘도서관’이며, 도서관은 배움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하는 곳이다. 학교도서관은 그러한 기회를 모든 아이에게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서 교육 혁신을 꿈꾼다.
이 책은 북미의 학교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이다. 더불어 우리 교육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 아이들과 우리나라 미래가 그려 가야 할 길을 뚜렷이 보여 준다.
<책에서>
우리뿐 아니라 세계가 존경해 마지않는 세종대왕이 어째서 ‘문자’에 매달리고 집현전에 공을 들였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또, 어째서 파울루 프레이리가 그토록 ‘문해 교육’을 중시했으며, 카네기처럼 자선사업을 하면서도 ‘경제성’을 따졌던 사업가가 미국과 영국 등에 2,509개나 되는 도서관을 지어 주고 후원했을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들이 너무 아득한 사람들이라면, 근래 국가적으로 ‘교육적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핀란드를 살펴봐도 좋다. 그들은 마을과 학교마다 도서관 천지임에도 500여 개나 되는 이동도서관까지 만들어서, 도서관 가는 길이 익숙지 않은 사람, 도서관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 도서관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찾아가 책을 안겨 주고, 도시 아이든 산골 아이든 다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사이버도서관(플루사넨)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문자는 인간 지성이 내린 뿌리이자 힘이다. 또한 책은 인류가 축적해 온 지식과 문화가 가득한 보고이자 우리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마음을 흔들어 깨울 수 있고 정신에 날개를 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시대는 ‘지식과 정보’가 생존이요, 권력인 ‘지식 정보화 시대’이다. 따라서 이 시대에 책과 정보로부터 소외된다는 것은 ‘세종의 어린(어리석은) 백성들만큼이나 어엿븐(불쌍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서관은 배움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하는 곳이다. 특히 학령기에 있는 모든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학교도서관은 그러한 기회를 모든 아이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서울의 달동네 학교도서관과 토론토의 조이스초등학교 도서관이 무기력함에 빠져있던 아이들에게 웃음과 꿈을 되찾아 줄 수 있었듯, 우리 학교도서관 역시 제대로 운영된다면 어떤 학교, 어떤 아이에게서든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