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추천하기 전에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라임색전기담"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아시나요? 라임색전기담은 20세기 초 동북아시아의 지배권을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싸웠던 러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일본 애니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사악한 승려 라스푸틴이 지배하는 악의 제국 러시아! 그 러시아에 맞써 일어선 정의로운 신의 나라 일본! 그 일본을 돕기 위해 나선 소녀부대의 대활약!!!!" 입니다. 즉 러일전쟁은 사악한 제국인 러시아에 맞써서 정의로운 일본이 싸운 절대정의의 전쟁이었다......... 라는 웃기지도 않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 "빤쭈 훌러덩 애니"입니다.
이 애니 속에서 일본제국과 일본군은 항상 정의로우며, 언제나 승리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혹시 패배하는 일이 있으면 그건 "악마 라스푸틴의 마법" 때문이라고 묘사하죠. 그래서 커다란 눈을 달고 있는 미소녀들이 일본군을 도와서 악의 제국에 맞써 싸우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먼 산......) (니들이 언제부터 정의로운 군대였냐? 세계에서 가장 강간-학살-약탈을 잘했던 놈들이...... 소련군조차도 니들과 비교하면 천사다. 그건 아냐?)
제가 왜 "짜르의 마지막 함대"를 소개하기 전에, 라임색전기담이라는 3류 "빤쭈 훌러덩 애니"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냐 하면, 먼저 일본측에서는 러일전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눈으로 보면, 러일전쟁은 "신의 나라" 일본이 사악한 러시아에 맞써 싸워서 승리한 영광스러운 전쟁이며,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던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일본이 강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러일전쟁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일본인들은 자랑스럽게 러일전쟁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그럼 러시아 쪽에서는 러일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그게 바로 제가 이번에 소개하는 "짜르의 마지막 함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콘스탄틴 플레샤코프는 러일전쟁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었던 쓰시마 해전을 통해 러일전쟁을 지켜봅니다.
이 책은 전쟁이 벌어질 당시의 러시아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잘 보여줍니다. 낡아빠진 전제군주제에 의해 유지되던,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제국. 그 제국이 내부에서 얼마나 썩어빠졌는지, 얼마나 허약한 상태였는지, 제국의 군주인 니콜라이 황제가 얼마나 어리적은 판단을 하고 있었는지 똑똑히 보여집니다.
1905년,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서 갈등이 높아지던 가운데, 일본의 연합함대는 블라디보스톡에 있던 러시아 극동함대를 기습공격해서 박살내버립니다. 이렇게 해서 러시아와 일본은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문제는 러시아 군사력은 대부분 유럽 지역에 배치되어 있었고, 동북아시아에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베리아 철도는 아직도 완공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러시아의 그 막강한 군사력을 거의 사용할 수가 없는 상태였죠. 이런 상태에서 일본 군대에게 계속 러시아군이 밀리게 되자, 니콜라이 황제는 대규모 함대를 보내서 전황을 뒤바꾸고자 합니다. 그래서 세계 최강의 함대 가운데 하나였던 발틱함대를 보내기로 합니다.
"짜르의 마지막 함대"는 바로 이 발틱함대의 전투를 묘사합니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발틱함대의 제독 로제스트벤스키를 아주 호의적으로 봅니다. 능력은 있지만 주위상황이 따라주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비극적 인물로 묘사합니다. 당시 발틱함대는 세계 최강의 함대였지만, 전투함들은 대부분 구식이었고 병사들과 장교들의 자질도 매우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로제스트 벤스키 제독을 절망에 빠뜨린 건 유럽 북쪽의 발틱해에 있는 발틱함대를 한반도의 동해까지 끌고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구 반바퀴를 지나가야 하는, 그 엄청난 거리는 함대를 엉망으로 만들고 병사들을 완전히 지치게 만들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이 황제의 계획에 반대했지만, 황제가 명령했기 때문에 따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짜르의 마지막 함대"는 발틱함대가 지구를 반바퀴 도는 기나긴 항해기간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그리고 일본의 외교적 움직임이 얼마나 빨랐는지, 또한 러시아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는지 잘 설명합니다. 그리고 기나긴 항해끝에 완전히 병들고 지쳐서 기진맥진한 상태로 목적지 앞에 다다른 발틱함대가 어떤 비극적 운명에 처했는지도........
발틱함대의 궤멸 후, 러시아는 패배를 인정함으로서 전쟁은 끝나게 됩니다. 일본은 승리의 댓가로 조석을 집어삼키게 되고, 러시아는 혁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저자는 발틱함대, 그리고 러일전쟁의 패배는 장병들의 무능 때문이 아니라 국가 지도부의 무능 때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기에 그는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된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 얼마나 고뇌에 차 있었는지 묘사합니다. 그는 패배의 책임은 니콜라이 황제에게 있다고 지적하죠.
사실 우리나라도 역시 러일 전쟁과 큰 관계가 있는 국가입니다. 일본은 러일전쟁에 승리한 끝에 조선을 차지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러일전쟁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도, 의외로 국내에서는 러일전쟁에 대한 책은 별로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이 패배한 전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아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강대국화-러시아 혁명의 전주곡이었던 러일전쟁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짜르의 마지막 함대"를 추천합니다. ("짜르의 마지막 함대", 콘스탄틴 플레샤코프 저, 표완수-황의방 번역)
세계 최강의 함대중에 하나입니다...규모로 볼때 영국 다음이 프랑스와 러시아였으니...일본의 함대가 로또대박난 격이죠...그전투이후로 일본은 욱일승천하기 시작했고...조선은 사실상 망했으니까요..정말 운 더럽게 없었던 러시아....일본은 실력도 있었겠지만서도 너무 운이좋아요....역사를 보면...
영일동맹으로 러시아함대는 도정내내 영국의 방해를 받습니다. 순양함으로 따라다니며 신경긁기, A급 석탄 안팔기 등등.장거리뛴 러시아 함대가 지는건 거의 확실했지만 전멸시킨건 도고(일본제독)가 잘싸운덕이죠. 러시아 함대일부가 살아남았다면 대륙의 일본군 보급로를 위협하게 되서 일본이 후달렸을거라네요.
첫댓글 질문. 배도 낡아빠지고 병사들이나 장교들의 훈련도 개판이었다면, 왜 발틱함대가 세계최강의 함대이죠? 항상 궁금했습니다.
세계 최강의 함대중에 하나입니다...규모로 볼때 영국 다음이 프랑스와 러시아였으니...일본의 함대가 로또대박난 격이죠...그전투이후로 일본은 욱일승천하기 시작했고...조선은 사실상 망했으니까요..정말 운 더럽게 없었던 러시아....일본은 실력도 있었겠지만서도 너무 운이좋아요....역사를 보면...
아 질문 하나요. 니콜라이 황제가 일본이 자기 함대를 완전히 녹여버렸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한말이 '그래서?' 라는데 정말 그런가요?
러일 전쟁 도중에 일본 해군 장군이 무슨 T자 전법인가를 써가지고 러시아함대를 박살낸적이 있다던데; 뭐 그럼 뛰어난 전술덕분에 이긴건가요?
도고 헤이치로 .. 였나... 이순신 존경한다는.. 제독.. 러일전쟁 해전에서 학익진참고해서 러시아 함대 제대로격파 했다는데..
영일동맹으로 러시아함대는 도정내내 영국의 방해를 받습니다. 순양함으로 따라다니며 신경긁기, A급 석탄 안팔기 등등.장거리뛴 러시아 함대가 지는건 거의 확실했지만 전멸시킨건 도고(일본제독)가 잘싸운덕이죠. 러시아 함대일부가 살아남았다면 대륙의 일본군 보급로를 위협하게 되서 일본이 후달렸을거라네요.
예전에 해군사관학교 학보에서 러일전쟁을 다룬적이 있는데요 일본이 이길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네요. 정확한 내용은 생각이 안나지만 일본함대가 러시아 발틱함대보다 단순비교만으로도 앞섰다고 써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라임색전기담 오링...-_-;;
아 지구 반바퀴를 돈 이유중 하나가 어느곳이 얼어서 못갔기에 였다고 들은것 같은데.
발트해를 출발하고 나서는 바다가 얼만한 곳이 없습니다마는.. -_- 그 당시엔 북해항로는 존재하지도 않았고요. 아마 수에즈 운하 통과를 영국이 막은 것을 말하는 것 같네요.
아프리카를 돌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좀 더 유리해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절대 전력 상으로도 일본이 우위에 있었습니다. 위의 책에서도 보면 그런 내용들이 나오죠. 황실 소유의 유람선을 개조한 순양함, 훈련 상태가 떨어지는 수병과 장교들..
순간 라임색전'건'담인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