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키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ARF(Almost Ready to Fly) 기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점점 복잡해지고 할일도 많고 여러가지 놀거리도 많아 바빠지는 세상에 언제 몇달씩 붙잡고
키트를 만듭니까?
제작도 같이 즐길수 있는 취미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겠죠.
데우기만 하거나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추세입니다.
과거 60~70년대 미국의 키트는 키트라기보다는 제작을 위해 부품을 담아놓은 것이라고 볼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재료의 품질도 좋지 않고 제작도 어려워 거의 만드는 사람의 장인정신(Craftmanship 이라고 해야하나?)
에 크게 의존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무겁고 추력부족으로 비행도 결코 쉽지 않았죠.
그러나 기체제원 자체는 참 훌륭합니다. 비행기가 뭔지 잘 아는사람들이 설계하였기 때문입니다.
70-80년대에 들어서 일본의 키트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선진국에서 설계된 패턴기도 많았습니다.
Hanno Pretner등과 세계챔피온 이었던 Yoshioka, Naruke 등이 설계를 했습니다.
일본내에서 설계된 초급입문기와 스포츠기, 스케일기 키트도 많이 생산이 되었죠.
모두 다 품질이 월등하였고 비행성도 좋았습니다.
도면대로만 만들면 다운트러스트, 인시던스, 무게중심등도 잘 맞았습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0패턴기가 25만원 정도였는데 90년도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120패턴기
키트가격이 70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소득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200만원짜리 키트가 될겁니다.
결국 90년대 말부터 키트가격보다 싼 홍콩제, 대만제 ARF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더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국제 ARF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경험이 많은 선진국 메이커로부터 OEM을 받아 생산된 제품은 그나마 괜챦은 편입니다.
미국, 일본, 한국, 대만, 유럽의 메이커나 수입상에서 주문받아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상당히
품질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종종 품질과 가격이 좋은 제품들도 만날수 있고요.
그러나 무단 복제/변형한 제품이나 중국내 자체 개발한 제품들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취미시장으로서 소비자층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성이 검증이 되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는 형편이니 그럴수 밖에요.
구조적으로 취약한 기체도 많습니다.
"이게 뭐야? 비행기 날려보지도 않고 팔았나?"
비행중 링케이지가 빠지거나 부러지는 예도 있습니다.
인시던스가 잘 맞지 않는 제품도 종종 눈에 뜨입니다.
스케일기라면 어느정도 이해하겠는데 아크로기나 패턴기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겠죠.
엔진 트러스트 각도가 적당하지 않은 (모자르는) 기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메이커 탓만을 할수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더 큰 엔진을 탑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엔진과 기자재 탑재후 무게중심이 맞지않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대체로 요즘에는 큰 추력을 선호하기 때문에 큰 엔진을 탑재했는데도 앞이 앞이 가벼운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차라리 앞이 무거우면 모멘트 암이 긴 꼬리쪽에 소량의 추를 넣어 맞출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참 난감합니다.
결함이 복합적 일때가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
이것들중 한가지 정도만 문제가 있을때에는 쉽게 원인을 찾아낼수가 있는데 두세가지 결함이
섞이면 원인파악이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값싸고 훌륭하게 마감까지 되어있는 ARF를 즐기면서 치루어야할 대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이런 결함을 찾아내고 수정/보완을 해 나가는것도 하나의 취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분명한 사실은 가격은 일류제품의 1/4인데 성능은 3/4 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모자라는 1%가 치명적일수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 정도로 만족해야만 하겠죠?
몇년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값싸고 훌륭하게 마감까지 되어있고 게다가 비행성과 내구성도 훌륭한 제품들로 변신할것 같습니다.
그 때가 되면 가격도 덩달이 많이 오를거라고요???
메이커에서 권하는 무게중심에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이를 따르면 되지만 간혹 경우에 맞지 않는 무게중심을 표기한 것도 있습니다.
또한 메이커 입장에서는 안전한 처녀비행을 위해 무게중심을 대개 앞쪽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연습기, 스케일기는 제시된 무게중심 위치를 지키거나 오히려 더 앞으로 보내야 하지만
패턴기 아크로기는 기체에 익숙해지면 무게중심 위치를 뒤로 보낼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첫댓글 잘 정리된 글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