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웃사촌의 날
여직껏 놀아본 중에 오늘 처럼 격조 높게 그리고 배꼽 빠지게 웃으며 논 날이 없는 것 같다.
예민님이 모시고 온 춤 전문가들의 한량무와 태평무도 좋았고
특히 예민님의 밤길이라는 춤은 해학과 아름다운 멋이 넘치는 춤이었다.
나는 오늘 우리의 곡선의 아름다움을 절감하며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태어난 느낌이었다.
한국의 전통춤은 정말 아름답다.
산마을고 농업교사 노광훈님과 부인 김정남님 오셔 반가왔다.
함께 근무하는 농업 반장님은 강화시선에 소개된 이웃사촌에 대한 글을 보고
이런 곳이 있어야 한다며 꼭 와보고 싶어 오셨다 했다.
산마을고의 논 4천평과 밭 천평을 두 분이 담당하여 학생들과 함께 농사를 진다고 하셨다.
농사를 짓는 학생은 저절로 인격 교육이 된다.
내가 잠시 강사로 근무하던 홍성의 풀무학교에서 꼴지하던 학생은 졸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사람들이 버려 길바닥에서 짓밟히고 있는 농업을 일으켜 세워
빛나게 하겠다'. 그는 홍성에서 훌륭한 농부가 되었다.
인문학 서당 하시는 김유자님이 남편 권경천님과 함께 오셨다.
권선생은 작년에 교직에서 퇴임하셨다 한다.
앞으로 이웃사촌이 되어 함께 잘 지내기로 했다.
성국모님이 원주 풍류마을 협동조합 대표이신 정대호님을 모시고 오셔
노래 들려주시고 일찍 가셨다. 화가 강기욱님도 잠시 들리셨다.
조각가 김주호님이 오셔 한국춤에 매료되셔 감탄하고 가셨다.
이웃사촌이 술만 마시는 줄 알았는데 이런 격조 높은 공연도 하냐며
흡족해 하셨다.
소설가 유병갑님 오셔 반가왔다.
님은 나의 교주라는 소설 같지도 않은 글을 다 읽으시고 많은 조언을 해 주셨다.
한 마디로 내 글은 소설이 아니니 단편 소설부터 쓰면서 공부를 좀 하라 하셨다.
취미로 남 모르게 하는건 좋은데 뭐 한다고 설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절감했다.
찬우물에서 농산물 파시는 분이 오셔 바람소리님과 춤도 추시고 흥겹게 노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름을 물어도 알려주지 않는다.
나에게 특별히 친절하셔 이것 저것 자주 주시는데 나는 드릴 것이 없다.
나는 웃기만 잘한다.
산지기, 포플러님은 오징어 요리 준비하느라 종일 애쓰셨다.
오징어 다듬는게 장난이 아니었나 보다. 두 분 없으면 이웃사촌은 문 닫아야 한다.
산지기님은 열창하시고 포플러님은 튀스트 춤을 추셔 나를 놀라게 했다.
정광례님은 강화의 가수 답게 연이어 몇 곡을 열창하셨고
춤 선생 바람소리님과 춤도 잘 추어 나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같이 살아도 춤 잘 추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강화 목수 박정현님, 볼음도 농부 오형단님, 학교폭력 피해자 학교 인태영 교장,
몸살림 운동 전문가 최형찬님, 강화문학관 양태부님, 강화 나들길 안내 책임자 김각희 누님,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이민영, 팽민영님, 도반 소농 공동체 오성기님, 음유시인 김강산님 오셨다.
최형찬님은 예민님의 팔 아픈 곳을 만져주어 즉석에서 팔을 들어올리게 했다.
집 주인 안영철님은 색소폰과 하모니카를 연주해 주셨다.
드럼을 가르쳐 줄 수 있다해 배울 사람을 모집해 배우기로 했다.
즉석에서 몇분이 배우겠다 한다.
오형단님은 오늘 춤신이 오셨는지 자유자재로 몸을 흔들어
무형문화재인 선생님으로부터 춤 소질이 있다고 인정을 받았다.
양태부님은 가곡을 열창했다.
바람소리님은 오랫만에 춤 출 기회가 있었는지 얼굴에 빛이 났다.
집주인으로부터 춤을 가르쳐 달라는 간청을 받았다.
예민님과 함께 서울에서 오신 여섯분도 우리와 잘 어울려 노래도 하고 춤도 추셨다.
예민님은 몸과 마음이 확 트였다. 여자 중에 여자다.
집으로 초대해 주시고 공연도 해주신 두 분께 감사한다.
우리는 곧바로 이웃사촌이 되었다.
오늘 연락 주시고 사정이 있어 못오신 분들; 길희성님, 김신형님,이형근님, 박진화님, 함민복님, 김병화님, 환한빛님, 조은산님, 입원 중인 남취당님, 근무 중인 윤명자님, 김순애님,하만석, 최월숙님---
이웃사촌은 새로운 이웃이 올 때마다 고맙고 기쁘다.
그리고 이웃들의 정이 깊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나만 해도 오늘 이렇게 친한 분들이 모두 강화에서 처음 만난 분들이다.
알고 보면 다 하느님의 아들 딸이고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첫댓글 원주 정대호님 아시는분인데 제가 좀늦어 못뵜군요...ㅜㅜ
전 소시적 배꼽바지입고 놀다 다친 손가락에 문제가 있어서리 할 수있는 악기가 드럼밖에 없는데 드럼반에 저도 넣어주세용~~^^. ㅎㅎ
어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촌장님 덕택에 여러 이웃들이 즐거웠습니다.
예민님과 안영철님 감사합니다.
정광례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제는 재주재능 보여주신 여러분들 덕택에 깜짝 놀란 하루였습니다.
고마운 하루였습니다.....무조건 간강하십시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