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산악회의 실버?회원들이 청도를 향했다. 주멤버들은 북덕유산으로 떠났는데, 사실은 우리가 탈락한게 아니고 젊은 회원들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지나며 삼량진에서 삼겹살을 샀고, 청도에 도착 남산을 오르려는 계획 중에 폭포입구에서 차를 돌렸다.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한여름철 많은 사람들이 계곡을 찾을 시기에 웬공사? 하여간 분위기 망치는 사람들은 꼭 있다니까.
산을 내려오다 길가 과수원에서 복숭아 한상자를 30,000원에 흥정하여 샀다. 비가 잦아 맛이 날지 모르겠다만 주인장 표정도 야릇하다. 팔기가 싫다는 의미인지 궁금했다.
다시 차를 몰아 운문사 계곡으로 향했다. 물가에다 자리를 잡고 삽겹살 파티를 즐겼다. 산을 내려와 먹자고 하였더니 고기를 오래두면 상한다나.
배불리 먹고 산을 올랐다. 작은 산이지만 경사가 가파르다. 땀이 나고 숨이 가파왔다. 더운 날씨에 삼겹살을 포함하여 배를 채웠으니 숨이 가쁜건 당연하다. 게다가 소주 한병씩을 보탰으니 속에서 열이 날 수 밖에는...
처음 산아래서는 높게 보이던 장군봉을 목표로 올랐으나 어라! 오르다보니 바위 정상인 장군봉은 중간정도의 높이에 불가한 산이 아닌가. 밑에서 보이는 부분 중 제일 높았지, 사실은 중간 봉우리에 지나지 않았다.
먼저 방음산 정상에 올랐으나 더 높은 봉우리가 두개나 더 있었다. 장군봉의 반대편으로 오른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부담스러워 하잘 않았다. 그래도 산악회의 중심 멤버들이기 때문이다.
정상부위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타원형 형태로 산을 돌아 아래에서 장군봉에 올랐다. 바위로된 정상은 보기드물게 쇠줄로프를 이용하여 올라야 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좋았다. 멀리 구름띠 두른 영남 알프스의 산아래 고즈늑히 비구니 사찰인 운문사가 자리잡고, 그 발치로 펼쳐진 울창한 숲들과 맑은 물줄기가 선명했다.
산을 내려와 시원한 냇가에서 목욕을 마치고 다시 삼량진으로 돌아와 족발과 라면 등을 사서 강가 팔각정에 앉았다. 때마침 비가 쏟아져 내렸다. 우리에게는 일정을 무사히 마치게 해준 고마운 비다.
족발과 라면, 그리고 남은 밥들 아니다 빠질 수 없는 막걸리도 당연히 겯들여야지. 그렇게 즐겁게 마지막을 장식했다.
북덕유산 산행팀에선 폭우로 인하여 입산금지가 되어 전남쪽으로 이동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많이 아쉬워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렇게 늙으막한 시절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