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근한 아침.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커피를 가는(grinding) 일이다.
며칠 전 조금 굵게 분쇄하는 바람에 맛을 망친 경험을 되새기며
속으로 커운트를한다. 25초
그러나 문제는 내가 가진 분쇄기로는 원두가루의 입자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
또한 커피를 필터에 넣을 때 어느정도의 양을 넣어 어느 정도의 힘으로 눌러주어야 하는지 하는
Temping에 대한 정확한 원칙도 서있지 않다.
어쨌거나 기계를 데운 후 스위치를 눌러 커피를 뽑는다.
흘러 나오는 에스프레소의 물줄기를 보니 실패다.
너무 빨리 많이 나온다.
결과는 사진과 같이 볼품이 없다.
크레마의 양도 형편 없고 크레마의 색깔도 너무 진하다.
며칠 전 내가 뽑은 그 커피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똑같은 원두로 똑같은 내가 똑 같은 기계로 뽑았는데도 결과는 이렇게 다르다.
그때의 그라인딩 시간과 원두의 양과 템핑의 세기를 다시 찾아야 한다.
-대체로 불만족스런 에스프레소이지만 사흘 만에 먹는 커피는 맛 있었습니다.
반짝하고 정신이 나는 것 같고, 아마도 행복감이라고 말해도 좋을 감정에 빠집니다.
이정도의 여유로 시작하는 새해 새 시작이라면 만족스럽다고 스스로 자위해봅니다.
좋은 원두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루트는 구했습니다.
비록 최소 사양의 싸구려 에스프레소 머쉰이지만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고의 커피를 뽑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겁니다.
나 자신이 내 자신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나 를 위한 훌륭한 바리스타가 되도록.-
★ 우리 인생이 이렇습니다.
커피 한 잔 뽑는 게 만만치 않듯이
설렁설렁해서는 되는 일이 없다는 깨달음
커피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그처럼 정성을 다해 임해야 겠다는 다짐.
오늘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새겨보는 새해를 맞는 다짐입니다.
※ 배경음악이 좀 생뚱 맞죠? 그러나 지금부터 20여 년 전에는 이런 헤비메탈을 좋아했더랬습니다.
한살 더 먹으며 20년 전의 젊은 기분으로 되돌아 가봅니다. 그래도 그 중 조용한 메탈 발라드입니다.
Dream Theater의 Anotherday
첫댓글 커피 한잔의 철학,매사에 신중히 하겠습나니.회사 출근하면 커피포트 버튼을 누르죠 순간적으로 끓어요,그러면 종이컵에 봉지커피 타고 그 봉지로 저어서 마시죠^^
니가 먹는 커피 믹스가 제일 맛있다는 사람도 꽤 많이 있더라. 자판기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하는 사람도....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지만.
커피 끓일때마다 커피맛이 다르듯이 사람 입맛도 각자 다르잖아요 음악도 그렇고....
짝짝이지만 그래도 토종 돼지코네요^^
돼지 코 모양이 생기는 이유는 커피가 두 개의 노즐에서 흘러 나오는데 나중에 한 두 방울 씩 떨어진 자국이 남은 것이다.
익순이 대단하다. 별걸 다 찾아네니 형 전 이제 계획 좀 세워 볼려는데 글쎄~~~~
좋은 계획 세우고 빛나는 열매를 맺기를
형이 만드는 2% 부족한 바리스타의 커피도 마시고 시와 그림, 음악을 나누는 그런 갤러리를 운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호숫가에다!
내 꿈을 너한테 들켜 버렸구나.
근데~ 맛있는 에스프레소는 형 혼자만 마실거유 ㅠㅠ
너에게 맛있는 커피 선보이려고 실습중이야....
아직 맛 없다니까! 그리고 에스프레소는 처음에는 못 멋을 걸. 맛에 익숙해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지. 쓴 맛의 진미를 아는 사람만이 에스프레소를 먹을 수 있단다.
맞아. 언젠가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더니 왠 장난감 잔에 가져오더라...; 그래도 독하지만 맛은 있었어. 그 이후로는 시키지 않았지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