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26. 진량 대곡지를 다녀 왔습니다.
경산지역의 못 수위가 궁금하여 갔는데 경산은 비가 거의 오지 않은 듯
대곡지 좌안 하류권에 6대를 널은 뒤 여기저기 간섭하러 다닌다.
처음엔 그늘좋은 우안쪽으로 들어 갔다가 자리도 마땅찮고 철수시 편의를 위하여
좌안쪽으로 돌아 나왔다.
수심은 일미터오십 전후이다.
햇살이 따가우나 바람은 시원하다.
못뚝에서 상류를 바라본다.
아름다운 대곡지
좌안
우안
좌안 상류 그늘좋은 주차공간
조기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가 많이 보이네. 음~!
금박산등산로 초입이라 낚시꾼만의 쓰레기는 아닐 듯
상류에서 제방을 바라본다.
좌안
상류로 올아 오는데 루어꾼의 가물치 걸어내는 우렁찬 물소리가 들렸다.
우안
물마른 상류
상류 그린필드엔 고라니가 풀을 뜯다가 인기척에 놀라 갈대숲으로 스며든다.
사진중앙 부근의 검은 색이 풀을 뜯고 있는 고라니 등이다.
자리로 돌아 와 강렬한 햇살 속으로 더 강력한 캐스팅을 한다.
오늘 얼굴 좀 꺼슬리 겠는데
찌톱에 앉아있는 잠자리를 바라보며 두보의 곡강이란 시를 웅얼거린다.
점수청정관관비(點水蜻蜓款款飛)
물위를 점 찍으며 날으는 잠자리
"점수청정"은 물위를 스치며 지나가는 잠자리 처럼 인생은 쉬 지나간다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두보는 곡강이란 곳을 주제로 연시 형태로 두수의 시를 지었는데 그 첫시는
"꽃잎 하나 날리며 봄은 사라져가네"로 시작하여
"헛된 명성으로 이 몸 얽어 맬 필요 있을까"로 끝나는데
一片花飛減卻春(일편화비감각춘)이란 첫구절이 심오하면서 유명하다.
나름대로 해석하면
"한조각 꽃잎이 날려도 봄이 줄어들건만"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 싶다.
인생의 봄날은 꽃잎 하나 떨어지듯이 훌쩍 지나간다는 뜻일 듯
두번째 시에서 잠자리 나는 모습을 표현한 부분이 나온다.
매일 퇴근시 곡강에 들러 봄옷을 저당 잡혀 만취하여 돌아오며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문 일이니
꽃사이의 나비를 보기도 하고 물위에 점찍으며 날아 다니는 잠자리를 부러워 하면서
잠시나마 시류를 거스러지 말고 봄을 즐기자는 게 둘째 시의 내용이다.
나비와 잠자리가 나는 모습을 포착하여
아름다운 봄날의 한가로운 풍광으로 절묘하게 묘사했다.
"꽃밭에 들어간 나비 보일락 말락
물 위에 점찍는 잠자리 나는 듯 멈춘 듯"
잠자리가 나오는 바로 이 두번째 시의 네번째 구절에
"인생 칠십은 예전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70세를 고희(古稀)라 하는 것이 이 구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시성 두보의 시는 예전 고교시절 국어교과서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높은 곳에 올라(등고)란 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억이 어렴풋 하다.
당시 시인이시던 국어샘은 갑작스런 질문을 한 뒤 모르면 회초리로 머리를 한대씩
때리는 매우 골때리는 장기를 가지고 계셨다.
그 날도 아니나 다를까 교실로 들어 오시자 마자
일필휘지로 칠판에 한시를 한편 적으신 뒤 누가 쓴 거냐고 앞에서 부터 차례대로 물으신 뒤
모르면 머리를 갈기며 뒤로 오시고 있었다.
나는 끝에서 세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빛의 속도로 다가오는 "딱 또는 빡"소리를 들으며
안맞으려고 머리를 굴렸다.
"한시라면 이백 아니면 두보?" 요렇게 생각하는데 샘은 코앞에 다가와 계시고
무심결에 "두보"라고 말했더니 샘은 발길을 멈추시며 나를 빤히 바라보시는 것이였다.
그 의외의 시선에 당황한 내가 얼떨결에
"두보.. 아닙니까?" 라고 되물었더니
"빡~!"
허공을 돌아 날아온 회초리는 내 머리에 꽂히고
"확실하게 아는 게 아이제?" 하면서 샘은 돌아서서 교단으로 향하시고
내 덕분에 내 뒤에 두 녀석은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다며 쉬는 시간에 얼마나 고맙다고 하던지?
나는 맞았는데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에잉~ ㅋㅋ
토종터 답게 잔챙이 등살이 심하다.
찌를 몸통까지 들어올려 둥실둥실하거나 찌익 끌고 가거나 미사일입질이 태반인데
당기면 초릿대가 탈탈탈 거린다.
낚시꾼님들이 제일 좋아하는 달인 아미같은 초승달이다.
음력 초사흘날 쯤에 뜨는 달인 초승달
진짜 이뿌다.
얼마후면 서산으로 넘어갈 듯 한데
오선지 위에서 춤을 추는 듯 고압선에 걸려 있다.
찌불을 밝히고 민생고도 해결하고
참 많이도 챔질했으나 손에 비린내만 묻히는 잔채이들
수면에 노을이 비칠 무렵
드리볼 하듯이 굴러가는 찌의 움직임
챔질했으나 너무도 허전하다.
허망하게도 잔챙이
저녁무렵의 시간은 얼마나 빨리 가는지?
이젠 찌불이 아까보다 선명한 걸로 보아 어둠이 내리려나 보다.
대곡지는 드리볼의 귀재인 호나우딩요를 닮은 붕애들이 많나 보다.
싸아악~ 옆으로 기는 입질에 챔질하면 허전
잔챙이 등살에 지쳐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들이 참 많은 밤이다.
오늘 눈에 띄는 별자리는 헤라클레스 자리이다.
오각형과 사다리꼴의 상체 그리고 몽둥이와 뱀을 들고있는 팔과 다리 모양이
매우 큰 별자리에 속한다.
유난히 빛나는 별이 없어 약간의 지식이 없이는 찾기가 어려운 별자리이다.
헤라클레스는 천하장사이자 그리스신화속 최고의 영웅이다.
제우스의 아들로 여러가지 난제를 풀어 나가는 불세출의 영웅이나
아내의 질투로 히드라독이 묻어있는 옷을 입고 괴로워 하다가 죽는다.
오늘 헤라클레스 자리를 언급하는 건
헤라클레스 자리의 사다리꼴을 보는 순간 마치 눈이 큰 여인이 윙크하듯이
사다리꼴의 중앙 부근에서 부채꼴의 엄청나게 빛나는 불빛이 깜박거리는 것이였다.
"저게 무엇일까?"
"착시현상인가? 아니면 일종의 광시증인가?"
"한번 더 보이면 착시는 아닐 듯 한데......"
헤라클레스 자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건만 반짝임은 없고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보았더니 목만 아프고
밤하늘의 윙크는 더 이상 없었다.
그럼 착시현상인가?
그건 아니지 싶다.
언젠가 박사지에선가 밤하늘의 윙크를 한번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날도 딱 한번으로 끝나서 한번 더 확인하지는 못했는데 오늘도 그러하니 참 신기한 일이다.
광시증이면 안과에 가야 하는데. 쩝~~~
밤이 깊어가니 바람이 차다.
건너편 조사님은 난로를 켠 듯
불빛이 훤하다.
입질다운 입질은 없고
드리볼 아니면 미사일입질 뿐
손바닥
수십마리를 낚았건만 그 중 제일 큰 넘이다.
23시경에 철수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