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오늘은 3월 5일(성회수요일)로, 기독교의
중요한 절기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이다.
올해 사순절은 오늘부터 부활주일까지 47일간 이어지는 기간으로,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부활의 소망을 품는 절기다.
기독교인들이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독교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조차 사탄이라고 매도된다. 그들은 신앙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기에 자신들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에게 종북좌빨이라는
시대적인 망령을 덧칠하는 일도 불사한다.
이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본래 기독교의 영성은 그렇지 아니하므로, 사순절기간 동안
우리꽃들을 소개하면서 명상을 하고자 한다. 물론, 기독교인만을 위한 글들은 아니다.
3월 5일(성회수요일)- 남을 피어나게 하는 꽃
자운영은 콩과의 식물로 땅을
비옥하게 합니다.
그래서 논이나 밭 등에 자운영 씨앗을 뿌리고 꽃이 핀 후에 갈아엎고 작물을 심습니다. 그러면 이미 뿌리에 있는
박테리아에 있던 영양분뿐 아니라, 자운영이 썩어 거름이 되어 이중으로 땅을 비옥하게 하는 것이지요. 그 땅에서 자란 작물들이 잘 자라나는 것은
물론입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땅을 비옥하게 할 수 있는 친환경농사법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기를
피워내고, 또 자기를 희생함으로 남을 피워내는 일을 하는 꽃, 그것이 자발적인 의지가 아닐지라도 그가 품고 있는 품성이 그러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은 '될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돌리소서, 그러나 나의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기도합니다. 그 기도와 닮은 꽃입니다.
이 세상은 무조건 자기만 피어나라고 합니다.
이른바 경쟁입니다. 그러다보니 자기뿐
아니라 남도 피어나지 못하고, 그러는 사이 우리는 더불어 삶을 잃어버렸습니다.
세상이 뒤숭숭합니다.
그 까닭은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서 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다 보니 이웃의 아픔이 보이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이웃의 아픔이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믿고 살아갑니다. 그저 자기만 잘되면 그만입니다. 이런 시대의 아픔들을 도외시하고도 구원의 확신을 이야기한다면 그야말로 도둑심보입니다.
남을 피어나게 하는 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신앙인이라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고백한다면, 자기를 피워내는
데 급급하지 말고 이웃을 피워내는 일에도 열심을 내야 할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사순절 기간동안 매일매일 업데이트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고난을 들꽃과 함께 묵상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