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1 - 서영남
다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자유롭게 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일입니다. 민들레국수집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자유롭게 활동을 합니다. 어떨 때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많이 오셔서 민들레국수집이 잔칫집처럼 야단법석을 떨 때도 있습니다. 어떨 때는 손님들은 많이 오시는데 자원봉사자분들이 오시지 않아서 쩔쩔 맬 때도 있습니다. 요즘이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는 손님들은 끝없이 몰려오고 설거지를 할 사람은 없어서 덕남 씨가 앞치마 입고 거들어주셨습니다. 또 그저께는 명현 씨가 설거지를 거들어주었습니다.
오늘은 민들레국수집에 도착했더니 문이 꼭 닫혀있습니다. 창고를 열고, 구관도 열어놓고, 민들레국수집 문도 열었습니다. 새벽에 대성 씨가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았습니다. 어제 삼계탕을 내었기에 기름기가 많이 묻어있었습니다. 깔끔하게 청소가 되었습니다. 밥도 밥솥마다 되어있고요. 가스밥솥에는 쌀이 앉혀져 있습니다. 국도 끓여놓았습니다. 제가 할 일이라곤 반찬냉장고에 반찬을 준비해 놓는 것뿐입니다. 반찬 준비를 해 놓고, 어제 가져온 상추를 한 상자 흐르는 물에 씻어서 상에 내어 놓았습니다.
오늘은 대성 씨와 둘이서 손님들을 대접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설거지를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혼자서 밥하고 반찬 만들고 설거지도 하고 손님 대접도 하면서 살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오시니까 저에게 설거지할 기회가 돌아오질 않았습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는 신영철 선생과 선호 씨와 석원 씨가 있고요. 요즘은 대식 씨도 센터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이 한 분 한 분 오시기 시작합니다. 아가다 자매님, 부평 자매님, 바울라 자매님, 아오스딩 형제님, 알로이시오 형제님, 보살 할머니.... 오늘은 어제 가져온 채소를 다듬고, 무를 다듬어서 깍두기를 담고 그랬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쌀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책도 세 상자나 왔습니다. 이제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 내어 놓았던 저의 책을 조금씩 회수해도 될 것 같습니다.
7월 16일(목)
베로니카 가게가 쉬는 날입니다. 베로니카와 함께 서울 구치소를 다녀왔습니다. 안드레아 면회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고마운 교도관의 도움으로 20분이나 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쌀을 보내주셨고요. 또 쌀과 구운 달걀도 보내주셨습니다. 연안부두 어시장에서 우리 교우 분들이 고등어자반 한 상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책을 보내주신 분, 옷을 커다란 상자로 한 상자 보내주신 분도 계십니다.
7월 17일(금)
제헌절입니다. 국민대표 61명에 끼여서 국회의사당에 가서 제헌절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계양구 새마을 사무국장님께서 삼계탕용 닭 삼백 마리를 보내주셨습니다.
7월 18일(토)
손님들이 참 많이 오셨습니다. 봉사자 분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천일식품에 다니시는 분, 동의난달 천사 자매님들, 양곡성당청년 레지오에서도 오셨습니다.
효임 골롬바 자매님께서 오늘도 육개장과 몸보신하기 좋은 뼈를 푹 곤 우거지 탕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수녀님께서 예쁜 화분과 책 그리고 아껴 모으신 후원금을 전해주셨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계란 스무 판, 믹서기, 쌀과 책 등등 많은 선물이 왔습니다.
민들레 집 식구인 태영 씨는 요양보호사 일을 합니다. 한 달 내내 일을 해도 오륙십 만원 법니다. 그 귀한 돈을 뚝 떼어서 십만 원이나 봉투에 담아 민들레 꿈 공부방에 보태라고 내어놓는 용기를 어디서 나올까요!
7월 19일(일)
아침에 민들레국수집에 왔습니다. 대성 씨가 두툼한 봉투를 전해줍니다. 어떤 분이 전해달라고 하면서 맡기고 가셨는데 아무리 이름을 알려달라고 부탁해도 괜찮다시며 그냥 가셨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책과 옷을 선물해주셨고요. 미국 교우 분들이 쌀을 모아서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음료수 다섯 상자와 옥수수 칩 한 상자도 선물해주셨습니다.
7월 20일(월)
오늘은 손님이 가장 많이 오는 날 중의 하루입니다. 선물 받은 삼계탕용 닭으로 삼계탕을 끓였습니다. 어쩜 그렇게 맛있게 드시는지요. 닭을 손질해서 끓여서 상에 낼 때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전 11시 30분에야 손님들께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월요일은 또 주안8동 성당의 레지오 자매님들이 오시는 날이어서 김치를 담그기로 했습니다. 열무 40단과 얼갈이배추 40단을 준비했습니다.
김치를 담그고 삼계탕 준비를 하느라 설거지하고 상을 정리할 봉사자가 없습니다. 대성 씨와 둘이서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고마운 자매님이 두 분이 쌀 20킬로를 힘겹게 들고 국수집을 들어섭니다. 두 분은 온 종일 설거지를 하시느라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은 대략 400 면이 넘는 손님이 오셨다가 가셨습니다.
오전에 국도 없이 식사를 하신 분들은 삼계탕을 드시기 위해서 한 바퀴 돌고 곧바로 또 국수집에 오셔서 푸짐하게 드시고 가셨습니다.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요!
고마운 분께서 택배로 쌀을 보내주셨습니다.
온종일 민들레국수집의 식탁이 손님들로 꽉 찼습니다.
손님들께 밥은 조금만 접시에 담으시고 삼계탕을 많이 드시게 하느라 고생했습니다. 밥을 조금만 푸시라고 하시면 왜 그리도 섭섭하게 여기는지요. 나중에는 접시에 밥을 많이 담으시면 삼계탕을 드리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아야 했습니다.
주안 8동 성당 레지오 자매님께서 새 전기밥솥을 하나 선물해주셨습니다. 밥이 얼마나 잘 되는지요. 고맙습니다.
부산 가톨릭 신학 대학교 세례자 요한 신학생이 먼 길을 찾아오셨습니다. 설거지 봉사도 하셨고요. 선물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다시다, 식용유, 식초, 설탕 등등.
첫댓글 우리 나라에 수사님같은 정신의 사람, 사랑의 사람이 더 많이 나온다면 참으로 아름답고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민들레 국수집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