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세계농업유산 하동녹차 갈아엎어

[상선약수]

쌍계사 세계농업유산 하동녹차 갈아엎어

하동 특산 녹차밭을 콩밭으로 만들어

쌍계사, 콩 심기 위해 최근 13년 차나무 뽑아 녹차밭 갈아엎어

군의 다른 밭 제안도 거절, 2022차엑스포 준비 '당혹'

세계중요농업유산 '하동 녹차' 앞세워 2022년 엑스포 추진중인 상황 속 논란

  세계중요농업유산인 경남 하동녹차의 중심지 쌍계사 소유의 녹차밭이 하루아침에 콩밭으로 변해버렸다. 하동의 쌍계사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하동군 화개면 일대 녹차밭을 갈아엎으면서 중장비까지 동원했는데 그 이유로 논란이 일고 있다.

​  쌍계사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화개면 정금마을 일대 사찰 소유의 녹차밭 3,000여 ㎡의 차나무를 굴착기로 뿌리째 갈아엎었다. 밭 소유주인 쌍계사의 결정이었는데 사찰 외부에 있는 이곳 녹차밭을 신도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사찰 음식을 만들 때 자급자족하고자 콩을 심기로 했다. 쌍계사가 소유한 이 녹차밭은 13년 동안 소작농 ㄱ 씨가 재배를 해 왔고, 최근 수확을 앞두고 있었다. ㄱ씨는 "어린 차나무를 이렇게 가꾸려면 1년에 풀만 베도 여러 차례 베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포클레인으로 차나무를 뽑아버리는 걸 보고 눈앞이 캄캄했다. 돈을 떠나서 너무하는 처사가 아닌가? 하지만 내 것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라고 하소연했다.

​  하동지역 차 생산 농가들도 쌍계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며, 오는 2022년 세계차엑스포 하동 개최를 바라는 지역사회에서는 혹여나 이번 사례가 유치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태종 하동차생산자협의회 회장은 "지역에 차밭을 넓히려고 하는데 쌍계사가 일방적으로 다른 농사를 짓겠다고 차밭을 갈아엎은 것으로 안다. 남아 있는 다른 곳은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계사 측은 차 대신 다른 작물을 얻으려고 차나무를 뽑아냈다는 태도다. 절에서 콩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사는 것보다 자급자족을 하고, 신도에게도 나누기 위해 차밭을 정리했다는 설명이며, 실제로 차나무를 뽑아낸 밭에 콩을 심었다.

     

▲ 하동 쌍계사가 지난 4일 굴착기를 동원해 차밭을 갈아엎고 있다. /독자

  하동의 전통 차(茶) 농업은 지난 2017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생산방식, 전통적인 농업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보전하기 위해서이며, 우리나라 차 산업으로서는 처음이다. 앞서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2013년 하동 차농업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해 보전하고 있다. 특히 하동은 우리나라 녹차 시배지(始培地·식물 따위를 처음으로 심어 가꾼 곳)로 알려져 있는데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일대가 그 중심지다. 작년 말 기준 하동 내 녹차밭은 721㏊로 한해 1,157t을 생산해 2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으며, 세계적인 커피브랜드에도 하동의 고급 녹차가루가 납품되고 있다.

​  하동군은 정금마을 일대에 제6호 국가중요농업유산이자 세계중요농업유산인 하동 전통차 농업의 중심지로 관광형 다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화개면을 중심으로 2022 하동세계차엑스포 개최를 준비 중인 하동군은 이번 쌍계사의 행동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군은 쌍계사가 차밭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미리 알고 지난 4월께 쌍계사 측에 콩을 심을 다른 밭을 제안했지만 쌍계사가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의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은 지난 16일 하동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거론됐다. 손종인 의원은 "하동의 차밭은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인데, 수십 년 된 차나무를 아무 죄의식 없이 그대로 뽑아서 죽게 내버려둔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고, 윤영현 의원은 "군과 쌍계사가 소통이 안 됐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본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남 하동군 섬진강 변 녹차밭.(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김영근 기자

  하동군은 녹차를 앞세워 오는 2022년 세계차엑스포 국제행사 승인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으며, 심지어 하동군은 녹차밭을 더 늘리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역 대표 사찰인 쌍계사가 녹차밭을 갈아 엎자 지역사회가 적잖게 당황한 눈치다. 이에 대해 쌍계사 정현호 종무소 사무장은 “사찰에서 다른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땅이 필요했고, 소유지 중 한 곳을 활용한 것일 뿐 일부러 차밭을 골라 엎은 것은 결코 아니다. 사찰 내 차나무도 잘 가꾸고 있다”며 “2022년 세계차엑스포 개최를 위해 쌍계사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역사회의 바람과 같다”고 해명했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조선일보(2020.06.18)>

[황진희]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까요
차농사 하시는 분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리 했을까요

[상선약수]

차농사가 힘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전통사찰인 쌍계사에서 콩농사를 지을려고 소작을 주었던 차밭을 갈아엎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