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홍성 테마맛집정보]귀족조개,황금조개,명품조개의 맛 새조개 샤브샤브 이야기
조개 중에서도 ‘명품’이 있다. 이른바 ‘귀족 조개’라고도 불리고, ‘황금조개’라고도 불린다. 일본 최고 미식가들은 이것을 한번에 먹는 게 너무 아까워 입 안에 넣었다 뺐다 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 그러나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는 이것을 하루에 수십 개씩 먹어치운다. 바로 ‘맛의 황홀경’이라 불리는 새조개다. 크기는 아이 주먹만하고 피조개와 모양이 비슷한데, 조개 속살이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새조개’라 이름 붙여졌다. 홍성 남당항 어민들은 12월부터 3월 말까지 천수만 연안으로 배를 타고 나가 참빗 모양의 틀이 붙은 형망으로 바닥을 긁어서 잡는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천수만에는 새조개가 없었다. 새조개는 연안 5~30m 깊이의 진흙 바닥에 사는데, 1984년 간척사업으로 천수만 북단에 모래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새조개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천수만 방조제 공사가 끝난 뒤 한 어부가 갯벌에서 우연히 잡았는데, 처음에는 새조개가 뭔지 몰라 다 버렸다. 그러다 특이하게 생긴 새조개가 일본에서는 최고 초밥재료로 쓰인다는 소문이 나면서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 귀한 조개를 먹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일부 미식가들에 의해 맛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새조개를 살짝 익혀 먹으니 희뿌연 속살이 씹히는 듯 마는 듯 부드럽게 넘어가며, 달큼한 뒷맛까지 느껴져 처음 맛본 이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후 해마다 12월이 되면 새조개를 맛보기 위해 남당항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었고, 요즘은 새조개가 없어서 못 팔정도가 되었다.
새조개는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샤부샤부로 먹는 게 좋다. 새조개 살을 다 건져 먹고 난 육수에 라면을 끓이면 색다른 맛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