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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18 03:30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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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유재일
공룡은 과거 약 1억700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한 가장 강력한 육상 동물이었어요. 공룡은 어떤 동물이고,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을까요. 지구를 호령하던 공룡이 어느 날 갑자기 왜 사라졌을까요. 또 최근에는 파충류로 알려진 공룡이 조류와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대요. 공룡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봐요.
공룡이란 무엇일까
공룡(Dinosaur)은 '무서운 도마뱀'이라는 뜻이에요. 공룡이라는 이름을 처음 붙인 사람은 1841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언이에요. 19세기 초 유럽 각지에서는 특이한 화석이 발견됐는데, 현존하는 파충류보다 몸집이 훨씬 거대했어요. 오언은 이 화석이 어떤 동물인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영국에서 발견된 세 공룡 메갈로사우루스·이구아노돈·힐라에오사우루스 화석을 현생 동물의 골격과 세밀하게 비교했어요.
그 결과 세 표본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어요. 모두 골반과 연결된 다리가 아래로 곧게 뻗었다는 거예요. 당시 도마뱀이나 악어 같은 파충류는 다리가 골반 옆에 붙어 있어서 어기적어기적 기어다녔거든요. 공룡은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꼬리가 있었고, 적과 싸우거나 먹이를 구할 때 쓰는 발톱도 있었어요. 현존하는 파충류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동물이었죠. 오언은 구조가 도마뱀과 비슷하지만 엄청 무섭게 생긴 이 동물을 세상에 발표했고 '공룡'이라 부르자고 제안했어요.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
공룡은 중생대(약 2억3000만년 전~6500만년 전)에 살다가 지구 위에서 자취를 감췄어요.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약 2억3000만년 전~약 1억8000만년 전), 쥐라기(약 1억8000만년 전~약 1억3500만년 전), 백악기(약 1억3500만년 전~약 6500만년 전)로 나뉘는데 공룡은 트라이아스기에 출현해 백악기 말까지 살았어요. 공룡은 백악기 말 일어난 운석 충돌로 멸종했다고 추정되고 있어요. 중생대는 '파충류의 시대' 또는 '공룡의 시대'라고도 해요. 뱀처럼 긴 공룡, 물고기 모양의 어룡, 새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익룡 외에도 악어·도마뱀·거북 등 다양한 파충류가 함께 살았거든요. 공룡은 드물게 보존된 피부 화석에서 두껍게 덮인 비늘이 발견됐고, 모두 알을 낳아 새끼를 깐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충류로 인정됐어요.
중생대에는 기온이 높고 기후변화가 크지 않아 나무와 풀이 우거졌어요. 기후와 환경이 몸집 큰 파충류가 살기에 알맞아 많은 종류의 공룡이 살았어요.
공룡의 전형적인 특징은 지금의 파충류와는 많이 달랐죠. 공룡학자들은 공룡이 어떤 동물인지를 3가지 큰 특징으로 정의했어요.
첫째, 중생대에 생존했던 파충류만을 공룡이라고 불러요. 파충류 무리 중에는 공룡과 닮아 보이는 종들이 많아요. 고생대 후기인 페름기(약 2억7000만년 전~약 2억3000만년 전)에 살았던 육상 파충류 디메트로돈도 그중 하나예요. 디메트로돈은 공룡을 닮았지만 포유류에 가까워요.
당시 포유류와 파충류는 눈 뒤쪽 구멍의 숫자와 위치에 따라 분류했어요. 디메트로돈은 파충류지만 포유류처럼 안구 뒤 살짝 아래쪽 양측에 1쌍의 구멍이 있었어요. 반면 공룡은 머리뼈를 분석한 결과, 악어처럼 안구 뒤에 2쌍의 구멍이 발달해 있어요. 그러니까 고생대에 산 디메트로돈 같은 파충류는 공룡이 아닌 거예요.
둘째, 공룡은 땅 위에 살았던 육상 파충류만을 가리켜요. 다리 대신 지느러미를 가지고 물속에 살았던 수장룡·어룡이나 하늘을 날았던 익룡은 공룡이 아니에요. 셋째, 공룡은 직립해서 걸을 수 있도록 골반 아래로 쭉 뻗은 곧은 다리를 가지고 있어요. 곧은 다리는 공룡이 다른 원시 파충류와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중생대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새는 공룡의 후예인가
공룡학자들은 오랜 기간 공룡을 파충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 공룡이 조류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공룡의 '족보' 논쟁이 뜨거워졌어요.
공룡과 조류의 연관성을 최초로 발표한 사람은 영국의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였어요. 그는 1861년 독일 졸펜호른 지역 화석층에서 발견된 작은 공룡 콤프소그나투스를 연구했어요. 그리고 시조새에서 깃털만 제거하면 골격이 이 공룡과 같다며 시조새가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 단계라고 주장했어요. 최초의 새로 알려진 시조새는 이빨과 긴 꼬리뼈에 앞발톱 3개가 있어, 두 다리로 걷는 수각류(두 발로 걷고 이빨과 발톱이 날카로운 육식 공룡) 공룡에 가까웠지만 새처럼 온몸이 깃털로 덮여 있었지요.
이후 공룡과 조류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어요. 공룡에서 조류의 특징인 차골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차골은 좌우 두 개의 쇄골이 융합해 생긴 V자형 뼈로 날개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해요. 시조새도 차골이 있었어요.
1970년 미국 예일대 존 오스트롬 교수가 드디어 공룡 화석에서 차골을 발견했어요. 시조새와 비슷한 형태의 데이노니쿠스 화석을 발견한 데 이어 육식 공룡 가운데 몸집이 작은 편인 오비랍토르 화석에서 차골을 발견한 거예요. 공룡과 새의 뼈 구조에서 공통점이 발견된 거죠.
조류가 공룡의 후예일지 모른다는 가설의 결정적 증거는 1996년 나왔어요. 중국의 한 농부가 찾은 시노사우롭테릭스 화석에서 조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깃털의 흔적이 발견됐거든요. 이 화석은 가는 실처럼 생긴 원시적인 깃털로 뒤덮여 있었어요.
이후 솜털이 난 새끼 공룡 화석, 화려한 깃털이 달린 공룡 화석 등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2014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7월 24일 자에는 '공룡은 탄생하던 무렵부터 깃털을 갖고 있었다'는 내용이 실렸어요. 지금까지 발견된 사실을 종합해보면 시조새는 공룡과 별개로 진화했고, 조류는 6500만년 전 공룡 대부분이 멸종했을 때 살아남은 파충류의 특징을 가진 '조류형 공룡'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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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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