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는 양쪽귀에 꽂은 이어폰 사이로 흘러나오는 미레유이 유키의 음악에 취해
흥얼거리며 현관문에 이르렀다.
진우는 초인종을 누르려다 전부터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살던 때가 생각이나
문고리를 가볍게 돌리자 자연스럽게 문이 열렸다.
"변함이 없군"
진우는 안으로 들어서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는 거실로 들어서며 큰소리로 외쳤다.
"엄마 저왔어요 진우가 왔다구요"
미숙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가 급하게 뛰쳐나왔다.
미숙은 진우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반가운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어머 저녁때나 되야 도착할줄 알았는데 빨리도 왔네"
진우는 미숙의 반가와 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진우는 이내 현관문을 잠그지 않은 것에 생각이 미치자 금새 표정을 바꿔 말했다
"현관문은 아직까지 잠그지 않음이예요? 위험하다구요 요즘 세상은.."
미숙은 별거 아니라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도둑질해갈만한 물건도 없는데 뭐 어때서 그러니.."
미숙은 갑자기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원망하듯 말했다.
"자주좀 들르고 그래라 엄마가 보고싶지도 않았니?"
진우는 집에서 가까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갈 실력이 충분이 있었으면서도
무슨 이유에선지 부산에 있는 대학을 고집해 결국 프로그램 특기생으로 부산에 있는
권위대에 들어 갔다 미숙은 진우가 주말을 이용해서 최소 한달에 한번은 집에 들릴것이라
생각했는데 한달에 한번은 커녕 한달에 한번 전화 통화하기도 힘들었다.
그것도 진우가 전화를 해오는 것이 아닌 집에서 전화를 걸어야만 통화를 할수 있었다.
미숙은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집에 들릴 것을 권유했지만 진우는 매번 바쁘다는 이유로
오지 않았고 대학 여름 방학을 맞아 5개월 만에 집을 처음 찾은 것이었다
진우는 미숙의 맘을 모르는 것은 아니였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투덜거렸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바빠서 어쩔수가 없다구요 돈벌며 학교다니는게 쉬운줄 아세요"
"그러게 누가 부산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라니?"
"어쩔수 없잖아요 프로그래머 특기자를 뽑는 대학이 거기밖에 없는데 어떻게요"
진우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돌렸다.
"근데 엄마 혼자 계신거예요? 집안이 썰렁하네요"
미숙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주연씨는 낚시하러 갔고, 유리는 친구들과 영화본다고 나갔다"
진우는 40이 넘은 엄마가 아버지를 호칭이 아닌 이름을 그대로 부르자 느끼한 표정을지었다.
"엄만 아직도 아버지한테 주현씨라고 이름을 부르는 거예요 그 나이에 부끄럽지도 않아요?"
"뭐가 어때서 그러니 주연씨는 좋다고만 하던데"
"쳇 부부사이 좋은거 티네는것도 좋지만 닭살돋는 남들 생각도 좀 해주시라구요"
미숙은 진우의 입에서 남이라는 말이 나오자 갑자기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먹거렸다
"나....남이라고 했니? 지금.. 엄마가 비록 배아파서 낳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래도.. 15년을 넘게 키웠는데 남이라고 하다니 엄마는 정말..
정말...슬프구나 흑흑~"
진우는 순간 미안한 생각이 들어 쇼파에 기대어 있던 몸을 일으켜 사과를 할려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다시 쇼파에 편하게 몸을 기대었다.
진우는 미숙이 갖고 나온 과일을 집어 입에넣고 우물거리며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쳇 안속는다구요 안속아... 속는것도 한두번이지 그리고 15년이 아니라 14년이라구요 14년"
미숙은 얼굴을 가렸던 손을 슬그머니 내리며 머쩍은듯 웃었다.
"호호 연기가 좀 부족했나? 확실히 대학물을 먹어서 그런지 쉽지가 않네
앞으론 좀더 신경 써야 겠는걸"
미숙은 웃음을 머금은채 말을 이었다.
"호칭이야 어떻게 부르든 남들이 무슨상관이니? 우리 부부만 좋으면 그만이지
18년 부부인생 우리만한 금술 갖고 사는 부부 있음 나와 보라고해"
진우는 배우자끼리 이름을 부르면 연애할 때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고
그로인해 부부 사이가 좋다는 미숙의 말에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그들이 이름을 주고받을 때 약간의 창피함이
있긴 했지만 사실 큰 불만은 없었기 때문에 담담히 웃으며 말을 돌렸다.
"후후 장해요 장해~ 그나저나 집안의 장남이 컴백홈 했는데 친구들 약속 따위나
물고기 낚는 일따위가 먼저라 이건가? 무지 섭섭하네요"
"모두들 네가 늦게 도착할줄 알고 나간거지 뭐 저녁시간 전에는 들어 온다고들 했으니
곧 들어들 올꺼다"
미숙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코를 킁킁거리다 부엌에서 끓이던 카레가 생각났는지
급하게 부엌으로 뛰쳐들어가며 말했다.
"어머 내정신신좀봐 카레가 다 타겠네"
진우는 미숙의 말에 숨을 크게 들여마셔 카레의 향기를 만끽한후 웃으며 말했다.
"좋은 냄새네요"
누구든 자치생활을 하게 되면 가장 그리워지는 것이 빨래문제와 음식문제 인데
진우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진우는 5개월만에 맡아보는 완벽한 카레에서 풍겨지는 향기에 침을 꿀꺽 삼켰다
미숙은 진우의 침넘기는 소리가 부엌까지 들리자 웃으며 말했다
"배고프니? 거의 다 됐는데 먼저 좀 먹을래?"
진우는 지금 당장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오랜간만에 가족 모두랑 함께 식사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컸기 때문에 거절했다.
"아뇨 됐어요 나중에 아버지랑 유리 들어오면 같이 먹지요 뭐 "
"그럴래? 6시전 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들어온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방에가서
좀 쉬고 있으려므나"
"넵"
진우는 대답을 하고는 짐가방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집을 떠나기 5개월 전과 변함없이 옷장과 싱글침대, 책상, 컴퓨터가 깨끗이
정돈된 상태로 놓여져 있었다
진우는 침대에 꼬꾸라지듯 엎어져 벼게에 코를 파묻고 사지를 쫙핀후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5개월 만인가? 좋구나 집이라는건"
진우는 온몸이 나른해져 옴을 느끼며 서서히 눈을 감았다.
중희는 기분이 좋은듯 연신 싱글벙글한 얼굴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진우야 저기좀 봐 저기 엄청나 엄청나니깐 저기도 저기도 또 저기도
완전 꽃밭이야 꽃이 천지라구 "
중희는 진우의 옷깃을 가볍게 잡아 당기며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말을 이었다.
"와~ 저기좀 보라니깐 저기 저기 유키야 유키 미레이유 유키 시청률 50% 기록세운
T.V 드라마 있잖아요에 나왔던 교포 2세 탈렌트 유키라니깐"
진우는 고개를 돌려 유키를 잠깐 쳐다보고는 관심 없다는듯 말했다
"예능 위주의 학교라 예쁜 여자들이 많은건 당연하잖아
특히 우리학교는 방송계 쪽에선 알아주는 명문이라구 이름좀 알려졌다
싶은 연예인 대부분이 우리학교 출신이고 다니고 싶어 한다잖아"
중희는 진우를 빤히 쳐다보며 감탄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흠.. 그런 사전 조사까지 대단하다 대단해 역시 고수라니깐"
"고수라니? 너와 같은 레벨로 취급하면 곤란해.. 자기가 다닐학교덴 이정돈 기본이라구
모르고 있는 네가 이상한거야"
중희는 진우의 말에 여전히 감탄한 듯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서울에 있는 학교에 얼마든지 들어갈 성적이 됐으면서도 집에서도 먼 최고대학을
특기생으로 들어와 왜 고생을 사서할까? 내내 이상하다고 생각 했는데 그런 기본적인
이유가 깔려 있었군 역시 고수라니깐"
진우는 중희가 여전히 자신과 같은 레벨로 취급하자 더 이상 변명하기도 귀찮았는지
포기한 듯 인상을쓰며 말했다
"쳇~ 마음대로 생각해라 마음대로.."
중희는 또다시 발동이 걸렸는지 팔굼치로 진우의 옆구리를 툭툭치며 고개짓으로
앞쪽을 가리키며 멍하니 있다 입을 열었다.
"저.. 저기좀봐 저기 와~ 저렇게 예쁠수가.. 진짜 너무하네 저렇게 예뻐도 되는거냐? 엉?"
중희는 뭔가를 생각하려는 듯 손으로 턱을 쓸다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지 인상을 쓰며
말을 이었다.
"아직 데뷔전인가? t.v에선 본적 없는 것 같은데"
중희는 그녀가 평민이라 보기엔 너무도 예쁜 외모였는지라 분명 연예인일것이라
단정 지어버렸다. 진우는 중희가 평소보다 과장된 놀람과 감탄을 자아내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중희가 가르키는 곳을 바라봤다.
163CM정도의 키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쌍커플진 커다란눈에 화장기 없는
하얀 얼굴 피부색과는 대조적으로 검정색의 반코트를 입고있었는데
그녀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옷이라 생각될 정도로 잘 어울렸다.
주위의 남자들도 하나둘 그녀를 발견했는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퍼져나갔다. 그녀는 화사한 웃음을 머금고 누군가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이런 시선들에는 익숙한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진우는 그녀의 아리따운 외모에 여전히 눈길을 주며 눈한번 깜빡 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다 입을열었다.
"저기는 분명 미대 설명회 하는곳이였는데 미대생일까?"
그녀는 진우의 강렬한 눈빛을 마침내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진우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매력적으로 진우에게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내 양손을 뻗어 진우의 목을 감싸안고는 부드라운 입술을 진우의 입술에
가볍게 포개었다. 진우는 그녀의 대범한 행동에 순간 당황했지만 이게 웬 떡이냐 싶어
그녀의 허리에 손을 뻗어 강하게 끌어안고 아랫 입술을 강하게 빨아 당겼다.
그녀는 갑자기 좀전의 나긋나긋한 태도는 사라지고 반대로 차가운 얼굴을 표정을짓더니
양손에 힘을 주어 진우를 떠밀치고는 오른손을 들어 힘있게 진우의 뺨을 때렸다.
진우는 쫙~ 소리가 귀에서 은은히 들려오고 볼이 얼얼해짐을 느끼고는 원망하듯
얼굴을 잔뜩 찌프리며 눈을 천천히 떴다.
진우는 따귀의 충격으로 정신이 몽롱함을 느끼고 천천히 눈을 뜨자 흐릿한 정신속에서
동생인 유리가 분한 듯 커다란 눈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어...엄마 엄마 오..오빠..... 오빠가 으앙~"
유리는 너무나 분한 나머지 하려던 말도 끝맺지 못하고 울먹이며 방을 뛰쳐나갔다.
진우는 그제야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좀전의 일들이 꿈이였다는걸
깨달은듯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역시 꿈이였군 하긴 나한테 그런복이 있을 리가 없지... 쩝... 신입생 설명회때.. 인가"
진우는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모서리에 걸터앉아 왼손으로는 벌겋게 부어있는 뺨을
비비며 인상을 찌푸렸다.
"맵다 매워"
진우는 이내 회상하듯 자신의 오른손으로 입술을 더듬듯 만지며 촉촉한 느낌이
아직 살아있었는지 살며시 웃었다.
"나쁘진 않은 꿈인데, 꼭 진짜 같은 느낌이였어"
진우가 입맛을 다시며 좀전의 일들을 회상하고 있을때 거실에서는 유리의 울먹임과
주현의 고함 소리가 뒤섞여 시끌벅적 들려오더니 갑자기 방문이 힘차게 열리며 주현이
뛰쳐 들어왔다. 주현의 뒤를 바짝 따라 유리도 씩씩 되며 들어왔다.
유리는 방에들어서기가 무섭게 진우가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술과 뺨을 만지며
실실거리고 있는 모습에 손가락으로 진우를 가리키고 억울하고 분한듯 더욱 크게
울먹거리며 다시 방을 뛰쳐나갔다.
아버지인 주현은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충 상황을 파악한 듯 크게 노하며 진우의
목에 헤드락을 걸고 호통쳤다.
"네놈이 감히 공주보다도 더욱 귀하디 귀하게 키운 나의 딸에게 손을....손을..
아.. 아니 이..입술을 댔단말이냐?"
진우는 좀전의 상황에서 대충 짐작을 하고 있던터라 아버지인 주현을 타일렀다.
"아버지 진정해요 진정 우린 5개월만에 만나거라구요 5개월 5개월만의 부자 상봉치고는
너무 과격하다는 생각 안드세요?"
진우는 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꿈에 대한 내용을 대충 설명해주고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유리는 진우의 설명에도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진우와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유리는 젓가락으로 밥을 몇 번 끄적거리다 "잘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는
방으로 쌩하니 남기고 들어가 버렸다.
진우는 유리의 차가운 행동에 씁쓸했지만 오랜만에 먹는 카레의 맛에 흠뻑 빠져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진우는 마지막 까지 남아 추가로 밥을 두공기나 더 먹고서야 만족했는지 꺼억 소리를
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걸어나와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 곁에 앉았다
진우와 주현은 미뤘던 5개월간 쌓인 얘기를 서로 주고 받으며 껄걸 거렸다.
미숙도 설거지를 마치고 거실로 나와 진우에게 집안에 있었던 사소한 일 하나하나를
얘기해주며 웃어됐다.
미숙은 얘기를 하다말고 유리의 존재에 대해 깨달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의 방을
두어번 노크 하고 대답소리도 기다리지 않고 들어 갔다.
얼마쯤 지나 미숙은 포기한 듯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한숨을 내쉬고는 방에서 나왔다
"단단히 삐졌나봐 오랜만에 만났는데 같이 얘기좀 나누며 좋을텐데"
이들은 특별한 주제없이 한참동안 수다를 떨었다.
진우는 주로 학교생활과 아르바이트에 관한 얘기를 했고 미숙은 가전제품을 샀는데
바가지를 썼다느니한 사소한 얘기들과 동네사람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느니하는
전형적인 아줌마들 수다를 떨었다.
주현은 얼마전에 낚시가서 잡은 커다란 고기에관한 자랑을 했다.
진우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잡담을 나누다 더운 날씨탓에 몸에서 피어 오른 땀에 의해
찝찝한 기분을 느끼고 목욕을 하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청덥네요. 목욕이라도 해야지 못참겠어요"
주현은 진우의 말에 방긋 웃으며 말했다.
"어디 오랜만에 아들놈과 목욕이나 같이 해볼까?"
진우는 짖궂게 웃으며 미숙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괜찮겠어요? 엄마하고 같이 안하셔도?"
주현은 진우의 농담에 얼굴을 붉히며 미숙을 향해 쑥스러게 미소지었다.
"괜찮지 미숙씨?"
미숙은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한 듯 더듬거렸다.
"괘.. 괜찮기 뭐가 괜찮아요"
진우는 이들의 행동에 피식 웃고는 주현의 유혹을 뿌리치고 혼자 목욕탕에 들어갔다.
진우는 콧노래를 부르며 몸에 비누칠을 하고는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차가운 물로 간단히
씻어낸후 목욕탕에서 나왔다
진우는 20여분에 걸쳐 샤워를 끝내고 목욕탕에서 나오자 주현과 미숙은 거실에서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고 유리가 언제 나왔는지 쇼파에 앉아 T.V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진우는 평상시와 같이 아무일 없다는 듯 담담히 물었다.
"아버지하고 어머닌 방에 들어가셨니?"
"....."
진우는 유리가 분명 자신의 말을 들었을텐데도 무시하듯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그제야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걸 확연히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진우는 이번에도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능청스럽게 쇼파에 걸터 앉으며
말을 걸었다.
"너 이 드라마 좋아하니? 하긴 부산에서도 이 드라마가 꽤 인기 있는 것 같긴
하던데 난 여주인공이 맘에 안들어서 영..."
"누가 상대를 해준다나 치"
유리는 진우가 집요하게 말을 걸어오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귀찮다는 듯 리모콘으로
T.V를 끄고는 차갑게 말을하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진우는 횡하니 방으로 사라진 유리의 뒷 모습을 어의 없다는 듯 멍하니 쳐다보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의 방앞으로 다가가 노크를 하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유리야 오빠 들어간다"
"......"
진우는 노크와 외침을 몇 번더 반복해 봤지만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응답이 없자
살며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놀라는척 했다.
"오 난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인 죽은줄 알고 깜짝 놀랐네.. 다행히 죽지는 않았나보군"
유리는 진우의 농담에도 여전히 무시한채 책상에 앉아 책장을 건성으로 넘기고 있었다.
진우가 들어오든 말든 본체만체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진우는 자신의 농담에도 유리가 대꾸도 하지 않을뿐더러 쳐다 보지도 않자 한숨을 쉬며
변명하듯 말했다.
"휴~ 아직도 화가 안풀린거니?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고의가 아니였다니깐 그리고 오빠를
깨우지 않고 얼굴에 낙서를 하려고 한 네 잘못도 있잖니?이제 그만 화 풀어라 응? 응?"
유리는 진우가 입맞추게 된 책임을 자기탓으로 돌리려 하자 억울한 나머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 그건 오빠가 히죽 거리며 웃긴 얼굴을 하고 자니깐 장난치고 싶었던 것 뿐이라구"
진우는 유리가 자신의 도발에 드디어 입을 열어 대꾸를 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짐짓 화난듯 언성을 높여 말했다.
"오빠 얼굴이 장난감이니? 동네 담벽락이야? 어떻게 낙서할 생각을 하니?
네가 바로 깨웠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꺼 아니야? 안그래?"
유리는 진우가 사과는 하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며 따져오자 눈썹을 상큼하게 치켜 세우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래서 오빠가 이....입 맞춘게 전부 내잘못이란거야? 내탓이라는거야? 지금"
유리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얼굴이 붉어졌다.
진우도 입을 맞쳤다는 말에 촉촉했던 감촉이 떠올라 얼굴 색이 조금 붉어졌다.
"누가 전부 네탓이랬니? 난 다만 네 잘못도 조금은 있다는거지..그리고...
그건 내 첫키스였다고 따지고 보면 나도 피해자란말야"
유리는 진우가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자 너무나 분했던지 입술을 부르르 떨며 화를 냈다.
"피.. 피해자라니 나랑해서 지금 기분 나쁘다는거야? 나... 나도 첫키스였는데..
그런 분위기 없는.. 어떨결에 그렇게..그렇게한... 황당한 첫키스가 어딨어?"
유리는 말을 끝맺기도 전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진우는 유리가 갑작스럽게 울먹이자 미안한 맘이 들어 양손을 절래절래 흔들며 자신의
입을 몇 대 쥐어박고는 급하게 사과했다.
"취소 취소 피해자라는 말은 취소할게 하지만 어짜피 이렇게 된거 너도 첫키스고 나도
첫키스였으니 우리 쌤쌤이한셈 치자 하하하 맞아 그러면 되겠네 안그래? 하하하"
진우는 변명이랍시고 말을 하면서도 자신조차 말도 안되는 소리라 생각했던지 말을하며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유리는 진우의 쌤쌤이라는 얘기에 더욱 화가 났던지 울음을 멈추고는 날카롭게 째려봤다.
유리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손에 잡히는 물건을 닥치는 데로 집어 던져 진우를 내쫓았다.
"나가~ 뭐가 쌤쌤이라는거야? 쌤쌤은.. 여자랑 남자랑 같아? 같을수가 있냐구?"
진우는 유리가 던지던 물건에 하나라도 덜 맞기 위해 이리저리 피하며 강제로 쫓겼났다.
진우는 유리의 태도에 못내 섭섭했던지 투덜거렸다.
"쳇 기지배 5개월만에 만났는데 감격적인 재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오빠 대우는 해줘야
할거 아니야?"
진우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짐 가방에든 책들을 꺼내 책꽃이에 꽃으며 짐들을 정리를 했다.
#2
"오빠 특별히 보고싶은 영화 있어?"
"오빠는 영화보다 애니메이션쪽이 좋은데 애니 보면 안될까?"
"애니?"
진우는 유리의 긍정적인 반응에 기분좋게 웃으며 말했다.
"응 헝그리무사라는 애니가 있는데 인터넷에서 지금 난리도 아니야 끝내준다는데"
"헝그리무사? 안돼 절대 안돼 오늘은 내가 보고 싶은거 봐야돼 나 보고 싶은거 있단 말야
돈도 내가 내잖아?"
진우는 혹시나 한 기대가 꺾이자 유리의 고집을 잘 알고 있던터라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보고싶은 영화가 있냐고 물어보지나 말것이지"
유리는 진우의 투덜 거림에 날카롭게 째려보며 말했다.
"뭐라구?"
진우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딴청을 피었다.
"뭐? 내가 뭐라고 했니?"
유리는 진우의 능청에 피식 웃으며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유리는 길 건너편 극장에 내걸린 간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볼 영화가 저거야 저거"
진우는 유리가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을 따라 고개를 돌려 영화제목을 확인했다.
"피카피카?"
진우는 어디선가 언뜻 들어본 제목이었는지라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진우는 마침내 생각이 났는지 손가락을 튕겨 딱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 혹시 포켓몬하고 관련된 영화 아니냐?
유리는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놀란 듯 말했다.
"와~ 어떻게 알았어? 역시 애니광이라니깐 광 포켓몬을 실사로 만든 영화야 저거
그 전부터 정말 보고 싶었는데 혼자 오기도 이상하고 친구들이랑 오자니 놀림감이 될 것
같아서 오빠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다구 빨리 들어가자 빨리 나 엄청 기대되는거 있지?"
극장 주변은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10살 미만의 꼬맹이들과 보호자로 나선
아줌마들 뿐이었다. 20대로 보이는 아니 아줌마를 빼고는 10살 이상되어 보이는 사람은
눈씻고 찾아봐도 진우와 유진뿐이었다.
이런 주변 환경에도 유리는 전혀 상관 없다는듯 차례가 되자 매표소에 돈을내고 표를 샀다.
유리가 표를 끊자 설마하던 주위는 이내 술렁거렸고 매표소 안의 아가씨도 키득거리며
비웃는 듯 했다. 진우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기가죽은 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유.. 유리야 이.. 이런 영화를 꼭 봐야 겠니?"
유리는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여기까지와서 무슨 소리야 2:30분에 시작하니깐 시간이 많이 남는데 안에 들어가서
기다릴까?"
진우는 캄캄한 극장안 상영관 이라면 몰라도 환한 대기실에서 1시간 이상을 꼬마들의
자신들과 정신연령 동급이라는 눈초리를 받아낼 자신이 없었다.
"아니 배고프니깐 뭐라도 먹으면서 기다리는게 좋겠다"
"또먹어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난 성장기라서 영양보충을 수시로 해줘야 한다구"
"웬 성장기?"
유리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긴 정신이 좀 덜 자라긴 했지"
진우는 유리의 놀리는 말에 머리를 쥐어 박는척을 하며 손을 들어올렸다.
"이게"
유리는 미끄러지듯 옆으로 살짝 피하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혀를 불쑥 내밀었다
"메롱"
진우는 어린 아이처럼 혀를 내밀며 깜찍하게 웃음짓는 유리를 보자 화가 나기는 커녕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에 피식 웃었다.
진우와 유리는 극장에서 가까운 패스트푸드 점을 찾아 들어갔다.
진우는 불고기햄버거와 콜라를 2개씩 주문하고 접시에 담아 유리가
맡아 놓은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유리는 햄버거가 두 개인걸 보고 이상하다는듯 물었다.
"어? 난 별로 배 안고픈데 왜 두 개나 샀어?"
진우는 햄버거를싼 종이를 벗겨내어 입에 덥썩 물고는 우물 거리며 말했다
"걱정마셔 두 개다 내가 먹을꺼니깐"
유리는 햄버거를 입안에 가득넣고 우물거리는 진우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말했다.
"오빠 그러다 돼지된다 돼지 난 돼지는 딱 질색인데"
"너한테 잘 보여서 뭐하냐?"
"흥 이래뵈도 내가 학교에서 인기가 얼마나 좋은데 오빤 모를껄
하루에도 러브레터가 신발장 한가득이라고"
진우는 종이컵에 달린 빨대로 콜라를 빨아 먹는게 답답했는지 뚜껑을 열어
컵체로 콜라를 들이켰다. 진우는 콜라를 따라 입안으로 들어온 얼음 조각을
와작 와작 씹으며 말했다.
"그런것도 다 한순간이라고 아 저애 괜찮은데 애인도 없는 것 같으니 혹시 모르잖아
운 좋으면.. 뭐 다들 이런 생각을 갖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한번씩 찔러보는 것
뿐이겠지 그 애들한텐 네 본모습이 아니라 얼굴좀 이쁘고 반반하다 싶으면 누구라도
상관없는거라구 중요한건 마음인데 말야 넌 외모만 보고 따라다니는 그런애들이 좋냐?"
유리는 진우의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이마를 찌푸리며 날카롭게 째려봤다.
"그애들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어 그렇다고 꼭 그렇게 까지 말할 건
없잖아? 정말 못됐어"
유리는 못내 성이 안풀렸는지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우는 유리가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자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며 물었다
"왜? 어디갈려고?"
"화.장.실"
유리는 주변 사람이 다 들릴 정도로 큰소리를 내어 말하고는 화장실로 획하니
들어가 버렸다. 진우는 주변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애써 담담한척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려다 보며 중얼 걸렸다.
"이지지배가"
진우와 유리는 상영 시간을 기다리며 많은 얘기를 나눠다.
주로 유리가 말하고 진우는 고개를 끄덕여 맞장구를 쳐주는 쪽이었다.
학교가 어땠느니 수학선생 머리가 알고보니 대머리였다느니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다 넘어졌다느니 이번 시험에서 3번답을 4번으로 고쳤다가 틀렸다는둥 하는
여고생들이 모이면 늘상 주제가 되어 버리는 그런 수다들이었다.
진우는 어려서부터 유리의 수다를 늘상 들어왔기 때문에 유리의 쉴틈없는 재잘거림에도
전혀 귀찮다거나 싫지 않은 내색없이 담담히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어느덧 영화 시작할 시간이 다가오자 진우는 시계를 힐끔 쳐다보고는 컵에 담겨 있는 얼음조각을 입에 모두 털어넣어 와작와작 씹으며 말했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 영화 시작하겠다"
유리는 물만난 물고기처럼 또 다른 수다의 주제를 찾아 종알되려다 진우의 말에 자신의
손목시계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
진우가 자리에서 막 반쯤 일어섰을 때 누군가 진우의 등뒤로 다가와 얼굴을 확인하듯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쳐다보고는 반가운 듯 말했다.
"와 역시 진우가 맞구나 이런데서 다 만나네"
진우는 누군가 뒤에서 갑자기 고개를 내밀자 깜짝 놀라며 황당 했지만 고개를 내민 상대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선배에다 아르바이트로도 몇 번 만나 친하게 지내던 인물이었는지라
반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태우선배? 선배가 여긴 웬일이예요?"
"웬일은 방학이고 하니 집에 잠깐 내려온거지 아.. 그러고 보니 너도 집이 서울이였지?
이런데서 다 만나다니 왠지 기분도 새롭고 더욱 반가운데"
"그러게요"
태우는 유리를 힐끗 쳐다보고는 새끼손가락을 치켜들고 궁금한듯 물었다
"애인?"
진우는 고개를 돌려 유리를 잠깐 쳐다보고는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동생이예요 동생"
유리는 진우가 자신를 가리키자 자리에서 일어나 방긋 웃으며 인사했다
"유리라고 합니다"
태우는 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면에서 자세히 볼수가 있었다.
163cm가 조금 넘어보이는 키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 커다란 눈망울에
오똑한코 화장을 하지 않은 하얀 피부에 곧게 뻗은 눈썹과 새빨갛고 도톰한 입술
태우는 실례라는걸 알면서도 유리의 얼굴에서 눈을 때지못하고 빤히 쳐다봤다
진우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유리를 쳐다보는 태우를 보며 옆구리를 쿡쿡
찔러 정신을 차리게 했다.
"형 뭐해요? 사람 무안하게시리 빤히 쳐다보고 자꾸 그러면 유리는
자신이 이쁜줄 착각 한다구요 안그래도 공주병 증세가 심한앤데"
태우는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뜻모를 말을 내뱉었다.
"애인 사이가 아니였다니 정말 다행이다 다행 하하.... "
태우는 갑작스럽게 얼굴 표정을 고치며 목소리를 깔아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권위대학 95학번 부산의 명물 김태우라고 합니다
오빠인 진우군과는 떨어질래야 떨어질수 없는 사이로 같은과 선배이기도 하고
프로그래머로써는 경쟁 상대이기도 하지만 저희 동아리 스카웃대상 넘버원인
진우군과 스카웃터로 활동중인 전 정말로 막연할 수밖에 없는 사이죠
왠지 유리씨를 보고 있잖니 앞으로는 더욱 막연한 사이로 발전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하하하"
진우는 태우의 황당한 소개에 어색하게 웃으며 궁금한 듯 물었다.
"혼자 오신거예요? "
태우는 그제서야 동행이 있다는걸 생각하고는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아차.. 유리씨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깜빡 잊고 있었네 잠깐만"
태우는 잠시 사라지더니 수수한 청바지 차림의 여자와 함께 나타났다.
진우는 선배를 골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선배 애인이 있으면서 유리에게 추파를 던지다니 너무하잖아요"
태우가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청바지차림의 그녀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아..아니에요 태우 선배와 전 그런 사이 아니에요 그냥 우연히 길에서
만난 것 뿐이예요 그렇죠 선배?"
태우는 펄쩍뛰며 변명하는 그녀의 말에 풀이 죽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우... 그렇게까지 강하게 부정하다니"
진우는 그녀가 태우에게 선배라는 호칭을 쓰자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선배?"
"아 유진이도 최고대학 다니고 있거든 너와 같은 99학번 미대에서 서양학을
전공하고 있고 게임동아리에서 케릭터 디자인을 하고 있지
어때? 유진을 보고 있으니 너도 게임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유진은 태우가 농담을 하자 날카롭게 외치며 저지시켰다.
"오빠"
유진은 곧이어 고개를 숙여 상냥하게 인사했다.
"김유진이라고 합니다"
진우는 유진이 어디선가 본듯한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언뜻 누구라는게 떠오르지 않자
기억해 내려는 듯 커다란 눈을 굴렸다.
진우는 한참을 생각해도 기억해 내기 어려웠던지 인상을 찡그리며 포기한듯 입맛을 다셨다.
진우는 태우가 자신의 소개를 해주길 바랬지만 관심없다는 듯 오직 유리만을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자 입을 열어 자신의 소개를 했다.
"전 최진우이라고 하고...전산과.. "
유진은 진우가 자기소개를 하려고 하자 담담히 웃으며 말허리를 끊었다.
"이미 알고 있어요"
진우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알고 있다니 어떻게?"
유진은 손가락으로 태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귀가 닳도록 듣고 있어요 진우씨에 대해서"
"아 그래요? 왠지 험담만 하지 않았을까 걱정되는군요"
"호호 설마요 평소에 험담당하실 일을 많이하고 다니나 보죠?"
태우는 뭔가 생각해낸 듯 담담히 웃으며 진우와 유진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근데 말야 좀전에 내가 널 발견하고 유진에게 동석하자고 하니깐 유리씨와 네가
애인사이인 것 같다면서 괜히 방해하지 말고 그냥 모르는척 하자는거 있지
그래서 내가 말했지 애인 사이는 무슨 진우에게 저런 미인과 함께할수 있는건
혈육이 아니곤 불가능하다고 그래서 내기를 했는데 물론 내가 이겼지
근데 이상하게도 유진이는 내기에 졌으면서도 뭐가 좋은지 계속 실실대는거 있지
진사람이 이긴사람보다 더 기분좋은 표정을 짓다니..이게 어떻게 된일이지?
난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깐"
유리는 진우가 얼굴까지 붉히고 싱글벙글 유진과 대화를 나누는게 내내
못마땅했던 차에 태우의 말에 날카롭게 대꾸했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니 태우 오빠가 진거예요"
유리는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고개를 돌려 진우에게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영화 안볼꺼야? 안볼꺼면 이대로 헤어지고"
진우는 그제야 생각 난 듯 아차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아 죄송해요 영화표를 이미 예매를 해놔서.. 선배 다음에 봐요"
태우는 유리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던지 입맛을 다시며 작별인사를 했다.
"시간나면 연락해 소주 한두병쯤 사줄 재력과 세상을 바꿀만한 시간은 넘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