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털은 파리나 모기만큼이나 성가시고 보기 싫은 존재다.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점검해야 코털로 추한 꼴 보이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어쩌다 방심하고 그냥 나갔다가는, 사람들이 죄다 내 콧구멍만 쳐다보고 있는 경우가 생긴다. 아마 그들은 속으로 '저걸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하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친구 이거 괜찮게 봤는데 이제보니 지저분한 놈이구만'하고 오만 정을 떼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이미지 관리에는 하등 좋을 것이 없다. 머리에 왁스를 바르고 빗질을 하며 관리하는 것만큼, 코털 역시잘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코털 정리를 하려면 난감하다. 이게 정리하는게 생각처럼 간단치가 않다. 가위로 하나하나 잘라내자니, 마치 마늘껍질을 하나하나 까는 것만큼이나 성가시고 귀찮기가 그지없다. 그렇다고 면도기로 밀자니 속에 있는 털이 제대로 깎이지를 않는다. 속으로 대충 밀어넣으면 조금 뒤 두더지잡기처럼 금세 다시 튀어나오는 코털과 해후하게 마련이다. 병원에서 왁싱을 하는 것도 할 짓이 못 된다. 코털은 공기 중의 먼지나 세균 등 불순물이 호흡기 안으로 들어가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 몸에 필요하다. 모기와 파리가 지구의 어딘가에서는 쓸모가 있는 것처럼.
그래서 많은 사람은 홧김에 '확' 뽑아버리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금물이다. 하일성 해설위원처럼 복이 달아날까봐 귀털을 안 뽑는, 그런 이유가 아니다. 코털을 뽑는 것은 우리의 건강, 심지어는 생명과도 직결되는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한 의사는 "코 속에는 손보다 더 많은 세균이 있다. 코털은 피부에 깊숙이 박혀 있으며 모공도 크다. 코털을 습관적으로 뽑을 경우 모공에 생긴 상처가 덧나 그 안으로 세균이 들어가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염증은 마치 콧속이 모기에 물린 것마냥 퉁퉁 붓게 만든다. 또 염증이 뇌로 전달되면 뇌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코털 하나에 골로 가는 아롱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